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한국의 정식 국호고, 미국으로 치면 USA가 되겠죠. 이런 비교를 한번 해봅시다. 한국에 살면서 "대한민국" 소리를 듣는 빈도와, 미국 살면서 "USA" 소리를 듣는 빈도를.
개인적 경험입니다만, 한국에서 "대한민국" 소리를 듣는 빈도가 미국에서 "USA" 소리를 듣는 빈도보다는 수십배 높은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 듣는 "USA"와 한국에서 듣는 "대한민국"의 빈도 차이
미국 살아도 "USA" 소리 잘 못 듣습니다. 그들이 자기 나라를 말할 때는 그냥 'this(whole) country' 'this nation' 'US' 정도로 그치지, 풀네임인 "USA" 또는 "United States of America"를 말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반면, 한국은? TV-라디오를 켜건, 신문-잡지를 펼치건 온통, 도처에 대한민국입니다.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둥, 한국 사람이 "Korea"라고 말하면 외국인이 "대한민국"이라고 영-한 동시통역까지 하는 등 난리가 아닙니다.
미국에서 "USA, USA" 외침을 들을 기회는 국제 운동경기 중계 정도지만, 한국에선 그저 어디가나 "대한민국"입니다.
10년 전만 해도 대한민국이란 말 그리 많이 안 썼습니다. 그저 우리나라, 한국, 남한 정도가 우리 국가를 표현하는 말이었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풀 네임 국호'를 쓰는 비율에서 한-미가 비슷했지만, 지금 한국은 "대단하다"는 의미를 담은 대한민국을 거의 입에 달고 사는 반면, 미국 사람들은 큰 변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대단하다는 의미를 담아 거의 항상 "대한민국"을 말하고, 더 큰 대한민국(도대체 얼마나 커야 만족할지 모르겠지만)을 만들겠다는 각오가 언론에 난무하는 현상을 한국적 국수주의, 외국에 대한 우월감을 표현하는 현상으로 봅니다.
우월감 좋은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아요. 지나친 우월감은 결국 지나친 열등감이란 동전의 뒷면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보니 한국인은 외국에 대한 우월감과 열등감 사이를 하루에도 수십번씩 왔다리 갔다리 하는 것 같습니다.
성격이 지나치게 침울했다가 갑자기 명랑해지다 하는 걸 뭐라고 그러죠? 전문용어로는 "조울증", 민간 용어로는 "미쳤다"고 그러죠. 전 그런 걸 좀 느낍니다.
"한국은 국수주의 나라"라며 외국인 내쫓는 홍보자료 좀 그만 만들어라
한국 사람들이 이런 국수주의에 얼마나 물들어 있는지는 외국인 얘기를 들어 보면 압니다.
왜, 한국관광공사 등에서 나오는 관광 안내 자료 있잖아요? 반만년 역사를 자랑하고, 태극기가 휘날리며, 우리의 자랑스런 산업단지 사진이 나오는 이런 관광홍보자료를 보면 외국인 중에서 "한국에 가려고 했는데, 가기 싫어진다" 하는 사람도 있어요.
너무 냄새가 난다는 거예요. 국수주의 냄새가. 외국인이 한국에 관광차 오는 건 그저 놀러 오는 거지, 위대한 한국을 보러 오는 게 아닌데, 한국 정부가 만드는 관광자료, 한국 홍보자료는 온통 '대단한 대한민국'을 자랑합니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봅시다. 우리가 중국이나 일본에 놀러가기 위해 팜플렛을 구해 보는데, 거기에 'Japan as No.1'이나 '자랑스런 중국의 동북공정 문화'를 자랑한다면, 거기 가고 싶어지겠어요, 아니면 정나미가 떨어지겠어요?
외국의 관광안내 자료는 이런 정부색을 최대한 지우고, '민간인 색깔'로 홍보자료를 만들려 애쓰는데, 우리는 정부에서 나오는 자료는 말할 필요도 없고, 민간에서 만드는 자료도 '반만년 역사'를 자랑하지 못해 안달입니다.
제발 좀 적당히 합시다. 국수도 어쩌다 먹어야 맛있지 허구헌날 국수만 먹으면 살찌고 영양불균형 생기고, 병 걸려요.
<책 읽는 북손탐의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재밌는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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