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사 결과, 서로 매력 느끼고 결혼 많아
결혼 뒤에는 돈 문제 때문에 다툼 잦아
남녀가 끌리는 조건에는 두 가지 설이 엇갈린다. 서로 비슷한 상대를 찾는다는 설도 있고, 서로 반대되는 성격을 찾는다는 설도 있다.
여성 60명을 상대로 조사하니 말로는 "남자다운 남자"를 좋아한다고 하면서도 실제로 남자의 얼굴 사진을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아주 남자답게'부터 '아주 여자답게'까지 여러 단계로 나눠 포샵 처리한 사진을 보여 주며 고르라고 하니까 자신과 비슷한 남자를 고르더라는 결과다.
이렇게 자신과 비슷한 남자를 고르는 심리를 연구진은 "머리로는 남자다운 남자를 찾지만 실제로 거친 남자 얼굴을 보면 경계심을 느끼게 되고, 반대로 자신과 비슷한 외모에는 경계심을 풀게 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자신과 닮은 남자를 좋아한다는 데에 대해선 유전적 요인도 거론된다. 엄마와 딸은 닮았다. 딸 유전자의 절반은 엄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엄마가 아빠에 이끌려 결혼했다. 엄마가 고른 남자 스타일을 딸도 좋아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그 남자는 사실은 딸과도 닮았다. 왜냐하면 딸의 유전자의 절반은 아빠에게서 온 것이니까.
유명인 중 서로 닮은 커플로는 데이비드-빅토리아 베컴 부부, 탐 크루즈와 케이트 홈즈 부부가 꼽힌다.
여자가 거친 남자를 좋아한다는 설은 특히 배란기에 그렇다는 연구가 여럿 나와 있다. 역시 영국 스털링 대학 심리학과에서 지난 2007년 나온 연구를 보면 여자는 임신 가능성이 낮을 때는 자상한 여성스러운 남자를 선호하고, 임신하기 좋은 배란기에는 각진 남성적 스타일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자의 이런 현상을 미국 텍사스 대학의 진화심리학자 데이빗 버스는 자신의 저서 '욕망의 진화'에서 "유전적으로 열등해 아기를 잘 볼 남자와 결혼해 남편 역할을 시키고, 아기를 배기 좋은 배란기에는 유전적으로 우수한 남자를 만나 수태하도록 여자는 진화됐기 때문"이란 얄궂은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런 해석은 억지가 아니라 실제 유명한 '킨제이 성 보고서'도 아기를 배기 가장 좋은 배란기 때 여성이 외도하는 빈도가 그렇지 않을 때보다 3배나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렇게 여성이 자신과 닮은 남자를 좋아할 때도 있고, 또 반대로 자신과 달리 거친 남자에게 끌릴 때도 있다지만, 그렇다면 돈 쓰는 스타일에서는 어떨까?
소비성향에 대한 남녀의 선호도 관련 연구가 최근 미국 미시간 대학에서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커플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씀씀이가 헤픈 사람과 구두쇠는 서로 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된장녀는 경제관념이 철저한 남자를, 반대로 구두쇠 여자는 손큰 남자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소비 성향에 불만이 많은 사람일수록 자신과는 정반대 소비성향을 가진 이성을 짝으로 선택한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번 실험에서도 또 "말과 실제가 다른" 짝 선택 현상이 나타났다. 소비성향을 기준으로 어떤 이성을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대부분 "나랑 비슷한 사람"이라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의 소비성향을 가진 사람을 선택한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에도 이처럼 부부의 '손' 크기가 다른 부부들이 많은 것 같다. 한쪽이 마구 퍼대는 스타일이면 다른 한쪽은 꼭꼭 잠그는 스타일이고.
반면 소비성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만나면 경제 문제에 대한 트러블이 적어 잘 사는 편이란다. 사실 부부 싸움의 최대 주제는 자녀 문제는 두 번째고, 경제 문제일 때가 가장 많으니까.
이번 연구에서 드러난 재미있는 점은 부부가 둘 다 손이 커 펑펑 써대고 신용카드 빚을 지는 부부가 금슬은 좋은 편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둘 다 펑펑 돈을 써대기 때문에 빚은 늘어나지만 싸움을 별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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