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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07 6g짜리 ‘첩보 박쥐 로봇’ 나온다



꿈틀거리는 금속 근육사용

 

잠자리, 모기, 거미, 파리. 적진에 몰래 침투해 도청하고 촬영하면서 임무를 완수한다는 이른바 곤충 로봇모델이 만들어진 곤충들이다.

 

미국의 CIA와 유럽의 첩보 기관들은 이런 로봇곤충 개발 작업을 1970년대부터 계속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이번에는 로봇 박쥐가 등장할 차례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농구로 유명한 University of North Carolina와는 다른 대학) 연구진은 무게 6그램에 손에 쏙 들어갈만한 초소형 로봇 박쥐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개발하고 있는 것은 이른바 MAV(micro-aerial vehicle: 초소형 비행체) 프로젝트의 하나로, 박쥐가 선택된 것은 날아다니는 동물 중 박쥐의 비행이 최고의 민첩성, 유연성, 경제성을 보이기 때문이란다.

 


현존 동물 중 최고 비행 실력 보유자는 박쥐

 

박쥐는 날개를 아래위로 휘저으면서 비행한다. 빛이 하나도 없는 좁은 공간에 여러 장애물을 설치해 놔도 박쥐는 용케 그 장애물을 모두 요리조리 피하며 날아다닌다. 따라서 박쥐의 이런 비행 방식은 자연에 존재하는 비행 방식 중 최고로 꼽힌다는 것이다.

 

큰 박쥐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나는 박쥐의 비행방식은 날개를 빠른 속도로 팔락거리며 나는 곤충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 동안 시도됐던 곤충형 초소형 로봇에서 문제가 됐던 것은 바로 곤충의 비행 방식을 로봇에 적용하려면 너무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것이었다.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로봇 박쥐는 무게 6그램으로 깃털 정도 무게밖에 안 된다. 이렇게 무게가 가벼울 수 있는 것은 첨단 재료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바로 원위치로 돌아오는 진짜 박쥐 같은 뼈와 관절

 

우선 로봇 박쥐의 뼈대와 관절은 모두 첨단 형상기억 합금으로 만들어진다. 이 합금은 박쥐 몸에서 연골, 인대, 작은 뼈가 작동하는 방식 그대로 움직인다. 즉 모양이 바뀌었다가 바로 원래 모양으로 되돌아오는 성질을 가진 것이다.

 

이런 형상기억 뼈대는 에너지 효율이 좋다. 예컨대 뼈대를 폈다가 접을 때 펴는 동작과 접는 동작에 각각 에너지를 공급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펼 때만 에너지를 공급하면 접는 동작은 형상기억 합금이 알아서하기 때문이다.

 

이런 첩보 벌레로봇 개발에서는 곤충의 관절-근육의 정밀한 움직임을 모방하기 힘들다는 것이 문제가 돼 왔는데, 이런 특수합금 관절이 이런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로봇 박쥐의 몸을 둘러쌀 근육도 화제거리다.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이 금속 근육은 전기가 공급되면 실제 사람 근육이 수축되듯 금속 자체가 수축되면서 움직인다. 말 그대로 꿈틀거리는 금속이 근육으로 채택되는 것이다.

 


진짜 박쥐가 날듯이 날 수 있다

 

더구나 이 금속 근육은 전기자극을 받으면 수축하면서 동시에 전기를 통과시키는 성질도 일부 바뀐다고 한다. 센서는 이 금속 근육이 이처럼 수축하면서 전기 전도성도 바뀌는 두 가지 변화를 받아들임으로써 외부의 급격한 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한다.

 

즉 로봇 박쥐가 비행 중에 갑자기 강한 바람이 불면 로봇의 센서가 금속 근육의 움직임을 통해 이런 변화를 바로 탐지해 대응하므로 문제없이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비행 방식은 박쥐가 실제로 날 때 대응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이 박쥐 로봇은 첩보 로봇으로서 쓰이는 것은 물론 박쥐가 나는 방식을 공기역학적으로 연구하는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온갖 환경을 만들어 로봇 박쥐가 날게 함으로써 지상 최고라는 박쥐의 비행능력을 완전히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위 사진은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 연구진이 개발하고 있는 로봇 박쥐의 뼈대 모델이다. 제작자는 이 대학의 연구자 조지 번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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