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편에 서서 말리지 못한 자신에 대한 자책감 때문

친구가 언어적, 신체적으로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목격한 학생이 괴롭힘을 당한 학생이나 괴롭힌 학생보다 심리적 고통을 더 많이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괴롭힌 학생과 목격한 학생은 음주나 대마초 같은 향정신성 약물 사용을 더 많이 시도했다.

 

영국 브루넬대학 이안 리버스 교수 팀은 12~16세 학생 2002명에게 별명 부르기, 차고 때리기, 나쁜 소문 내기, 폭력으로 위협하기 등 괴롭힘 행동 목록을 제시하고 9주 동안 얼마나 자주 그들이 당했는지, 가해했는지, 목격했는지를 설문조사 했다. 연구진은 또 그들이 우울감, 불안감, 적대감, 열등감 같은 심리적인 증상을 겪는지, 흡연과 음주, 약물복용을 얼마나 시도하는지도 조사했다.

 

그 결과, 대상 청소년의 63%는 친구가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목격했고, 34%는 자신이 괴롭힘을 당했으며, 20%는 다른 사람을 괴롭힌 것으로 나타났다. 여학생은 남학생보다 괴롭힘을 목격한 경우가 더 많았다. 그리고 괴롭힘 현장을 목격한 학생이 괴롭히거나 괴롭힘을 당한 학생보다 심리적 고통을 더 많이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선 연구에 따르면 괴롭힘을 목격한 학생은, 자신이 직접적으로 괴롭힘 과정에 연관되지는 않았지만 희생자 편에 서서 말리지 않았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고 따라서 정신적 고통의 수치도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번 연구를 한 리버스 교수는괴롭힘 현장을 목격한 학생은 앞으로 언젠가 자신도 괴롭힘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걱정하며 이런 생각이 큰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낳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학교에서 괴롭힘 현장을 목격하는 것은 단순한 충격이 아니라 정신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그들은 단지 구경꾼이 아니라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이달에 발행된 학술지계간 학교 심리학(School Psychology Quarterly)’에 발표됐으며 미국 과학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등이 14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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