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발은 파란 눈처럼 멜라닌 색소 부족해 생기는 현상
고대 이집트에도 빨강머리 있었지만 종교적 탄압 받아 없어져
유럽에 별난 머리-눈 색깔 많은 것은 고위층에서 돌연변이 생겼기 때문?
 

백인 시리즈 1:  백인 처음 생긴 것은 5500년 전?
백인 시리즈 2:  파란 눈은 백인의 특권?


서양 미녀-미남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게 금발에 파란 눈이란 수식어죠. 실제로 금발에 파란 눈이 시선을 확 잡아당기는 것은 사실입니다. 일전에 일본 사진 잡지를 보니 금발이 얼마나 사진발을 잘 받는지 봐라며 한 사진 작가가 찍은 사진을 실었더군요.

 

금발이 아닌 서양 모델을 그냥 자기 머리대로 한 번 찍고, 금발 가발을 씌워 찍은 사진을 함께 보여 주면서 너무나도 다른 금발의 효과를 보여 준 것이죠. 제가 보기에 다르긴 다르지만(금발은 흰색 비슷하게 눈에 잘 띄므로) 그렇게 감탄할 정도는 아니던데….

 

어쨌든 일본 사람들은 금발에 무지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위키피디아의 금발(blond) 항목을 찾아보면 일본 대학들이 연구한 바에 따르면 처음 유럽에서 금발 돌연변이가 생긴 것은 11000년 전 마지막 빙하시대라고 소개해 놨을 정도입니다.

 

앞의 흰 피부, 파란 눈에 대해 말한 것과 마찬가지로 금발 역시 과학적 원인은 간단합니다. 멜라닌 색소가 부족한 돌연변이 때문이죠.


금발-파란눈 많은 지역은 거의 비슷하지만, 자생적 금발도 많아
 

파란 눈과 마찬가지로 북부와 동부 유럽에 금발이 많답니다. 파란 눈이 유럽인과 유럽인의 후손들(미국인, 호주인 등)에서 주로 발견되는 것과는 달리 금발은 훨씬 다양한 지역에서 자생적으로 생긴 것으로 조사됐답니다.

 

아프가니스탄의 파슈툰 족에서도 금발이 있으며, 호주의 원주민, 남태평양의 피지 섬과 솔로몬 제도 등에도 자생적인 금발이 있다고 합니다. 호주 원주민 중에는 아이들의 90~100%가 금발인 마을도 있답니다. 그런데 이들의 금발은 여자에 더 많으며 대개 나이가 들면서 갈색으로 색깔이 진해진다고 하네요.

 

금발과 파란 눈이 생기는 이유는 과학적으로 쉽게 설명되지만 특히 유럽에 이렇게 특이한 눈 색깔과 머리 색깔이 많은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도 설왕설래 중인 것 같네요.


유럽엔 머리카락 유전자 변이 최소한 7가지 



지구인의 머리카락 색깔은 기본적으로 갈색 또는 검정색이지만 유럽에는 머리카락 색깔을 결정하는 유전자 변이가 최소한 7개나 돼 금발, 회색, 빨강색 등 별난 색깔의 머리카락이 많다고 합니다.   

 

이렇기 때문에 도대체 왜 유럽에만 이렇게 별종 머리카락과 눈 색깔이 많으냐?”에 대해선 별별 해석이 다 나와 있군요.

 

캐나다 라발대학의 피터 프로스트 교수는 왜 유럽인은 그렇게 많은 머리카락과 눈 색깔을 가지고 있을까?(Why Do Europeans Have So Many Hair and Eye Colors?)’라는 자신의 글에서 기후와 토양을 원인으로 밝혀 놓았습니다.

 

빙하 시대에 스텝-툰드라 지형이 유럽과 아시아에 형성됐는데 우랄 산맥 동쪽의 아시아 스텝-툰드라는 더 건조하고 위도가 북쪽이라 사람이 살기 힘들었지만 유럽 대륙에 형성된 스텝-툰드라는 사람이 살 만했다고 그는 해석합니다.


툰드라 지역에서 먹고살기 힘들어 유럽에 별난 머리-눈 색깔 많다?
 

그런데 인류의 고향인 아프리카 적도 지방에는 동물도 많이 모여 살고 과일도 잘 자라 사냥을 하는 남자나, 채집을 하는 여자가 먼 거리를 이동하지 않아도 되지만, 빙하 시대의 유럽에서는 동물을 잡을 때나 채집을 위해서나 먼 거리를 이동해야 했기 때문에 사망률이 더 높았으리라는 것이다.

 

특히 남자는 먹을 수 있는 식물이 거의 자라지 않는 지역을 사냥을 위해 먼 거리를 이동했어야 하므로 더 많이 죽었고, 그래서 뒤에 남게 된 여자들이 적은 숫자의 남자를 차지하려 경쟁하는 과정에서 빨강머리, 금발처럼 눈에 띄는 여자들이 간택돼 유럽에만 다양한 머리카락과 눈 색깔이 존재하게 됐다는 것이죠.

 

결국 자연선택(natural selection)이 아니라 성선택(sexual selection) 탓에 유럽에는 금발 같은 별종이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고대 이집트에서 빨강머리는 "악의 화신"
 

유럽에 별종이 많은 이유에 대해서는 농담 같은 얘기도 전해집니다.

고대 이집트 시대의 벽화를 보면 당시도 빨강머리가 있었는데
빨강머리는 악의 신 세트의 화신이라는 종교적 믿음 때문에 박해를 받았답니다. 문화적으로 다른 색깔 머리카락을 용납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야후 앤서스(answers.yahoo.com)에 올라와 있는 한 글을 보니 금발 머리 돌연변이는 분명 높은 신분의 귀족 집안에 처음 나타났을 것이다.

별난 머리색깔이 이집트에서처럼 탄압을 받지 않고 살아 남은 것을 보면 분명 높은 신분의 부모가
우리 애 머리가 빨간 것은 신이 사랑한다는 징표라고 우겨서 그렇게 됐을 것이란 우스꽝스러운 추측이다.

 

그렇다면 과연 중국과 한국에도 빨강머리, 노랑머리가 있었을까? 있었는데 문화적 탄압 때문에 정통파인 검정머리 등살을 이기지 못하고 유전자의 뒤안길로 사라졌을까?

 

그랬을 것 같지는 않다. 눈 색깔이 그렇듯, 우성 유전자인 갈색 눈이 지배하는 지역에는 파란 눈이나 금발 같은 옅은 색의 변종이 생기기 힘들기 때문이다.



<책 읽는 북손탐의 재밌는 동영상들>






 

Posted by
,

멜라닌 색소 부족해 짧은 파장 빛만 반사하기 때문에
하늘이 파랗게 보이듯 눈 색깔이 파랗게 보이는 것.
파란색 눈 유전자는 열성이라 미국에서 파란 눈 계속 줄어


백인 이야기를 하면서 파란 눈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죠. 보는 사람의 넋을 빼 놓는다는 파란 눈입니다. ‘탐도의 윌리엄도 파란 눈으로 나오죠.

파란 눈은 유럽인, 그 중에서도 핀란드, 발트해 연안의 구 소련 공화국에 많다고 하죠. 북유럽과 동유럽에 파란 눈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과학적으로 말하면 파란 눈은 간단합니다. 전혀 신비로운 현상이 아니에요.


백인 시리즈 1:  백인 처음 생긴 것은 5500년 전?
백인 시리즈 3:  금발은 유럽 백인의 특권?

원숭이도 멜라닌 색소 부족하면 파란 눈 돼

전에 디스커버리 채널인지 어떤 과학 채널에서 원숭이 얘기를 보여 주던데 이 원숭이는 돌연변이로 멜라닌을 생산하지 못해 몸 털이 모두 하얗더군요
. 이렇게 멜라닌을 생산하지 못하는 이 원숭이의 눈이 바로 파란색이었습니다.

인간 사회라면 유일한 흰털에 파란 눈까지 갖췄으니 신비롭다며 난리였겠지만 원숭이 사회에선 전혀 그렇지 않더군요. 털 색깔과 눈 색깔이 다른 원숭이들과는 완전히 다른 이 흰둥이 원숭이는 그야말로 천덕꾸러기였습니다.

또래 원숭이들이 때리고 바깥 쪽으로 밀치고 해서 사육사가 보살펴 줘야 하는 처지더라구요.

갈색 눈은 멜라닌 많이 모든 빛 흡수하기 때문

이렇게 파란 눈이 생기는 원인은 간단합니다. 멜라닌 부족증입니다. 한국인을 비롯한 정상인들은 충분한 멜라닌을 생산하기 때문에 머리도 검고 눈도 갈색이고 그런 거죠.

갈색 눈은 지구상에서 가장 흔한 색깔의 눈입니다. 멜라닌을 정상적으로 생산하는 사람이 대다수이기 때문이죠.

Eiberg H, Troelsen J, Nielsen M 등 학자들은 2008년 학술지 인간 유전학(Human Genetics)’에 발표한 눈 색깔 관련 논문에서 파란 눈을 가진 사람은 HERC2라 불리는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멜라닌 생산이 부족해 파란 눈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멜라닌이 적어서 눈으로 들어온 광선 중 짧은 파장만이 반사되기 때문에 파랗게 보인다네요. 이렇게 짧은 파장이 반사돼 파랗게 보이는 것은 낯 시간에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것과 똑 같은 원리라고 합니다.

갈색 눈은 멜라닌 색소가 풍부하기 때문에 광선 중 짧고 긴 파장을 모두 흡수해 어두운 갈색이 된다는 것입니다.

'멜라닌 부족' 돌연변이는 중동에서 신석기 때 처음 발생

Eiberg H.
등은 HERC2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처음 생긴 시기에 대해 중동 또는 현재의 흑해 부근에서 6,000~10,000년 전, 즉 신석기 혁명 때일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이 한 사람의 돌연변이에서 파란 눈이 퍼져 나갔다는 것이죠.

그래서 파란 색 눈을 가진 사람은 모두 HERC2 유전자 돌연변이를 갖고 있답니다. 이 유전자 변이는 열성이라서 예컨대 갈색 눈의 한국인과 파란 눈의 핀란드인이 결혼을 하면 자녀들 중에는 파란색 눈을 갖고 태어나는 확률이 낮죠.

이런 이유로 미국에서 태어나는 아기 중 파란 눈을 가진 비율을 측정해 보니 유럽인들끼리만 결혼했던 1899~1905년에는 신생아 세 명 중 두 명(57.4%)가 파란 눈이었는데, 외국인 이민자가 들어오기 시작한 1936~1951년 기간에는 이 비율이 33.8%(세 명 중 한 명)로 뚝 떨어졌고, 최근에는 더욱 떨어져 16.6%(여섯 명 중 한 명)로 줄었답니다. (2002Grant MD, Lauderdale DS의 논문)

미국에서는 파란 눈을 찾기가 더욱 힘들어진다는 것이죠.

우생학자들, '세계 파란눈 지도' 만들기도 

그래서 나치가 날뛰던 1930년대에는 백인 종족의 순수성이 하찮은 외국인들 때문에 무너지고 있다며 우생학자들이 전세계 각 국을 파란 눈이 많은 비율로 나눠 표시하는 지도를 만들기도 했다니 참 나쁜 녀석들이죠.

앞에서도 말했지만 파란 눈은 그저 과학 현상 중 하나일 뿐입니다. 파란 눈이 매력적이란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마치 파란 눈을 가진 사람은 우수한 사람이고, 갈색 눈을 가진 사람은 열등한 사람이라고 쳐다보는 태도는 과학적으로 옳지 않다는 것이지요.

백인 얘기를 하면서 피부색, 파란 눈 얘기만 하고 넘어갈 수는 없겠죠. 우리의 귀여운 윌리엄이 찬란한 금발로 나오듯 다음 편에는 금발에 대한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책 읽는 북손탐의 추천 동영상>



Posted by
,

개털 길고 꼬부라지게 만드는 3개 돌연변이 모두 갖고 있어

원래 개는 짧은 털이 기본긴 털, 곱슬털은 돌연변이 결과

 

미국에서 퍼스트 독(First Dog)’이라 불리는 오바마 대통령의 개 (Bo)’는 연구 결과 완전한 돌연변이로 밝혀졌다. 개털의 특징을 결정짓는 3가지 돌연변이를 모두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왼쪽 사진은 '보바마'라는 별명까지 얻은 백악관 강아지의 티셔츠) 
 

미국 인간게놈연구소의 연구진들은 개의 유전자를 조사해 개털에 수많은 종류가 있지만 3가지 돌연변이가 이 모두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들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원래 개가 늑대로부터 물려받은 털은 바짝 깎은 머리처럼 짧은 털이었다. 바셋 하운드나 블러드하운드 같은 개들이 대표적이다. 이런 개들은 태고적 원형 개털을 지니고 있다고 할 만하다.

 

그 외에 길고 곱슬거리는 털을 가진 개들은 모두 개털 유전자에 생긴 돌연변이를 물려받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개털은 종류가 수도 없이 많지만 연구진은 단 3가지 유전자가 개털의 이 모든 변형을 책임지는 것으로 밝혀냈다.

개털을 구성하는 단백질을 이들 유전자가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털이 길어지기도 하고 뱅뱅 휘말리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

 

우선 R-spondin-2라 불리는 유전자에 생긴 변이는 눈썹, 콧수염 부위를 수풀처럼 더북히 자라게 만든다.

이어 FGF5 유전자에 생긴 변이는 개털을 길게 만들고, 마지막으로 개털의 주성분인 케라틴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 개털이 곱슬머리가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세 유전자에 아무런 변이가 없는 오리지널 개는 짧고 빳빳한 털을 갖게 된다.

R-spondin-2
돌연변이를 물려받은 개는 눈썹과 콧수염 부위가 풍성해진다.

 

R-spondin-2FGF5에 모두 돌연변이를 물려 받으면 길고 부드러운 털에 풍성한 눈썹-콧수염을 갖게 된다.

 

이 두 돌연변이 유전자에다 케라틴 돌연변이까지 3가지를 모두 가지면 길고 곱슬거리는 털에 콧수염과 수염까지 풍성한 개가 된다.

그리고 오바마의 개 는 이 세 가지 돌연변이를 모두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는 포투기즈 워터독
(Portuguese water dog) 종자인데, 이 종자는 곱슬머리 또는 웨이브진 머리 두 가지 중 하나를 갖는다고 한다. '보'는 곱슬머리 종자로 3가지 돌연변이를 모두 갖고 있다.

반면 '침대다리 개'라는 짧은 다리를 갖고 있는 닥스훈트(오른쪽 사진) 종자는 짧은 털, 긴 털, 구부러진 털 등 3가지 변형이 있다니, 순종 개를 살 때는 종자마다 다른 이런 털 특징을 알아 둘만 하다. 

순종이 아닌 개는 다른 유전자를 받기 때문에 예컨대 바셋 하운드가 긴 털을 갖는 등 털모양도 달라지게 된다. 

 

Posted b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