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발표 '수입차에 소비자 불만 더 많다' 기사의 의미

소비자원에서 국내 시판 자동차에 대한 불만률을 발표했네요. 

시장 점유율 1%를 기준으로 접수된 불만 신고를 조사해 보니

수입자 중에는
*혼다 차는 0.8건으로 가장 적었고
*푸조가 5.6건으로 가장 많았고

국산 차 중에는
*현대 차가 9.6건으로 가장 적었고
*가장 불만이 많은 것은 지엠대우 차(23건)이었다는 등입니다. 

참고: 수입차, 국산차보다 소비자 불만 커 (한겨레신문 12월18일자)

이런 내용들, 한국에서는 이제 소비자원이 어쩌다 한 번 발표하는 정도지만, 

세계 자동차 '소비'의 메카, 미국에서는 각 전문지들이 아주 고정란으로 각 업체별, 차종별 고장률을 숫자로 표시해 놓고 색깔로 표시해 놓아 '고장 없는 차'와 '고장 많은 차'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소비자 관련 자동차 잡지라든지, 연말 연초에 나오는 '20101년 어떤 차를 살 것인가' 따위 특집판에서 그렇죠.

이번에 발표된 내용 역시 제가 미국에 살면서 봤던 고장 집계치와 거의 다를 바 없군요. 

엔지니어링-고장률 측면에서 경이로운 차, 혼다  

우선 혼다 차. 고장 없는 차로는 미국에서도 최고입니다. 한국에서는 도요타 차를 더 쳐 주는 것 같지만, 미국에서는 동급 중고차 값에서 혼다 차가 도요타 차보다 값이 조금 더 나갑니다. 이유는? 당연히 고장률이죠. 

제가 차를 살 때마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를 샅샅이 뒤져 '공부'한 바에 따르면 

고장률이 가장 적은 차는 혼다-도요타이며 (나머지 일본 메이커들은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고, 혼다-도요타에 비하면 고장률이 꽤 높아 그저 '중간' 정도에 불과합니다.) 

한국 현대 차는 과거 고장 잘 나는 '똥차' 수준에서 최근 몇 년간 '일본차 평균(혼다-도요타를 제외한 나머지 메이커 수준)' 정도에 도달한 수준이고, 


미국-유럽 차는 가장 고장 많이 나는 수준

미국 차는 겁나게 고장 잘 나는 수준이고, 

유럽 차 역시 겁나는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유럽 차란 벤츠, BMW, 폴크스바겐, 볼보처럼 값비싼 고급차를 말하는 것입니다. 

미국의 이런 통계 결과는 한국소비자원의 집계 결과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으며, 앞으로 국내에서 수입차가 점점 더 많이 팔리면서 통계의 분모(전체 차 판매 대수)가 커질수록 더욱 더 분명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여기서 제가 한 마디 하고 싶은 것은, 한국에서는 '고급차 = 모든 부분에서 고급'인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우선 일본 차의 경우 한국 소비자들은 승차감도 좋고, 힘도 좋고, 고장도 안 나… 등등등 모든 면에서 최고인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일본 차, 아니 혼다-도요타 차를 사는 이유는? 딱 한 가지, 고장이 안 나기 때문입니다. 

미국처럼 자동차가 없으면 꼼짝 못하는 나라에서는 자동차가 워낙 중요하기 때문에 잔고장이 무지 중요한데, 이 분야에서 미국 차들은 거의 낙제 수준이고 일본차는 이 부분을 공략해 '몇 년이고 믿고 탈 수 있는 차'를 만들어 내 미국 시장을 말아드신 것이죠.

그런데 차에는 이른바 '드라이빙 감각'이라는 게 있습니다. 일례로, 흔히 한국에서는 도요타가 만드는 렉서스가 '모든 면에서 최고'인 걸로 생각하기 쉽지만, 절대로 그렇지가 않습니다.

고장은 안 나지만 스포츠 드라이빙 감각은 굉장히 떨어지는 수준인 경우가 많아(물론 차종에 따라 다르지만), 미국 자동차 전문지들(최고 판매 부수를 자랑하는 '카 앤 드라이버' 등)은 여러 차종의 비교 시승기를 쓰면서 '아줌마나 타면 딱 좋은 차'라고 혹평한 경우도 많습니다. 

안락함이나 고장 같은 요소가 중요하지 않고 드라이빙 감각만을 따지는 운전자라면 렉서스를 사지 말라고 권할 정도니까요.  

렉서스 스스로도 2천년대 중반 미국 시장에서 판매 대수로 성공을 거둔 뒤에 "우리의 다음 목표는 스포티한 드라이빙 감각에서 BMW, Audi를 따라가는 것"이라고 밝혔을 정도니까요.


일본차는 안락함, 유럽차는 드라이빙 감각을 추구하지만
각자 단점도 있는 게 사실

고급차라고 모든 측면이 고급은 아니다. 특징이 다를 뿐

반대로 유럽 고급 차(당연히 BMW-벤츠를-Audi를 말하는 것입니다)를 타는 사람은 '고장은 좀 나더라도 스포츠 드라이빙 감각' 때문에, 또는 볼보 같은 경우 안전성-여성을 위한 편의성(일부 모델에서) 때문에 그 비싼 값에도 불구하고 탄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쨌든 유럽 차의 고장률은 사실 심각한(가격을 생각하면) 수준이기 때문에 재미 한인 중에는 벤츠-BMW 타다가 "잔고장 때문에 약 올라서 더 이상 못 타겠다"며 렉서스로 갈아탄 사람이 많습니다. 

한국 차는 고장률 부분에서는 혼다-도요타를, 승차감에서는 렉서스를 '롤 모델'로 삼아 열심히 쫓아가고 있는 형편이니, 스포티한 승차감에서는 아직 출발도 못 했다고 하는 건 지나친 혹평일까요?

어쨌든, '차는 돈'이라고 하지만 고급 차도 다 특성이 다르니, 고급 차 타는 사람 너무 부러워 할 것 없고(실제로 몰아 보면 별 것 아닙니다. 차 운전하는 게 즐거워야 얼마나 즐겁겠습니까), 값싼 국산 차 탄다고 너무 슬퍼할 필요도 없다(유럽 차보다는 고장률이 훨씬 낮으니까)는 게 제가 하고 싶은 말입니다. 

우리 차가 일본 차의 고장률을 따라잡고, 유럽 차의 드라이빙 감각까지 따라잡는다면 바로 세계 최고가 되고 '무적행진'을 할 수 있을 텐데…. 그런 날이 와야죠. 


<따박따박 읽어내는 북손탐의 재밌는 동영상들>




고흐가 미쳤다고? 이렇게 맨정신인데? 

고흐는 열정만의 화가라고? 책을 이렇게나 많이 읽은 지식인인데? 

우리가 잘못 배운 빈센트의 진면모!



메시와 호날두 중에 누가 좋냐고? 

난 단연코 호날두!! 

왜냐고? 인간적이잖아!! 

동양인 비하하느라고 눈찢는 메시가 좋으니? 

호날두는 저런 천박한 짓 말라고 메시 같은 것들한테 아래위로 찢어주잖아.   


"아래위로 눈 찢어진 야만인들아!"라면서



돈에 구애받지 않고 사는 법이 있다고라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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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토에선 별 볼일 없는 브랜드가 한국에선 고급으로 통하고
글로벌 기준과 '코리안 글로벌 짜가 스탠다드'는 완전히 달라
세상물정 모르는 국민을 지배층이 소몰듯 하기 참 좋은 나라


한국에서 쫌 웃기는 일 중 하나는 미국과 비교하면 여러 가지가 좀 차이가 난다는 것, 솔직히 말하면 '뒤틀어졌다'는 것이다. 


오늘 기사를 보니 GM대우 자동차에서 '시보레' 브랜드를 내놓으려 한다고 한다. GM대우에서 만든 차에 한국 소비자들이 시보레 로고를 붙이고 다니니 나온 아이디어 같다.

"시보레를 그렇게 선호한다면 시보레를 아예 붙여서 내 주마"라는 것 같다. 


그런데 미국서 살다 온 사람들이면 다 알겠지만, 시보레 브랜드라는 게 미국에서는 고급 이미지는 커녕, 한국 사람들 중 시브레 승용차를 사는 사람은 손으로 꼽을 정도로 인기가 없는 차종이다.

그리고 말 나온 김에 교열 좀 하나 하자. Chevrolet의 발음은 "셰브롤릿"이다. 왜 있지도 않은 프랑스 발음으로 이걸 "시보레"라고 발음하나? 언론까지.

이런 건 또 있다. 미국의 화학기업 Dupont도 현지 발음은 "듀판트"인데 왜 한국만 '뒤퐁'이라고 프랑스 식으로 읽나? 물론 프랑스에 뒤퐁이라는 지명이 있지만, 그렇다고 미국 회사이고 현지에서 읽는 발음이 분명히 있는데 이걸 프랑스 식으로 번역을 해 뒤퐁으로 읽어야 하나? 

미국 텍사스에 Paris라는 도시가 있다. 똑 같은 도시가 프랑스에 있으면 현지 발음대로 "빠히"지만, 미국에 있으면 "패리스, 텍사스(Paris, Texas)"다. 쫌 어문 공부 좀 하자.

일반인이 이래도 언론이 고쳐 줘야 할 텐데, 한국은 언론이 앞서서 이런 말들을 써대니 도대체, 한국 신문의 수준이란 게 완전히 '지하'다.


외국 차에 대해서도 본토 실정과는 상관없는 '코리언 스탠다드' 따로 있어


미국에서 10년이나 살면서 몰고 다닌 차들은 혼다, 현대, BMW, 인피니티처럼 모두 독-일-한 차였지, 애석하게도 미국 차는 한 대도 없었다.

가끔 "외국인이 외국 차만 타고 미국 차는 안 탄다고 혼을 나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까"라며 겁을 먹기도 했지만, 미국 차에는 도대체 손길이 가지 않았다.
 
그리고 그 결정적인 이유는 고장이 너무 많이 난다는 것이었다. 미국에서는 '컨슈머 리포트' '카 리포트' 같은 소비자 매체들이 있어 '2008년 출고 차의 고장률' 데이터가 책으로, 인터넷으로 나온다.

그리고 이런 데이터들은 고장이 많은 차종은 빨강색으로 표시해 경계하도록 안내한다.

미국 차를 사고 싶어도 이 자료들을 보면 도대체가 온통 '빨강색'이니 살 수가 없었다.


독일 차도 한국에서는 명성이 대단하지만...

독일 차도 마찬가지였다. 일본 차 중에서도 토요타+혼다에만 빨강색이 거의 없다. 한국 차는 빨강색이 절반 정도 됐고.

참고로 독일 차라면 무조건 비싸고 최고급인 줄 알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폭스바겐 차들은 새 차는 단가가 비싸지만 중고차 시장에서는 그렇지도 않았다. 중고차 딜러에 가면 제일 많은 차 중에 하나가 폭스바겐이다.

그런데 이 차의 고장 데이터는 미국 차 뺨칠 정도로 대단했다. 중고차 시장에 물건이 많이 쌓여 있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알 사람은 알 것이다. 

혼다 어코드 같은 초인기 차종은 아무리 덜덜 거려도 굴러가기만 하면 사람들이 득달 같이 사는데, 중고차 시장에서 값을 뚝 떨어뜨려 놨는데도 사는 사람이 없다는 의미를.  


GM을 도산 일보 직전까지 몰고간 주인공이 누구더라?

그래서 미국에 사는 한국 사람들은 거의 100% 일본 차(토요타+혼다)를 타며, 최근 현대 이미지가 좋아지면서 한국 차를 사는 사람들이 더러 있을 정도다. 

나도 마지막 차로 아제라(Azera, 그랜저의 미국 출시 브랜드명)를 탔었는데, 자동차 전문지 등에서 워낙 평이 좋았고, 싼값(소나타 고급형을 사는 것에 3천불 정도 더 얹은 가격으로)에 샀고 품질도 만족스러웠다. 

다시 원론으로 들어가서, 미국에서 브랜드 이미지가 워낙 떨어져 GM을 도산 위기로 몰아넣었던 주인공인 시보레 브랜드가 한국에 '고급 이미지'로 상륙한다니 좀 코믹하다 싶어 좀 자동차에 대해 아는 척을 해 봤다. 

예전에 한국에는 포드의 토러스(Taurus)가 '고급차'로 수입된 적이 있었다. 한국에서 고급차로 통했던 그 차가, 미국에 가서 보니 완전히 'X차'로 취급되고 있는 풍경을 본 느낌은 황당했다.

물론 토러스는 처음 나올 때는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대단한 차였다고 하지만 쭉쭉 앞서 나가는 일본 차를 뒤에서 멍청히 구경만 하다가 자동차 전문지 등이 '구세대 차가 왜 현재 팔리고 있냐?'는 악평을 2000년대 중반까지 듣다 결국 단종된 차다.


꽉 막혀 '진짜 섬나라'가 돼버린 한심한 21세기 코리아의 모습 

한국에서 고급차로 통하는 일부 수입차들을 보면서, 세계 자동차의 각축장인 미국에서의 그들의 명성과 한국에서의 명성을 비교해 보면, 

한국이라는 나라가 얼마나 갖힌 사회인지, 얼마나 윗사람들이 국민들을 양떼처럼 마음대로 이러저리 몰 수 있는 나라인지를 한번 더 느끼게 된다.

자동차의 본 고장에서는 똥차 취급을 받는 차가 버젓이 고급차 반열에 오르는가 하면,

별 것 아닌 브랜드가 고급 브랜드가 되고,

고장 잘 나는 차가 명품 차로 둔갑하고 등등.

한국인들이 해외 여행을 많이 간다고는 하지만 대개 겉훑기 식으로 관광을 다니니 현지 사정을 제대로 알기 힘들고,

또 외국에서 오래 살다온 사람도 한국에 오면 한국적 정서에 적응하지 않으면 살 수가 없고,

또 실제로 외국에 오래 사는 사람도 현지 정서에 동화되기 보다는 한국만 쳐다 보는 경우가 흔하니,

한국은 이래저래 물리적으로는 대륙 국가지만,

현실로는 일본 못지 않은 섬나라가 된 느낌이다. 일본 사람 섬나라 근성 욕할 것 없다. 그 사람들은 원래 섬 사람들이기나 하지... 우리는 대륙 사람이면서도 섬 사람처럼 사는 바보들인데...


파리까지 차 몰고 갈 수 있게, 기차 타고 갈 수 있게 하라!

'섬 아닌 섬'이 돼 버린 나라에 사는 한국 사람들이 국제 감각을 체득하는 유일한 길은 딴지총재 김어준 씨 말대로 '서울에서 파리로 갈 수 있는 대륙간 철도'가 뚫리기 전에는 힘들 거 같다.

우리가 배나 비행기를 타지 않고 아프리카 끝까지, 스웨덴 끝까지 차를 몰고, 기차를 타고 갈 수 있는 '대륙의 나라'라는 사실을 국민들이 몸으로 느끼기 전까지는

'고급 차 브랜드 시보레' 같은 코미디가 한국에서 계속될 거 같고,

이렇게 세상물정 모르는 국민들은 이명박을 비롯한 한나라당 보수 꼴통들은 흐믓하게 바라보고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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