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이래서 모든 일은 적당히 해야 하는 겁니다.

한나라당을 비롯한 집권 세력이

1. 여론 조작을 적당히만 했어도,

2. 사람들의 입-귀-눈을 적당히만 막았어도

지방선거에서 이런 참패를 겪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결국 이번 선거는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이 압도적으로 우위인 것으로 계속 보도되고 (국민들이 무서워서 자기가 진심으로 지지하는 정당-후보를 공개적으로 내놓고 말하기 힘든 현실이므로)

→ 그래서 노친네들로 대표되는 맹동 보수 꼴통들이 선거에 덜 나가고 (강남구의 투표율이 낮았다는 데서 알 수 있듯) 

위기감을 느낀 젊은 세대들이 대거 투표에 나섬으로써

"거의 완벽한 물갈이"라는 의외의 성과를 거두게 된 것 같습니다.



이런 게 모두 적당히 못하는 '보수 꼴통'들이 만들어낸 상황입니다.

이는 마치 아들에 환장한 사람들(특히 대구 사람들)이 태아감별을 해 딸들을 죽임으로써, 

당장은 여자를 박해하고 남자를 우대한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 여자를 귀하게 만들어, 

여성 상위시대를 만들어낸 것과

마찬가지 현상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이번 선거가 주는 교훈은 그래서 한 가지입니다. 적당히 좀 하세요. 적당히만 했어도 이런 결과 안 나옵니다.

최근 여러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싹쓸이 승리를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적당히 할 줄 모르는 열린우리당'이 있었었죠.

이번 한나라당 참패에는 '적당히 못하는 보수 꼴통들'이 있는 겁니다.


한국 사람들은 아주 뽕을 빼려는 나쁜 버릇을 갖고 있는데,

적당히 하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 이번 선거의 교훈입니다.


<관련 포스팅>

이래도 한국에서(정부 주도로) 하는 여론조사를 믿습니까?

한국 여론조사 결과를 못 믿는 4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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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주는 사람 의도에 맞게' 설문을 짜맞추고
'본심을 말했다가는 치도곤을 당할지 모르는'

 나라에서 여론조사는 하지 않는 게 낫다


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이 거의 싹슬이를 할 것처럼 여론조사 결과가 보도됐었죠.

저는 이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서 지난 5월24일 '한국 여론조사 결과를 못 믿는 4가지 이유'란 포스팅을 올린 바 있습니다.

현재와 같은 한국 상황 (입조심을 하지 않으면 언제 곤욕을 당할지 모르는) 에서 여론조사란 무의미하다는 논지였습니다. 


업체들이 조작하는 여론조사를 어찌 믿나


게다가 여론조사 업체들이 '먹고 살려면' '돈을 주는 쪽에 유리하도록' '설문을 교묘하게 조작해야 한다'는 얘기도 듣던 터라,

어차피 이번 선거를 앞두고 발표되는 여론조사는 거의 완전히 무의미할 것으로 생각했고, 여러 사람들이 그런 사정을 알았으면 해서 그 포스팅을 올렸습니다.
 
오늘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나왔는데, 역시 여론조사와 완전히 다르더군요.

그리고 '믿지 못할' YTN의 출구조사 결과와도 많이 다르더군요. 

이런 차이는 방송 3사 출구조사가 종전처럼 말로 물어보는 게 아니라, 선거와 동일하게 '써서 제출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국의 현실을 아는' 출구조사가 현실을 그나마 비교적 정확히 반영했다고 보여지는군요. 


'본심 말하면 혼날지 모르는 나라'에서 사람들이 사는 방법이란

한국의 이런 현실이 (본심으로 누구를 지지하는지 말도 못하는 상황이) 참 한심하지만, 저는 그래도 오늘 희망을 봅니다. 

이렇게 국민을 무시하고, 괴롭히고, 입과 눈-귀를 틀어막으려는 정당-집권세력을 심판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이 따위 여론조사들은 하지도 말고, 믿지도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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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만한 질문을 물었나?
대답한 사람은 제 정신인가?' 등의
전제조건 충족되지 않는 여론조사 결과는
참고할 필요도 없다


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가 한참입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이 여론조사 결과를 믿는 것 같아 한 마디 하렵니다.

피에르 부르디외 라는 프랑스 학자가 여론조사에 대해 반대하는 이유를 두 가지로 밝혔다고 하네요.(강준만 저 ‘각개약진 공화국’에서 재인용)

그의 의견에 따르면 첫 번째, ‘대답하는 모든 사람이 자격을 갖췄다고 가정하고 물어 그 결과를 집계하는 것’이 여론조사의 문제랍니다. 물어봅시다. 선거 때가 되면 주변 사람들과 정치 얘기를 하게 되지만, 정확한 식견을 가진 사람을 얼마나 만나 보셨나요? 


가난뱅이가 한나라당 지지하는 이상한 나라인데

가난뱅이가 한나라당을 지지하고, 있는 사람이 야당 후보를 지지하는 것 같은 이상한 현상을 볼 수 있지 않나요? 

부르디외의 두 번째 문제 제기는 ‘여론조사는 과연 물을 만한 질문에 대한 합의를 바탕으로 질문을 하는가’라는 것이랍니다. 정말 중요한 문제죠. 

완전히 중립적으로 물어야 하고, 그래서 여론조사를 하면 설문지 내용도 공개가 돼야 하는데, 한국에선 그런가요? 


질문 내용 만드는 게 여론조사 업체의 전문 과목인데, 정말 제대로 만들고 있나? 

대개 거두절미하고, 한나라당 후보 몇%, 야당 후보 몇%, 이렇게 나오잖아요? 세상 모든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데, 여론조사 전문가야말로, 이 아-어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전문가들이 선거철에 돈 받고 여론조사를 하는데, 중립적-객관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리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 아닌가요? 


여론조사 한다고 하면 당신은 대답할 것인가?
아니잖아요? 그런데 왜 믿어?

부르디외는 프랑스 사람이니까 말할 필요가 없었겠지만, 한국에선 더 중요한 문제가 또 있습니다. 여론조사에 과연 솔직히 말하는 한국인이 얼마나 될까 하는 점입니다. 

누굴 찍을 거냐고 누군가 저에게 묻는다면 저는 답을 안 할 겁니다. 괜한 봉변 당하기 싫어서입니다. 물론 터놓고 “난, 무슨 당 찍을 거야”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도 있겠죠. 그런 사람들의 답변만이 사실상 여론조사에 반영되는 것입니다. 

또 여론조사라는 게 이런 측면도 있습니다. 즉 답변과 실제 투표 행동은 완전히 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도 사실 예전에 YS-DJ가 격돌했을 때 친지들과의 모임에선 “DJ가 돼야 한다”고 핏대를 올리다가 막상 투표장에서는 YS를 찍어 지금까지 후회를 하고 있습니다만, 대답과 실제 행동은 전혀 다른 차원이라는 것입니다. 


찍어 놓고도 거짓 대답 하는 게 한국의 분위기인데

그래서 최근 선거에서는 출구조사를 해도 실제 투표 결과는 다르잖아요? 벌써 투표를 한 뒤에도 “누굴 찍었어요?”라는 질문에는 가짜 대답을 내놓는 게 한국 사람들입니다. 왜 그래야 하는지는 다들 알잖아요? 

결국 이상의 내용을 정리한다면 현재 한국에서 진행되는 여론조사를 진짜라고 믿으려면 네 가지 전제 사항, 즉
1. 답변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 답변한 결과다
2. 질문이 객관적이었다
3. 솔직히 대답할 만한 사회적 분위기가 갖춰져 있다
4. 대답과 행동은 일치한다


는 전제조건이 만족돼야 하는데, 제가 보기엔 그 어느 하나도 만족되는 사항이 현재 한국에는 없는 것 같네요. 

그래서 저는 여론조사에 신경 안 쓸 겁니다. 그냥 제가 좋아하는, 좋아할 만한 후보를 찍을 생각입니다. 누굴 찍을 거라고 친지-동료들에게 말할 필요도 없고, 또 설문조사 요원에게는 무조건 “대답하기 싫다”고 할 겁니다. 

많은 분들이 저처럼 행동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여론조사 결과를 믿는다는 건, 우스운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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