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방송으로 무한도전 꼬리잡기 특집을 봤는데 그 동안 본 무한도전 중 최고 대박 같다.

이 편이 재미있는 건 머리쓰기 + 몸쓰기 두 가지가 다 나오기 때문이다. 그간 무한도전에서는 논두렁에서 미끄러지는 등 몸개그가 많았지만 이번 꼬리잡기 편은 스릴 넘치는 데다 각 멤버들의 머리 돌리는 수준도 드러나 인간사를 보는 듯하다.

오늘 꼬리잡기 종결편을 앞두고 남은 사람은 셋, 유재석, 정형돈, 노홍철이다.


게임 룰 흐린 박명수의 배신과 부활

유재석이 길을 잡은 건 길에게 붙잡힌 박명수의 배신 때문이고, 그래서 유재석이 박명수를 놔줘 정형돈을 잡게 한 것은 분명히 반칙이고, 이런 반칙은 무한도전 시리즈 중 최고 명품인 이번 꼬리잡기의 재미를 망치는 요인이 될 것 같다.

어쨌든 이렇게 승자가 셋 남았지만 그중 가장 백미는 역시 순둥이 정형돈이었던 것 같다. 그는 초장부터 추리력도 떨어져 전체 상황을 읽지 못했다.

처음부터 전체 흐름을 읽었던 것은 노홍철과 유제석뿐. 

이렇게 판세를 읽지 못했지만 그는 '순진한 작전'으로 유재석과 한 팀을 이룰 수 있었고, 여기다 평소의 순둥이 이미지로 그를 믿었던 전진을 낚아올리는 쾌거를 올린다. 


형도니의 '순진 작전'이 초반전에서 위력 발휘한 이유
 

서로 속고 속이는 인간 관계의 심리 싸움을 잘 드러내는 실험이 '죄수의 딜레마'라는 심리 게임인데, 이 게임에서 가장 강자는 '상대에게 신뢰를 먼저 주고 그래서 신뢰를 받는 사람'이다. 

상대방에게 신뢰를 먼저 주는 사람이 결국 상대방의 신뢰를 끌어올 수 있어, 처음부터 사악한 작전을 구사하는 사람보다 최종 점수가 더 높게 된다는 것이 '죄수의 딜레마' 게임의 요체다. 

정형돈은 유재석이 결혼식 사회를 보게 돼 있다는 '인연'을 바탕으로, "나 순진한 것 알잖아, 형" 작전으로 유재석과 동맹 맺기에 성공하고 결국 최종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호의에는 호의로, 악의에는 악의로 갚는다'는 이른바 동등하게 되갚아주는 맞대응(equivalent retaliation)이 인간 사이의 심리 싸움에서 최강자가 되는 조건 중 하나라는 것이 죄수의 딜레마 게임 이론인데, 정형돈은 이런 게임 이론의 유효성을 이번 꼬리잡기에서 잘 보여 줬다. 

이런 정형돈이 반칙맨 박명수에게 잡힌다면 재미는 좀 덜 할 것 같고, '악의 최후 승리'가 될 것 같아 조금 우려스럽기도 하다. 


노찌롱의 두뇌 작전은 처음부터 좋았어! 역시 '사기 돌+I'

노찌롱은 역시 처음부터 잘 돌아가는 머리와 완급을 조절하는 전화 대화 솜씨로 정중앙을 손도 안 대고 입에 집어 넣었다. '사기꾼'으로 통하는 그의 특징을 여실히 드러내 준 실력이다. 

노찌롱은 '죄수의 딜레마' 게임으로 말하자면 처음부터 상대를 이용해 먹는, 배신하는 스타일을 구사한다. 물론 이렇게 배신하는 스타일도 '죄수의 딜레마' 게임에서 아주 나쁜 점수를 따지는 않는다.

이런 스타일의 문제는 상대로부터 신뢰를 사지 못한다는 것. 첫 라운드에서 드러났듯 바보형이나 그를 덥석 믿지 다른 사람들은 모두 노찌롱의 말을 믿지 않는다. 통화를 하고 나서도 "맞나?"라고 머리를 갸우뚱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도 노찌롱은 빨주노초파남보의 상식을 깨기 위해 종 준하에게 '가게에 가서 실을 사 오라'고 시키는 등 고도의 두뇌 플레이를 동원한다. 만약 그가 우승한다면 그건 다른 사람의 협력을 얻지 않고 순전히 자기 머리로 쟁취한 승리가 되리라.


박명수가 배반으로 살아나 노찌롱 우승 확률 가장 높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마지막으로 박명수의 반칙으로 길을 잡는 데 성공한 유재석은 지나치게 상대방을 의심하는 조심성으로 큰 활약을 하지 못했다. 박명수의 배신이 없었다면 그는 길을 절대 잡지 못했을 것 같다.

그가 동맹을 맺은 것은 두 팔을 들고 나오면서 선의를 보인 형도니 밖에 없었다.

그래서 2라운드에서 이변이 없는 한 유재석이 최종 승자가 되기는 힘들 것 같다. 물론 하찮은이라는 변수가 있어 어찌 될지 모르겠지만,.


예상을 해보자면 노찌롱과 형도니의 우승 확률이 반반 정도라고 생각되지만, 형도니에게는 박명수라는 반칙 플레이어가 붙어 있으므로, 결국 최종 우승은 조금 아쉽게도 노찌롱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노찌롱이 최종 우승자가 된다면 "머리의 승리"가 될 것 같다.  


나는 어느 쪽일까? 생각하게 만드는 좋은 기획

이 프로그램이 발군인 것은 단지 웃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TV를 보면서 "나는 어디에 속할까"라고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는 점이다. 나는 바보 같은 정중앙-전진일까, 협력을 잘 하는 형도니일까, 아니면 의심 많은 재석이, 아니면 배신하는 하찮은일까 라고.

또 인간 심리를 알게 해 주는 것도 좋은 효과다. 너무 바보도 안 되지만 너무 머리를 돌려도 안 되고, 적당히 상대를 신뢰해 상대로부터 신뢰를 얻는 게 최고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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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자면 잠 설쳐 건강 해치고

상대방 잠버릇에 시달리면서 애정도 나빠지기 쉬워

 

며칠 전 박명수의 '두데' 고민상담 코너에 나온 얘기를 어느새 영국 연구진이 받아 연구 결과를 발표했네요.

 

그때 고민상담 코너에서 신혼 4개월째라는 한 처자는 오빠를 사랑하지만 오빠의 잠버릇 때문에 새벽 4-5시만 되면 꼭 깨서 잠을 설쳐요라고 호소했죠.

 

그래서 청취자들이 짧게 사랑하고 따로 자라” “이층 침대를 사라” “운동을 하고 잠에 골아 떨어져 남편이 뭘 하든 깨지 않으면 된다등 여러 아이디어를 냈었죠.

박명수도 난 처음부터 침대를 두 개 붙여 놓고 편안하게 잔다고 자랑하기도 하고
.


 

두 사람 동침하면 어린이 침대에 몸 구겨 넣고 자는 격


남편의 잠버릇 때문에 잠을 설친다는 이 신혼 색시의 고민은 많은 사람을 웃겼지만, 영국 노포크 앤 노위치 대학병원은 이 처자처럼 사랑하기에 동침하기’ 때문에 잠을 설치는 사람이 많으며, 건강까지 해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진은 20~49세 커플 40명의 손목에 측정기를 달아 잠자는 동안 얼마나 뒤척거리는지를 측정했답니다. 그 결과, 혼자 잘 때 뒤척이는 횟수보다 파트너와 함께 잘 때 뒤척이는 횟수가 두 배나 많았다고 합니다.

 

옆 사람의 코골이, 이갈이, 그리고 옆 사람이 화장실 갈 때 저절로 잠이 깨기 때문이란 것이죠.

 

더군다나 아무리 더블 침대라고 해도 두 사람이 자기에는 좁은 공간이랍니다.

 

연구진은 더블 침대의 폭은 1.4m 정도로 두 사람이 누우면 두 사람 사이에 남는 공간은 기껏해야 23cm 정도밖에 안 된다이 정도 공간은 어린이용 싱글침대에 어른이 누워 자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밝혔습니다.

 

사랑의 징표로 커플이 한 침대에서 자지만 사실은 두 사람이 모두 좁은 어린이용 침대에서 자면서 잠을 설치고 있었다는 것이죠.


 

수면부족으로 심장병-우울증 생기고 상대방도 미워져


이렇게 좁은 더블 침대에서 둘이 자는 것은 잠만 설치게 할 뿐 아니라 수면부족으로 심장병, 우울증 같은 병이 생기게 할 수 있어 더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잠을 제대로 충분히 못 자면 몸에 여러 이상이 생기면서 병이 생기기 쉽고, 게다가 잠이 부족하면 살이 푹푹 찌게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죠.

 

또 상대방의 코골이, 자다 일어나 부시럭거리기 등에 시달리면서 서로의 애정에도 금이 갈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지적입니다.

 

"따로 자는 것에 대해 미안해 할 필요없다"


결국 부부 또는 커플이기 때문에 한 침대에서 꼭 껴안고 자는 것은 잠들 때는 좋을지 몰라도 전체적으로 수면과 건강, 애정까지 망치기 쉽다는 것이죠.

 

이 연구를 진행한 교수는 부부가 침대를 따로 쓰는 것은 부부 사이가 나쁜 징표처럼 인식되고 있지만 사실 건강에 가장 좋은 것은 자기 침대에서 혼자 자는 것이라며 파트너가 기분 상하지 않도록 침대 사용 방법에 대해 진지하게 의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침대 두 개를 붙여 놓고 쓰는 하찮은 방법이 국제인증을 획득하는 순간입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에서 열리는 과학 페스티벌(British Science Festival)에서 발표됐답니다. 과학 축제에서 이런 게 발표되니 역시 과학은 우리 몸에 좋은 겁니다.  


<3.1절 100주년 속살읽기 시리즈~>


[①] 남한의 3.1절과 북한의 3.1절이 다르다고? ‘3월 김정은 답방’을 앞두고 해석 통일 하려면?






[②] 유치장으로 ‘도피’한 민족대표 33인에 대해 일본 학계 “33인은 어떻게 봐도 어이없는데, 33인을 대단하다고 가르치는 남한은 쫌 이상” 혹평





[③] 18살 함석헌 소년은, 3월 1일 그날 일본경찰 코앞에 태극기 마구마구 흔들었는데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3.1운동 속살읽기 ④] “죽기 딱 좋은 날”이라며 3.1거사 반기고 준비한 남강 이승훈 선생의 결기와 실행







<설날에도 항일의 냄새가? 시리즈>


[①] 윤치호는 왜 “총독부가 아무리 '왜설날' 강요해도 조선인은 끝내 설 쇤다”고 썼나?






[②] 염상섭의 ‘지 선생’은 어떻게 침뱉어 만세 부르고, 총독부는 이를 ‘정의롭게’ 만들어줬나








 

<책 읽는 북손탐의 추천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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