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가 꼭 붙어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면서 우울증 늘어나
몇 년 전 미국 텍사스 주에서 한 백인 어머니가 자녀 다섯 명을 욕조에 넣어 목 졸라 죽인 일이 있었죠. 산후우울증 때문이었습니다. 이 어머니는 “자식들을 구원한다”는 생각에 아이들을 죽였답니다. 끔찍한 일이죠.
그런데 산모가 아기를 안고 젖을 먹이면 이런 산후우울증 증세가 줄어들지만, 분유를 먹이면 심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뉴욕대학 올바니 캠퍼스의 진화심리학자 고든 갤럽 교수는 출산 뒤 4~6주가 지난 산모 50명을 모아 이들을 상대로 산후우울증 증세를 파악하고 모유 수유 여부를 조사했답니다.
그러자 분유를 먹인 산모들에게서 산후우울증 증세가 높게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이런 결과는 남편과의 사이, 나이, 교육, 수입 등과 상관없이 나타났답니다. ‘분유를 먹이면 산모는 우울해지기 쉽다’는 것이지요.
젖 안 먹이는 엄마일수록 "아기 안고 싶어"
그리고 분유를 먹이는 산모는 “아기를 안고 싶다”는 욕망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아기를 낳은 뒤 꼭 껴안고 살을 부비면서 젖을 먹여야 하는 게 인간의 본성인데 그렇지 못하니 산후우울증이 생기기 쉽게 된다는 것입니다.
엄마가 아기를 얼마나 안고 싶어 하는지는 침팬지 연구 등에서 잘 확인돼 있습니다. 제인 구달 박사 등이 밀림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새끼를 낳았는데 새끼가 죽으면 침팬지 어미는 죽은 새끼를 내려놓지 못합니다.
아기를 안아야 한다는 본능 때문에 심지어 새끼가 썩기 시작할 때까지도 안고 다니면서 얼른답니다. 35억 년이라는 장구한 생명의 세월이 만들어낸 강한 모성애죠.
병원에서 아기와 엄마 나누는 것도 산후우울증 악화 요인
이렇기 때문에 병원에서 아기를 낳으면 산모와 아기를 나눠 각기 다른 방에 나눠 놓는 것도 산후우울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고든 교수는 지적했네요.
참 이런 걸 보면 현대의학이 산모와 아기에게 못된 짓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병원에서는 산모를 환자 침대에 눕히고 아기를 받죠. ‘산모=환자’로 여기는 것이죠.
그리고 이런 수평 자세는 중력의 영향을 없애기 때문에 아기를 낳기 힘든 자세라는 점이 계속 지적돼 왔어도 병원의 방식은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또 태어난 아기와 엄마를 분리시킨 뒤 어쩌다 한번씩만 만나게 해 주는 것도 이번 연구를 보면 참 인간 본성에 어긋나는 방식을 택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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