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2일 민주당이 당 강령에 이재명 전 당 대표의 ‘기본사회’를 삽입한 것에 대해, 정치 평론가 김준일이 맹렬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는 8월 1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민주당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당이고, 그래서 끝났다”는 것입니다.
특히 그는 국민의힘 당 강령에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기본소득’을 집어넣었지만, 기본소득은 “있는 개념”이고, 그래서 토론이 가능하지만, 기본사회라는 개념은 학문적으로 논의된 적도 없고 단어 자체가 없는 “없는 개념”을 민주당 강령에 삽입했다고 맹비난했습니다.
위 동영상을 보면 김준일의 발언과 그에 대한 최동석 박사의 명쾌한 반론이 재미있게 정리돼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인사조직 전문가인 최동석 최동석인사조직연구소 소장은 하루 뒤인 8월 14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없던 것이 생겨나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라면서, “미쳤나?” “빠가사리 같은 생각”이라면서 맹비난했습니다.
누구 말이 맞나요?
없던 개념인 암호화폐가 생겨서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현상, 그리고 ‘있는 개념’만을 맹꽁이처럼 지키다가 나라를 통째로 이웃나라에 잡아먹힌 조선 사회를 비유로 드는 데 최 박사의 설득력이 있습니다.
또한 김준일 평론가가 기본사회를 비난할 때 동석했던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복지사회도 아니고”라고 웃으면서 발언합니다.
이렇게 묻고 싶군요. ‘복지사회’라는 개념은, 독일의 비스마르크가 1880년대 추진했던 당시에 ‘있던 개념’이었나요? ‘복지사회’라는 개념이 서양 고전에 없다고 해서, 논의조차 해서는 안 된다는 식이 김 평론가의 주장인데, 그게 말이 되는 소리냐는 겁니다.
아이폰 같은 ‘없던 개념’을 만들어 세계를 휩쓸고, 비트코인 같은 ‘없던 개념’을 새로 만들어 세상을 풍미하는 게 부끄러운 짓인가요?
세계가 부러워하는 한국의 국민 건강보험은 1973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시작했습니다. 당시 한국 학계에 전국민 의무 건강보험이라는 개념이 있기라도 했나요?
의사들은 말할 것도 없고, 의료 전문가들은 "의사에게 불리하다"며 전국민 건강보험을 어떻게라도 부숴 없애버려, 의료계 이익을 왕창 키울 수 있는 '민영 의료'로 가려고 계속 작전을 획책 중이잖아요?
사정이 이런데도 김 평론가처럼 "학계에서 충분히 논의되지 않은 정책의 강령 삽입은 부끄러워 망할 일"이라는 비난이 가능한가요?
누가 정말 부끄러워 해야 할지...
국민의힘 당 강령에 기본소득 개념이 들어가는 건 그냥 웃어넘겨도 되지만, 민주당 강령에 기본사회 개념이 들어가는 건 모두가 부끄러워해야 할 현상인가요?
김 평론가는 “민주당의 93%가 이걸 찬성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당의 93%가 맞을지, 아니면 김 평론가가 맞을지, 지켜보면 알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