미혼여성에겐 "최고의 커플"남자에겐 "최악의 커플"


남녀가 세상을 보는 시각이 사사건건 다르다지만 참 이번처럼 다른 경우도 드문 것 같다.

미혼 남녀 504명(남녀 각 252명씩)에게 '최고의 커플'과 '결혼 생각이 가시게 만드는 커플'을 꼽아 달라고 했더니, 여자는 "연예인 커플이 최고, 우리 엄마-아빠 같은 결혼은 최악"이라고 대답한 경우가 가장 많은 반면, 남자는 정반대로 "연예인 커플이 최악이고, 우리 엄마-아빠 같은 결혼이 최고"라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우선 여자들의 대답을 보자. ‘모델로 삼고 싶은 부부상’으로 30.6%가 연예인 커플을 꼽았으며, 이어 부모(21.8%) 형제 부부(17.5%) 직장동료 부부(17.0%)의 순서였다. 연예인 커플처럼 살고 싶다는 강한 소망을 가진 미혼 여성이 가장 많다는 결과였다.

반면 남자들은 부모(31.0%), 결혼한 친구 부부(26.6%), 결혼한 형제의 부부(22.2%), 연예인 부부(13.5%)를 꼽아, 부모의 결혼을 가장 이상적인 모델로 여기고 있었고, 연예인 부부 같은 결혼 형태를 최악으로 꼽았다.  

여자들 "엄마-아빠 보면 결혼 생각 달아나" 

‘결혼할 생각을 싹 달아나게 하는 최악의 부부상’을 꼽아 달라는 설문에서도 남녀는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달렸다. 여자들은 '엄마-아빠가 사는 모습을 보면 결혼할 생각이 달아난다'고 대답한 경우가 27.4%로 가장 많았다. 엄마-아빠처럼 살려면 결혼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강하다는 결과였다.
 
반면 남자들은 결혼 생각을 가시게 만드는 커플로 ‘연예인 커플’(27.0%)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런 결과들에 대해 비에나래의 구민교 책임컨설턴트는 “결혼 생활의 내용을 미혼자들이 속속들이 들여다 볼 수 있는 것은 가까이서 보는 부모, 그리고 언론 보도를 통해 접하는 연예인 커플인데, 이에 대해 남녀가 완전히 다른 반응을 보였다”며 “여자는 화려한 모습 때문에 연예인 커플을 최고로 치면서 집안에서 가부장적인 측면을 보고 엄마-아빠의 결혼을 최악의 커플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네요.

그는 또한 남자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남자들이 연예인 커플을 최악으로 치는 것은 잦은 이혼 등을 보기 때문인 것 같다”고 해석했다.


결혼에 대한 남자의 로망과 여자의 환상, 어느 쪽이 맞는 것일까

결론적으로 여성들은 연예인 커플처럼 세상이 주목하는, 환상적이고 화려한 결혼을 꿈꾸기 때문에 연예인 커플 같은 결혼을 선호하는 한편, 남편이 아내를 지배하는 엄마-아빠 커플 같은 가부장적 결혼 생활을 두려워한다는 결론이다.

반대로 남성은 안정적이면서 남자가 발언권을 쥐는 가정을 원하기 때문에 연예인 커플을 최악으로 보면서, 아버지-어머니 커플을 이상적 결혼 형태로 본다는 해석이 가능할 것 같다.

화려한 결혼에 대한 환상을 가지면서도 엄마처럼 살까봐 걱정하는 여자들,

반대로 "영원히 잘 살겠다"고 대외적으로 선언한 뒤 어제 그랬냐는 듯 이혼을 밥 먹듯이 하는 연예인 커플에 대해 혐오감을 가지며, 전통적인 '옛날 부부' 같은 결혼을 꿈꾸는 보수적인 남자들,

이 둘 중 어느 쪽이 결혼이라는 현실을 제대로 보고 있는 걸까요? 


<책 읽는 북손탐의 재밌는 동영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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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개인적으로 스타를 안다면, 그 스타는 당신 멸시할 것"

사랑만 받고 살아온 연예인-스타들의 야박한 행동에 놀라지 말아야

데이빗 베컴이 미국 메이저리그 축구 경기 중 상대방 목을 조르고, 서리나 윌리엄스가 US오픈 테니스대회에서 심판 목구녕으로 공을 집어넣겠다는 폭언을 쏟아내 물의를 빚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반응이 "아니, 뭐 하나 모자랄 것 없는 세계적 스타들이 왜?"라는 것이다. 평소 이들이 보여 줬던 품위높은 행동, 스포츠맨쉽을 돌이켜 본다면 놀랄 만도 하다. 

그러나 사실 따지고 보면 스포츠 스타들의 이런 망발은 하루 이틀 된 게 아니다. 그래서 미국에는 "당신이 열광하는 프로 스포츠 선수들을 너무 좋아하지 말라. 그가 당신을 개인적으로 안다면 당신은 그로부터 멸시를 당할 테니까"라는 말도 있다. 

인기 스타들이 가끔 보여 주는 망발에 대한 대중들의 경악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대중의 마음에는 스타들이 TV 등에 나와 보여 준 '고상한' 또는 '표면적인' 행동들만이 뇌리에 박혀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는 연예인은 편집-가공된 인물들

가령 내가 '길태희'라는 가공의 연예인을 TV든, 영화든, 라디오든을 통해 40시간을 접했다면 그 모두는 '가공된 길태희'를 만난 셈이다. 

어떤 사람을 개인적으로 40시간을 만나면 그의 미묘한 변화까지를 대부분 다 눈치챌 수 있다. 

그러나 스타들이 우리에게 보여지는 모습은 철저히 가공되고 편집된 결과물이다. 하나의 이미지, 영상으로 만들어져 우리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그래서 스타의 이미지는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져 입력된 이미지가 마음 속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스타를 길에서 우연히 만나면 자기도 모르게 반가워진다. 그 사람은 나를 몰라도 나는 그 사람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이미 40시간이나 만났는데... 라고 생각하는 것도 당연하다. 


'한국인의 자랑' 메이저리거의 한국인 멸시

많지는 않지만 그간 이런저런 경로로 만나본 이른바 유명인들은 어떤 면에서 정말 '놀라운' 사람들이다. 이기심 덩어리라고나 할까. 평생 사랑만 받고 살았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대개는 상대방을 배려할 줄 모른다. 그저 받으려고만 한다. 이런 특징은 스타뿐 아니라 정치인들도 마찬가지다.

미국에 살 때 취재를 하러 만났던 한국 출신 메이저리거의 한국 기자들에 대한 안하무인적 태도는 정말 놀라운 것이었다. 똑 같은 질문 내용이라도 영어로 물어보면 공손히 영어로 대답하지만, 한국 기자가 한국말로 물어보면 (똑 같은 질문인데도!) 그냥 한마디로 '개무시'다. 

"대답하기 싫다"는 게 대답의 전부다. 아니, 아까 미국 기자에게는 그렇게 잘 답변해 주시더니만. 

그를 몇 년간 계속 취재하며 쫓아다닌 한 야구 전문 기자는 귓속말로 "원래 그래. 한국 같으면 죽사발을 만들겠지만, 한국에서 워낙 영웅으로 보니 우리 기자들도 어떻게 할 수 없어"라고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았다.
 

TV에선 털털남, 현실에선 까칠남

한국에서 만난 또 다른 중년 남자 연예인. 털털한 성격으로 TV에 나오는 그를 만나고 나서 마음에 남는 말은 딱 하나였다. '야박'.

연예인, 스타는 사랑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지만, 그 사랑이라는 게 아주 야박하기 짝이 없다. 대중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으며, 중요한 경기에서 자그만 실수라도 하면 대번에 '죽일 놈'을 만들어 버리는 게 대중이기 때문이다.

야박할지언정 사랑은 사랑이고, 이렇게 사랑을 과잉으로 받다보니 대개의 스타들은 '이기심 덩어리'가 됐다는 게 그간 많지는 않지만 연예인을 몇몇 만나본 소감이다.

그러니, 앞에서 말한 미국의 격언이 틀린 소리가 아니다. 연예인, 스타는 멀리서 또는 TV 속에서나 만나야지 반가운 사람이지, 현실에서 그 사람을 그 사람으로 착각하면 혼줄이 나기 쉽다. 

스타는 '환상 속의 그대'로 놔두는 것이 안전하다는 사실을 좀 스타 애호가들도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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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포스팅: 한국인 편협함 보여준 재범 군에 대한 여론재판


2PM의 리더 재범의 한국 비하 발언에 대해 여러 사람이 분노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유명 연예인이 돼 많은 돈을 벌면서 '한국은 엿 같다'고 한 데 대해 많은 사람들이 배신감을 느끼는 것도 당연하죠. 

그러나 입장을 바꿔서 한 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입만 열면 "엿 같은 미국" 말하는 LA의 후배


미국에서 미국 사람 상대로 달러 벌어 한국으로 돈 보내고 투자하는 재미 교포들, 입만 열면 "엿 같은 나라" 하는 적 많거든요. 

특히 치안 문제 얘기할 때 "엿같다"는 소리 많이 나옵니다.

LA에서 사업을 하는 제 후배는 "이해할 수 없는 나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강도를 당해 신고해도 경찰은 잡는지 안 잡는지 알 수 없고, 오히려 잘못 신고하면 신고한 사람만 다치고, 또 강도를 붙잡아도 가게 밖에서 잡으면 강도를 잡은 가게 주인이 오히려 문제시될 수 있는 등 참 한국적 시각으로는 말도 안 되는 사태가 벌어지기 때문이죠.


"미국 엿 같다"고 했다고 "한국으로 꺼지라"고 하나요?

한인 타운처럼 백인 구역이 아닌 지역의 치안 문제에 관한 한 미국 경찰은 "니들이 알아서 해라"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기 때문에 제 후배는 개점 시간에도 철제 문을 닫아 놓고 아는 사람이 올 때만 열어 줍니다. 

이렇게 한인이 "엿 같은 미국"이라고 하는 소리를 미국 사람이 들었다고 "한국으로 돌아가라"고 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엿 같은 거는 엿 같다고 얘기해야지 뭐 다른 도리가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연예인은 공공의 장소에서 돈을 벌 뿐, 공인-공복은 아닙니다

재범이 연예인이라 특히 더 욕을 먹을 수도 있겠죠. 한국인의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이 어떻게 한국을 엿 같다고 욕하냐는 거죠.

그러나 연예인은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살 뿐이지, 이른바 '공복(servant)', 즉 공공의 심부름꾼, 공공에 봉사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그들이 일하는 분야가 공공연한 분야일 뿐이지 연예인들이 공무원처럼 "이 나라에 충성을 바치겠다"고 선서하고 일하는 것 아니니까요.

회사에서 일하면서 "엿 같은 회사" 같은 소리, 우리도 많이 하잖아요? 이 소리를 회사 사장이 듣는다면 "너, 나가, 자식아"라고 할 수 있겠지만 

동료들끼리야, 얼마든지 할 수 있고, 또 술안주에 회사 욕, 상사 욕 만큼 재미있는 것도 없지 않습니까? 

또 미국에서 돈 버는 한국인, 한인 중에 "빨리 돈 벌어 한국 가야지" 하는 사람들 많습니다. 그런 생각 자체가 몹쓸 생각은 아니잖습니까?

재범의 욕 섞인 저질 영어를 그 사람의 특징을 아는 참고 자료로 쓸 수는 있겠지만, 

그의 그런 발언을 '한국에 와서 돈 벌고 있는 모든 재미동포의 한국 비하'로 일반화시켜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마치 '엿 같은 미국' 욕하는 제 후배를 '미국 와서 돈 버는 한국 놈들은 모두 미국이 싫단다'고 일반화해서는 안 되는 것과 마찬가지죠. 


맞는 비하면 고치면 되고, 틀린 비하면 "이상한 사람이네" 하면 되고

이런 소리 나올 때마다 "한국을 뭘로 보고..."라면서 흥분할 필요 없습니다. 정말 맞는 지적이라면 고쳐야 하는 거고, 비하하는 사람이 옮지 않은 비판을 하면 "그 사람, 이상하네"라고 생각하면 그만입니다. 

한국인이 미국 가서 "아 좋은 나라"라고 할 수도 있고 "엿 같은 나라"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는 데는 개인차가 많이 작용합니다. 

미국에서 자란 재범이 한국을 '엿 같은 사회'라고 얼마든지 비판할 수 있습니다. 돈을 벌어가는 나라든 그렇지 않든, 그건 서로 상관되지 않습니다. 

돈 벌어가는 나라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나라"라고 칭찬할 필요는 없거든요. 돈벌이는 돈벌이고 생각은 생각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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