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혹…

“이것만 사면, 저것만 있으면 난 행복해질 수 있는데…”라면서

쪼가리 물건이라도 사지 않으면 우울해지는 스타일입니까?


요즘 사람들 대부분이 그래요.

예전 7080 세대는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를 술안주 삼아 논쟁을 잘 벌였기 때문에 술값이 많이 들어갔다면,


요즘은 2030이든 4050이든,

뭔가 물건을 사는 게 삶의 중심점이 된 느낌



헌데, 왜 이렇게 물건들을 사대는 걸까요?

부자들도 그렇게 쪼가리 물건 사재기를 하나요?

안 그래요. 부자들은 뭐든 살 수 있는 재력을 갖고 있기에

쇼핑에 그리 목매달지 않아요.

뭐, 이 물건이 없다고 부자가 부자가 아닌 게 되지도 않기 때문이지요.


‘물건을 통한 충족감’을 굳이 느낄 필요가 없는 게 부자들의 특징이기 때문인 듯 하지요.


이건 마치,

돈 없으면 갑자기 배고파 환장하겠는 것과 비슷할 거에요, 아마.

돈 있으면 배가 따끈한데,

돈 떨어지면 금방 밥을 먹었는데도 또 배고파지지요.


요런 현상은, 진화심리학적으로도 해석이 되지요.

긴장하면, 공포를 느끼면

싸우거나 도망가야 하니까(fight or flight)

근육에 힘이 필요하고, 근육에 힘을 저장하면 먹어야 하고…


그래서 마음이 편하지 않으면 자꾸 먹어대서 살이 찐다는 거 아닙니까?

부자는 마음이 편해서 마구 먹어대지 않아도 되니 살이 덜 찌고…



돈도 마찬가지라는 게, 고코로노 진노스케의 당부입니다.

자존감이 없고, 행복감이 없어서, “아, 나는 이 물건, 저 물건이 없어서 불행해. 저것만 사면 행복할 텐데…” 이리 생각하면

자꾸 쪼가리 물건을 쇼핑하게 되고, 힘들게 번 돈은 한 푼도 남아나지 않는다는....



진노스케의 솔류션은 그래서 이겁니다.


“지금 당신은 100% 행복하다고 믿어봐라. 실제로 그렇지 않느냐? 우리 집 고양이는 아무것도 안 해도 잘만 먹고 사는데 왜 우리 사람은 이 고생하면서 살고 또 게다가 자존감-행복감이 없어서 쪼가리 쇼핑까지 해가면서 재벌들에게 돈을 몰아줘야 하냐고요?”라는.



TV와 포털을 뒤덮은 ‘마케팅으로 휘몰아쳐서 돈 쓰게 만들기’에서 빠져나오려면 “난 행복해” “난 완전해”라고 믿는 게 첫 걸음입니다.


TV 광고는 항상 “당신은 이게 부족해. 이것만 사면 당신은 완벽해져”라고 꼬셔서 물건을 사게 만드니까.


하지만 물건을 사서 완벽해본 경험 있어요? 벤츠-BMW 몰면 당신은 완벽한 남자가 되나요? 아닙니다. 주변에 벤츠-BMW 모는 사람들 많지만 다 그렇고 그런 사람들이에요.


물건을 사면 잠시 행복해져요. 하지만 거기까지라는...


그럼, “부자 되려면 먼저 행복해져라”는 고코로야 진노스케의 행복 강의를 들어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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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총장 시절의 정운찬. (출처=위키피디아)


오늘 한겨례 Esc 섹션에 오랜만에 딴지총수께서 나오셔서 ‘각하’에 대한 걸출한 진단을 내놓으셨네요. 누구나 일독 하시기를.

각하는 대타 폴리틱을 사랑해

그런데 총수께서 칼럼 말미에 PS를 하나 남겨 놓으셨네요. 내용인 즉,

‘근데 말이지. 정 총리에 대해선 거꾸로 내가 궁금한 게 있어요. 대체 정 총리에 대해 뭘 알아서 대선 후보로 호감을 가지고 했을까. 그 분이 한 게 없잖아. 물론 공부 잘하셨고 대학 총장 하셨지. 근데 그게 뭐. 그러니 실망할 것도 없다 이거지. 이제야 최초의 정보들이 축적되기 시작한 것일 뿐. 이상.' 

서울대 졸업생 중에서도 학문으로나, 행정-학교경영 능력에서나, 모든 게 뛰어나 총장으로 뽑히시고, 또 그에 힘입어 과거에나 지금에나(지금은 상당 부분 본인 혼자 생각 같기는 하지만) 대선 후보로 꼽히시는 정운찬 총리의 실체가 지금 드러나고 있는 중입니다.

총수님 말대로 ‘이제야 정보가 축적되기 시작한 것일 뿐’이니 앞으로 두고 볼 일이지만 총리가 된 뒤의 성적표만 보면 “이건 아니잖아?”가 더 맞는 표현 같습니다. 

저는 작년 9월25일자 포스팅 ‘서울대→경제학과→미국 박사→교수님→총장님→총리후보 정운찬 신화에 대해’에서
이미 정 총리에 대한 언급을 한 번 했지만, 

최근 정 총리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십니다. 분명 한국 역사-교육 발전에 큰 획을 그으실 것 같으십니다. 그 최대 공로는 바로 ‘서울대 수재도 별 것 아닐 수 있군’이라는, 일반인들은 전혀 몰랐던 팩트를 국민 마음 속 깊숙이, 널리널리 심어 주시는 공로일 것이라고 저는 감히 예상해 봅니다.

여태까지 정 총리의 히트 발언이 많았지만 최고 ‘히트작’은 아마도 지난 1월17일 정 총리가 대전에서 했다는 “(세종시에) 행정부처가 오면 나라가 거덜날지도 모른다”는 발언이 될 것 같습니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지난 2005년 행정중심복합도시법특별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킨 모든 정치인, 그리고 이런 여야 간의 합의를 방치한 모든 국민을 ‘나라 거덜낼 사람들’로 몰아붙이는 망발입니다. 

중간제목:
'나라 거덜낼 법' 만들어질 당시 서울대 총장이시며, 한국 최고의 경제학자였던 분이, 한마디 말씀을 안 하고 계시다가 이제 와서 왜?


그렇다면 그 역시 '나라 거덜낼 사람'?

한국형 수재의 산실, 서울대학교 정문. (출처=위키피디아)


더구나 이 법이 통과될 2005년 당시, 그는 국립서울대 총장이셨고, 한국을 대표하는 경제학자 중 한 분이셨다. 이렇게 막중한 자리에 계신 분이, ‘나라를 거덜낼’ 법이 통과되는 마당에 한 마디도 안 하셨다가, 이제 자기가 정부에 들어가 뭔가를 해야 할 시점에 오니 ‘거덜낼 법’이라는 흑색 선전을 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분은 매우 똑똑하시고, 양파 껍질처럼 까도 까도 또 새로운 껍질이 나와 까는 사람을 놀라게 만드시는 대단히 심오하신 분이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서울대 출신 중에 아주 대단하다는 사람도 실상 별 볼일 없을 수 있구나’라는 교훈을 오래오래 남기실 것 같습니다. 

앞의 딴지총수님 질문처럼 ‘대체 정 총리에 대해 우리는 뭘 알아서 대선 후보로 호감을 가지고 했을까’란 질문에 대한 답이 이제 나오고 있는 것이죠. 그 답은 바로 “우린 아무것도 모르면서 오직 그 사람의 학벌과 직위만 보고 대통령감으로 오해하고, 각 당에서 서로 자기 편으로 끌어당기려고 쑈를 했구나” 하는 것입니다. 

학벌-직위 뒤의 실제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시는
이명박 정권의 슈퍼하이리얼리즘


이렇게 남김없이 까발려 주시는 리얼리즘, 극도의 사실주의가 바로 우리가 이명박 정권에서 누리고 있는 진짜 혜택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학벌-직위에 주눅드는 사회, 그래서 스스로 좋은 학벌-직위를 갖기 위해 목숨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어른들, 자녀들에게 과외를 시키며 역시 좋은 학벌-직위를 갖게 하려 출혈 인생을 살고 있는 한국의 학부모들에게, 이명박 정권의 슈퍼리얼리즘은 정말 큰 역사적 기여를 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학벌-직위로만 사람을 판단하면, 그렇게 판단하는 내가 거덜난다는 역사적 교훈을 더욱더 주시길 이명박 각하께 바라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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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타이틀로 모든 걸 판단하는 한국 사회
내용도 모르면서 '정말정말 대단한 사람'으로 취급했다가
조사하면 다 나오니 차 버리려 하고

한심해서, 고통스러워서 한숨만 나오는
한심한 학벌 사회, 언제나 개혁되려나


청와대-한나라당의 걸작으로 야권을 휘청거리게 만든 것 같던 '정운찬 카드'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예상과 달리 크게 흔들리는 것 같습니다.

 

정운찬 카드를 보면서 생각하게 되는 것은 이 사회의 학벌주의입니다. 정운찬이라는 사람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도, 그가 도대체 무얼 주장한 경제학자였는지, 서울대총장을 하면서 뭘 했는지도 모르면서도,

 

위에서 보여 준 것 같은 '타이틀' 때문에 한국 사람들은 쫍니다.

 

그런데 청문회 같은 걸 하면서 털면 다 나오죠. "그 사람도 그저 그런 사람이고, 크게 다를 바도 없구나" 하는 게.

 

저도 개인적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온 친구를 두 사람이나 알고 있고, 고려대 경제학과 나온 친구도 있고, 연세대 경영학과 나온 친구도 있지만,

 

이 사람들, 그저 사람입니다. 뭐 대단한 천재들 아니에요. , 이런 건 있죠. 꾸준히 노력하면 빛을 보게 되고, 결국 중요한 것은 학벌이 아니라 개인의 노력이라는 걸 저는 알죠.

 

학벌이 좋을수록, 주변 사람들이 공부 잘한다고 격려하고, 본인 스스로, 또 주위 사람들이 "너는 반드시 해낼 거야"라고 합창을 하니 더 열심히 노력은 하죠.

그래서 참 학벌 때문에, "그래도 내가 어딜 나왔는데" 이러면서 피 튀기게 노력하는 사람도 많이 봤습니다.

 

이렇게 노력의 성과로 서로들 성공하면 좋으련만, 한국 사회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우선 그 사람의 타이틀로 거의 99%를 판단하고, 나머지 1%만을 개인적 면담이나, 후보 청문회 등에서 확인하려고 하죠.

 

한국에 대학도 많지만 정 후보가 다른 대학 출신이라면 이렇게들 큰 기대를(그 사람의 진짜 사람됨에 대해서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면서) 걸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 이런 면에서 한심한 사횝니다.

 

스카이가 다 말아 먹으니 스카이만 나오면 다 해결되는 거 같죠? 천만에 말씀입니다. 물론 스카이 나오면 많은 기회가 주어집니다. 타이틀로 먹고 들어가니까.

 

한국이 한심한 사회라는 건 스카이 같은 명문대를 나오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아예 출발선 자체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죠.

 


학벌 내세우는 직원들 혼쭐낸 '국졸' 왕회장
 

스카이 얘기를 하다 보면 돌아가신 왕회장 생각이 납니다. 현대 정주영 왕회장은 잘 아시다시피 '국졸'이죠.

 

그래도 서울대는커녕, 하버드 박사도 왕회장은 부려 먹는다고 현대그룹 회장실 사람이 말해 줍디다. 그의 지배술은 이렇답니다. 연대나 고대 나온 친구가 까불면 호통을 친답니다.

 

"니가 뭘 안다고 까불어! 저기 서울대 나온 친구에게 가서 물어보고 배워!"

 

깨갱 소리 나오겠죠.

 

그럼 그 서울대 출신이 콧대가 높아지겠죠. 그럼 왕 회장은 다시

 

"너 국내 대학 나와서 세계 물정 알아? 까불지 말고 하버드 나온 누구에게 가서 물어보고 배워!"

 

또 깨갱 소리 나오죠.

 

하버드가 까불면

 

"너 한국에 대해 알아? 모르잖아. 저기 서울대 출신에게 가서 물어보고 배워!"

 

오마이갓 나옵니다.

 

 

이렇게 국졸 왕회장은 학벌사회를 시원하게 까부셨답니다.

이 얘기가 말해 주는 것은 이런 측면도 있습니다. 아무리 학벌로 줄 세우기를 해 봐야, 그 줄서기에 서 있는 사람들은 전원이 피로감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줄 서 있는 사람들을 놀릴 방법은 얼마든지 있거든요.

 

이 얘기를 이렇게 들을 수도 있죠. 재벌 회장인데, 그깟 명문대 출신 직원 맘대로 못하겠냐고. 물론 그런 측면도 있죠. 그러나 학벌을 이 정도로 까부술 수 있는 배짱이 있었기에 왕회장이 됐다고 볼 수도 있죠.

 


크게 다를 것도 없는 다 사람들인데, 왜 기회도 안 주려 하나

 

학벌 좋은 사람들, 겉으로 대단해 보이지만 별것 없어요, 진짜.

오히려 외형 타이틀 때문에 마음 고생 많고 진짜
"서울대 법대 나왔기 때문에 성공 못하는"(쓸데없는 자부심 때문에 할 일을 못하는) 케이스를 저는 최소한 두 명은 봤습니다.

 

학벌이 뭡니까? 그저 문제 잘 맞춘 거잖아요? 시험지 문제 맞추는 것 갖고 세상만사를 "니들 맘대로 다 해라"고 내준다는 게 말이 됩니까? 그런데 한국은 지금 그렇게 하고 있죠.

 

예전에 프랑스가 한국 같았다죠. 대학들이 학벌을 이루면서 자리를 지들끼리 나눠먹고 등등.

 

그래서 19685월 혁명 때 파리 대학들을 모아 "지금부터 제비뽑기를 한다, 실시!" 해서,

 

그전에 있던 쟁쟁한 대학 이름을 없애고, 파리 1대학, 2대학 등으로 '숫자 이름'을 갖게 됐다죠.

여기서 1, 2, 3, 4는 좋은 대학 순서가 아닙니다. 그저 제비뽑기한 번호일 뿐입니다.

 

우리 사회도 그런 모습 한 번 봤으면 정말 시원하겠습니다. 학벌 없고, 과외 없어서, 누구나 자기가 하고 싶은 일 열심히 하면 인정받으면서 재미있게 살고,

 

젊은이들은 활달해서 젊은이답게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일을 하고,,,,  등등.

 


한국 공기 뒤덮은 젊은이의 한숨, 도대체 어쩔건데?
 

좋은 타이틀은 다 갖고 계신 정운찬 후보의 자초지종을 보면서

한번 우리 사회의 썩은 환부
, 학벌 문제를 생각해 봤습니다.

 

무서운 건, 사회가 평등해 기회가 골고루 주어질수록

 

학벌이라는 선발 시스템이 공평해질 텐데,

 

우리 사회는 '있는 자식만이 공부를 할 수 있는' 사회를 향해 달려가고 있어 학벌주의를 완전히 망치고 있고,

 

그래서 지금도 심각한 '명문 대학 못 간 젊은이의 한숨' + '명문대를 갔기 때문에 성공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하는 한숨'의 총량이

 

점점 더 커져 가는 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 한국 사회는 정말 한심하면서도 무서버. 


<책 읽는 북손탐의 재밌는 동영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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