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더티한 모습 넘버 1 = 앰뷸런스 앞 버티는 승용차

한국인의 꼴불견 베스트 1쯤 되는 게 아마 앰뷸런스에 버티는 운전자의 모습 아닐까 싶다.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생각되는 것은 “도대체 왜 안 비켜 줄까?”다.

앰뷸런스 운전자가 장난을 치는 것 같아서? 장난 좀 치면 또 어떤가? 일년에 길에서 앵앵거리는 앰뷸런스를 도대체 몇 번이나 만난다고 그래, 그걸 못 비켜주고 앰뷸런스 앞을 자랑스레 달려가나 그래? 철면피에 강심장들 같으니라고, 쯧쯧.

길이 꽉 막혔을 때도 미국 차들은 비켜 주려 노력한다. 비켜줄 자리만 있으면 미국 운전자들은 앵앵 소리만 나면 그야말로 필사적으로 비켜 준다. 너무 심하게 비켜 주다가 멀쩡한 차들끼리 사고가 날 뻔한 광경도 목격했었다.

미국에서 운전자의 상식이라면,

앵앵 소리가 난다
→ 바로 사방을 살펴 앰뷸런스의 위치를 확인한다
→ 내 뒤쪽에 앰뷸런스가 있으면 그야말로 내가 할 수 있는 100%를 해서 차선을 비켜 준다,
이런 식이다.

한국 운전자들은 아마도 “야, 앰뷸런스야. 내 옆 차선도 비어 있는데, 니가 차선 바꿔 가며 달리면 될 것 아냐? 왜 존엄한 내가 비켜 줘야 돼”라고 생각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는데, 참 촌냄새 풀풀에다가 비인간성 철철이다.

환자를 싣고 있는 차와 멀쩡한 차 중에서 어떤 차가 차선을 바꾸기 쉬운가? 앰뷸런스에서는 의료진이 안전벨트도 하지 못하고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데, 앰뷸런스가 곡예운전을 하면서 ‘속 내용물’이야 어떻게 되던 말던 달려가야 하는가? 멀쩡한 차들이 비켜 주면 보기도 좋고, 사람도 살릴 수 있어 좋지 않은가?

급기야 나온 아이디어라는 게 서울시가 ‘앰뷸런스 오토바이’를 운영한단다. 앵앵거리며 달려가는 한국 수도 서울의 앰뷸런스 오토바이…. 아 쪽 팔려.

이렇게 살면서도 TV만 켜면 국격이 어쩌저 저쩌고, 더 좋은 대한민국이니 어쩌니 하고 타령이다. 창피하다, 창피해, 정말.

학교에서 왜 그런 교육을 못 시키나? 앰뷸런스에 왜 비켜 줘야 하는지, 앰뷸런스의 1분, 1초가 사람 생명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영어-수학 가르칠 시간도 부족해서? 그래서 이 나라는 미친 나라라는 거다.

교육이라는 게 경쟁이란 측면도 있지만, 경쟁에 앞서 첫 번째는 가르칠 것은 ‘제대로’ 사는 방법 아닌가? 이 ‘제대로 교육’ 부분이 제대로 안 되면 결국 ‘똑똑한 사기꾼’ 만드는 교육밖에 더 되나?

제발 좀 비켜 줍시다. 창피한 것 아니에요, 자존심 상하는 것도 아니에요. 사람 살리는 일이라구요. 앰뷸런스에 자기 엄마, 자기 아버지가 타고 있어도 그렇게 여유롭게 “바쁘면 니가 비켜 가” 할 수 있나요?

제발, 이런 창피한 일부터 추방하고 그 다음에 국격이니, 코리아 브랜드니, 선진국이니, 더 나은 대한민국이니, 이런 얘기를 좀 합시다. 지킬 건 아무것도 안 지키면서 이런 얘기나 하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 미친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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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만 나서면 모멸감 느끼게 만드는 한국의 도로 문화

“건강해지려면 BMW를 하라”는 말이 있다. 버스(Bus) 타고 전철(Metro) 타면서 걸으라(Walk)는 뜻이다.

서울처럼 BMW 하기에 '물질적 조건'이 좋은 곳도 드물다. 전철·버스·마을버스가 실핏줄처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서울의 BMW 하부구조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상부구조, 정신상태는 약간 미쳐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사람을 짐짝만도 못하게 취급하는 '극히 일부' 버스 운전사들


어느 날 저녁, 버스를 타고 운전사 옆의 앞쪽 좌석에 앉았다. 이 운전사는 계속 뭔가 혼잣말을 시부렁거리며 거칠게 운전했다. "저 운전사, 저러다 사고 내겠다"는 생각에 불안했다.

아니나 다를까. 거리의 신호등이 빨간 정지신호로 바뀌었는데도 그 운전사는 더 강하게 악셀레타를 밟았다. 항상 그렇듯.

그 순간, 보행신호로 바뀌는 걸 보고 한 남자가 옆도 보지 않고 도로를 건너기 시작했다. 버스는 간발의 차이로 이 남자를 겨우 비켜가고, 한국의 신호등 체계와 운전자를 100% 신뢰한 이 남자는 생을 마감할 뻔 했다. 우리 모두가 잘 알듯, 한국에서 상시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다. 믿는 놈을 골로 보내는 시스템.....

여러 나라를 가 봤지만 후진국, 미개국 빼고 살만큼 산다는 나라에서, 세계 경제 10위권이라는 나라에서, 스스로 문명-문화국, 선진국이라 생각하는 나라에서, 이처럼 '글로벌 스탠다드'(빨간 불이 켜지면 멈추고, 녹색 불이 켜지면 전진하라는)가 거의 완전히 철저하게 무시되는 나라도 드물다.  

어차피 안 지킬 거면 횡단보도에 칠할 페인트나 아끼던지...

주법이니 건너지 말라는데... 한국에서 이런 표지판 본 적 있나?

한국에서 기가 막힌 것은 횡단보도에서 차와 사람이 마주치면 100% 차가 우선권을 주장한다는 것이다. 이럴 거면 왜 비싼 페인트 값을 들여 횡단보도를 그려 놓는지 모르겠다. 횡단보도든 아니든, 파랑불이든 빨강불이든, 자동차가 우선권을 주장할 작정이라면 왜 비싼 돈을 들여 철마다 횡단보도에 페인트 칠을 하고, 여기저기다 신호등을 설치하는가?
 
그냥 다 아스팔트 빛 차도로 놔두고 사람은 조심해서, 도로의 주인인 차를 피해서
조심조심 길을 건너면 되는 것 아닐까? 횡단보도에 칠하는 페인트 값만 1년이면 수십, 수백억이라는 돈을 쓰는 모양인데, 그냥 돈을 아끼고 그 돈을 사람들에게 나눠 주기나 하지.  

차도만 자동차가 주인이 아니다. 보도도 자동차가 점령한 지 오래다. 인도를 완전히 점령한 차들은 "차도로 내려가 걸으면 될 것 아냐?"라고 보행자에게 명령을 내린다. 서울 거리가 주는 모멸감이다. 

옛날엔 이렇게 인도를 점령하는 차를 단속하더니 이젠 그런 단속도 없다. 모든 인도의 주차장화가 진행된 게 서울이고, 한국이다. 

횡단보도에서 철저히 인권 무시하는 사람들이
입만 열면 '글로벌 스탠더드'


한국 언론들이 특히 입에 잘 올리는 말이 '글로벌 스탠더드'다. 한국 방송이나 신문에서 이 말을 들으면 난 짜증부터 난다.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게 여러 가지 있겠지만, 건널목-신호등처럼 간단하고 세계 모든 사람이 아는 글로벌 스탠더드가 따로 있는지 묻고 싶다.
금융 시스템처럼 엄한 글로벌 스탠더드 말고, 너도 알고 나도 아는 글로벌 스탠더드부터 지키고 나서, 글로벌 스탠더드든, 로컬 스탠더드든 얘기를 하자.  

이런 초간단, 극히 초보 글로벌 스탠더드는 한국에선 제대로 지켜지는 적이 거의 없다. 거의 모두가 이 룰을 어기고 있고, 지키는 사람이 신기할 정도다. 걸을 때는 사람 편이지만, 차만 타면 차 편이다. 

뭐, 이래. 너희들은 평생 차에서 안 내려올 참이냐? 너희들은 평생 운전대에 앉아 있을 참이냐? 그래 제발 그런 원칙을 지켜라. 그래 봐야, 느는 것 뱃살이고 심장병이다.   

당신은 건널목에 사람이 건너려 대기하고 있을 때 차를 세워 줘 봤는가? 아니, 거기까지 바라지도 않는다. 사람이 건너고 있을 때 차를 들이밀며 위협하지 않고 제때 정지해 줘 횡단하는 사람이 편하게 건너갈 수 있도록 배려해 줘 봤는가?

글로벌 스탠더드는 이렇게 간단한 것이건만, 많은 한국인들은 이런 것도 못 지키면서 입으로만('주둥이로만'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국제표준을 말한다. 징그러운 '한국형 글로벌 스탠더드'....

사막 한가운데 '일단 멈춤(Stop)' 표지판을 세워 놓아도, 반경 수킬로 미터 이내 가시거리에 사람 하나 없어도 '지킬 건 지키는' 나라 사람들도 있다. 개인적 경험에 의하면 스칸디나비아 사람들이 그랬다.

거기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한밤중 무인지경일 때는 신호를 좀 어기는 걸 뭐라고 그러는 게 아니다. 적어도 대낮에, 사람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거나, 건너려 기다릴 때는 양보해 줘야 하지 않겠냐는 말이다.

그러나 한국 운전자들은 건너는 사람이 있어도 차 대가리를 들이밀며 밀어 붙이려 든다. 상식없는, 무지막지한 사람들 같으니라고....

걸을 때마다 느끼는 한국의 '힘있는 사람이 다 먹어' 논리

영국의 건널목. (출처=위키피디아)

횡단보도에 대한 '한국적 글로벌 스탠다드'는 힘의 논리다. 논리고 나발이고, 기준이고 룰이고 상관없이, 힘있는 사람이 밀어붙이는 게, 그래서 이기는 게 바로 룰이라는 정글의 논리다.

인권이나 민주주의에 대한 정의도 많고 논란도 많지만, 인권-민주주의는 그냥 간단히 생각해서 '사람이 먼저' '사람이 중요하다'는 믿음이고 일상생활에서 이를 실천하는 것이다.  

한국 사회 그 어디에서, 이런 원칙이 지켜지는지 궁금하다.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를 외친다'고 하지만, 그건 당신의 머릿속 얘기고, 일상 생활에서 한국인은 정말 '사람이 먼저'를 지키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 모두의 이런 인권유린적 태도는 거리에서 바로 확인된다. 

벌건 대낮에, 남들이 다 보는 대로에서 인권유린을 하는 사람들이, 또 '국격'이란 말은 잘 쓴다. 돈 들여 횡단보도 뼁끼 칠 하고, 그 장소를 인권유린 연습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뻑 하면 '한국의 국격이 어쩌고 저쩌고' 떠든다. 우습다.

행인과 소, 자전거와 승용차가 마구 섞여 다니는 인도 거리를 보면서 당신은 '인도의 국격'을 떠올리는가? 이렇게 사는 사람들이 국격이 저쩌고 저쩌고 하면 우습지 않을까? 국격은 뉴욕타임스나 워싱턴포스트가 어쩌다 보도하는 한국에 있는 게 아니다. 바로 우리의 길거리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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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이순신 위로 날아간 스노보드
미국에서도 링컨 위로 스노보드 날 일 있을까


광화문에서 국제 스노보드 대회가 열린 지난 주말, 공교롭게도 평소 거의 안 가는 서울 시내를 토-일요일 내리 이틀 동안 나가게 됐다. 막히는 차, 구경을 하겠다고 몰려가는 인파들….

 

이런 모습을 좋다고 한 사람도 있었다. 이들의 주장은상식을 깨라는 것이었다. 광화문에서 뭘 하면 어떻냐는, 이런 기회에 격을 깨야 한다는 주장이다. 과연 그럴까?

 

이렇게 한번 생각해 보자. 광화문 광장은 우리의 중앙 행정부처들이 모여 있는 곳이며, 조선 왕조의 궁궐들이 있는 자리다. 미국으로 치자면 수도 워싱턴 DC 한복판의 '더 몰(the Mall)'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웅장하면서도 정교한 연방 국회의사당 앞을 동쪽 끝으로 하고 서쪽 끝의 링컨 기념관에 이르기까지 2.5km 남짓한더 몰은 연중 관광객으로 붐비고, 데모 행렬도 연중 활동하는 공간이다.

 

다른 나라는 안 깨는 격을 왜 우리만 깨나

 

이곳은 미국 사람들이 장난스럽게 성조기로 장식한 광대 모자를 쓰고 찾기도 하고, 거의 벌거벗은 몸으로 조깅-산책도 많이 하는 곳이다. 그러나 워싱턴 DC 3년 남짓 살면서 더 몰에서 서커스단 공연 같은 유희성 행사가 열린다는 얘기는 정말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다.

 

미국에도 유명한 서커스단이 있고, 연예-오락 산업이 세계 최고로 발달한 나라지만, 더 몰에서 이런 유희성 행사를 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인구와 건물이 밀집한 워싱턴에서 서커스 공연 같은 큰 공연을 할 때 더 몰처럼 넓고 좋은 장소도 없겠지만 그렇다고 더 몰에서 이런 행사를 하는 일은 없다. 이런 오락 공연을 하기에는 너무 경건한 곳이기 때문이다.

 

한번 생각해 보자. 미국인뿐 아니라 세계인들이 경건한 마음으로 찾는 링컨기념관이나 제퍼슨기념관 위나 옆으로 눈 활강대를 설치하고 스노보더들이 링컨이나 제퍼슨의 머리 위로 날아다니는 광경을. 도대체 그림이 그려지질 않는다.

 

4대 중 한대는 총을 갖고 다닌다는 미국에서, 그리고 경찰도 총을 휴대하는 미국에서, 누군가 이런 실없는 짓을 누군가 한다면 총이 발사될 것 같은 생각도 든다.

 

조중동 중의 한 기자는 신문 칼럼에 썼다. ‘도대체 뭐가 문제냐. 광화문에서 해서 안 될 일이 도대체 뭐냐는 취지의 글이었다. 그리고 그는 묘기를 부리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고 외국인들이 웃음 짓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는 내용을 썼다.

 

그렇다. 외국인들은 광화문 위로 날아오르는 스노보더들이 재미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한 번 물어보자. 외국인이 즐거우면 우리도 즐거워야 한다는 공식은 도대체 언제부터 나온 것인가?

 

한국에서 가장 보기 싫은 장면 중 하나는 백인들이 캔맥주-병맥주를 들고 다니면서 길거리에서 마시는 장면이다. 그들은 즐겁다. ? 자기 나라에서는 철창행을 각오하기 전에는 절대로 할 수 없는 행동을 한국 거리에서는 마음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지나치게 백인 프렌들리한 이 나라 사람들은 백주 대낮에 술을 홀짝거려도 그저 백인이라면 미소부터 날려 준다.

 

국격 걱정하던 그 많던 할아버지들, 다 어디 가셨나

 

그들에겐 너무 재미있겠지만 보는 필자에겐 상당히 치욕적이다. 자기들 나라에서는 도로는커녕, 공원에서도 술을 마시면 안 되는 그들이 광화문에서 맥주캔을 들고 다니면서 과연 이 나라를 그렇게 이 있는 나라로 생각할지, 아니면 도대체 격이 없는 나라로 생각하지는 않을지.

 

도대체 이 나라는 우스운 것이, 광화문에서 시위가 벌어지면 국격이 떨어진다고 그렇게 난리를 치던 할아버님들이, 왜 세종대왕-이순신 위로 스노보드가 날아도 입을 꾹 다물고 있는지 궁금할 뿐이다. 물론, 이들이 생각하는 국격은 고정적인 기준은 없는 것 같다. 그저 싫은 좌파가 하면 뭔 일을 하든 나라 망신시키는 것이고, 돈과 힘을 가진 국가-정부가 하면, 어떤 일을 하던 다 고상하고 숭고하게 보이는 모양이다.

 

보수의 기준은 양심지키기라는데, 도대체 이 나라의 보수는 그런 기준이 있는지, 없는지. 그저 창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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