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개인적으로 스타를 안다면, 그 스타는 당신 멸시할 것"

사랑만 받고 살아온 연예인-스타들의 야박한 행동에 놀라지 말아야

데이빗 베컴이 미국 메이저리그 축구 경기 중 상대방 목을 조르고, 서리나 윌리엄스가 US오픈 테니스대회에서 심판 목구녕으로 공을 집어넣겠다는 폭언을 쏟아내 물의를 빚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반응이 "아니, 뭐 하나 모자랄 것 없는 세계적 스타들이 왜?"라는 것이다. 평소 이들이 보여 줬던 품위높은 행동, 스포츠맨쉽을 돌이켜 본다면 놀랄 만도 하다. 

그러나 사실 따지고 보면 스포츠 스타들의 이런 망발은 하루 이틀 된 게 아니다. 그래서 미국에는 "당신이 열광하는 프로 스포츠 선수들을 너무 좋아하지 말라. 그가 당신을 개인적으로 안다면 당신은 그로부터 멸시를 당할 테니까"라는 말도 있다. 

인기 스타들이 가끔 보여 주는 망발에 대한 대중들의 경악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대중의 마음에는 스타들이 TV 등에 나와 보여 준 '고상한' 또는 '표면적인' 행동들만이 뇌리에 박혀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는 연예인은 편집-가공된 인물들

가령 내가 '길태희'라는 가공의 연예인을 TV든, 영화든, 라디오든을 통해 40시간을 접했다면 그 모두는 '가공된 길태희'를 만난 셈이다. 

어떤 사람을 개인적으로 40시간을 만나면 그의 미묘한 변화까지를 대부분 다 눈치챌 수 있다. 

그러나 스타들이 우리에게 보여지는 모습은 철저히 가공되고 편집된 결과물이다. 하나의 이미지, 영상으로 만들어져 우리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그래서 스타의 이미지는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져 입력된 이미지가 마음 속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스타를 길에서 우연히 만나면 자기도 모르게 반가워진다. 그 사람은 나를 몰라도 나는 그 사람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이미 40시간이나 만났는데... 라고 생각하는 것도 당연하다. 


'한국인의 자랑' 메이저리거의 한국인 멸시

많지는 않지만 그간 이런저런 경로로 만나본 이른바 유명인들은 어떤 면에서 정말 '놀라운' 사람들이다. 이기심 덩어리라고나 할까. 평생 사랑만 받고 살았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대개는 상대방을 배려할 줄 모른다. 그저 받으려고만 한다. 이런 특징은 스타뿐 아니라 정치인들도 마찬가지다.

미국에 살 때 취재를 하러 만났던 한국 출신 메이저리거의 한국 기자들에 대한 안하무인적 태도는 정말 놀라운 것이었다. 똑 같은 질문 내용이라도 영어로 물어보면 공손히 영어로 대답하지만, 한국 기자가 한국말로 물어보면 (똑 같은 질문인데도!) 그냥 한마디로 '개무시'다. 

"대답하기 싫다"는 게 대답의 전부다. 아니, 아까 미국 기자에게는 그렇게 잘 답변해 주시더니만. 

그를 몇 년간 계속 취재하며 쫓아다닌 한 야구 전문 기자는 귓속말로 "원래 그래. 한국 같으면 죽사발을 만들겠지만, 한국에서 워낙 영웅으로 보니 우리 기자들도 어떻게 할 수 없어"라고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았다.
 

TV에선 털털남, 현실에선 까칠남

한국에서 만난 또 다른 중년 남자 연예인. 털털한 성격으로 TV에 나오는 그를 만나고 나서 마음에 남는 말은 딱 하나였다. '야박'.

연예인, 스타는 사랑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지만, 그 사랑이라는 게 아주 야박하기 짝이 없다. 대중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으며, 중요한 경기에서 자그만 실수라도 하면 대번에 '죽일 놈'을 만들어 버리는 게 대중이기 때문이다.

야박할지언정 사랑은 사랑이고, 이렇게 사랑을 과잉으로 받다보니 대개의 스타들은 '이기심 덩어리'가 됐다는 게 그간 많지는 않지만 연예인을 몇몇 만나본 소감이다.

그러니, 앞에서 말한 미국의 격언이 틀린 소리가 아니다. 연예인, 스타는 멀리서 또는 TV 속에서나 만나야지 반가운 사람이지, 현실에서 그 사람을 그 사람으로 착각하면 혼줄이 나기 쉽다. 

스타는 '환상 속의 그대'로 놔두는 것이 안전하다는 사실을 좀 스타 애호가들도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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