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 생각하느라 잠시 정신 나가기 때문

부정적 생각 순식간에 날리는 효과 발휘


지난 5월9일 미국 대통령 오바마는 기발한 연설로 청중뿐 아니라 미국민 전체를 웃겼습니다. 연설문을 들고 나와 “Good Evening! Pause for laughter(안녕하십니까? 청중이 웃을 테니 잠시 멈출 것)”이라고 지문까지 읽는 듯한 쇼를 해 웃긴 것이죠.


'나는 써 준대로 밖에 못 읽는다'는 바보 행세를 잠깐 해 보인 것입니다.

대통령 같은 사람이 연설을 한다고 하면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한국 사람뿐 아니라 미국 사람도 시쳇말로 쫍니다. 누군들 긴장되는 게 정상이죠.



아이스 브레이킹 기술 좀 배웁시다

이럴 때 미국 사람들이 기막히게 잘 하는 게 있습니다. 바로 오바마처럼 초장에 웃겨 버리는 거죠. 그러면 만장이 “와” 한번 웃고 가벼운 마음으로 연설을 열심히 듣게 됩니다. 이런 걸 아이스 브레이킹(얼음 깨기) 한다고 하죠.


미국 사람들이 대개 아이스 브레이킹을 잘 하지만 못하는 사람도 더러 있습니다. 연단에 오르자마자 지루한 연설을 시작하면 청중은 얼음이 깨지지 않아서 그런지 점점 더 흥미를 잃게 되고 나중에는 연단 따로, 청중 따로 떠드는 현상까지 나타나더군요.


이렇게 허를 찌르는 농담이 분위기를 맑게 하는 이유가 네덜란드 라드바우드 대학 연구진에의해 밝혀졌답니다.


부정적 사진을 보여 주면서 사진에 대한 감상을 듣기 전에 허를 찌르는 농담을 해 주면, 이런 농담 없이 감상을 말한 사람보다 훨씬 덜 부정적인 감상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연구진은 이런 효과가 “기발한 농담을 듣고 ‘이게 대체 무슨 뜻인가?’라고 생각하는 데 완전히 정신을 빼앗기기 때문에 부정적 감정을 순식간에 잊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타이밍 맞춘 기발한 농담의 효과는 다른 걸로 대체 안돼 

농담의 이러한 효과는 다른 말로는 일으킬 수 없답니다. 다정한 말, 긍정적인 말 등은 ‘정신을 빼앗는’ 효과가 없기 때문이라죠.


남자가 여자에게 호감을 살 때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유머 감각인 것도 이런 효과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죠.


물론 ‘웃기는 남자’에 대해서는 제가 알기론 3가지 설이 있습니다.


하나는 유머있는 남자가 여자에게 인기 있다는 것이고(실제 여론조사 결과도 있더군요. 여자들이 남자를 찾는 조건 중의 하나가 유머감각이라는),


두 번째는 개그맨이 웃기고 여자 차지는 꽃미남이 한다는 설이며(개그맨들이 이런 얘기 잘 하죠. 실컷 웃겨 분위기 잡아 놓으니까 여자들은 잘생긴 남자 차지가 돼 있더라는)


세 번째는 웃겨서 좋아하는 게 아니라, 좋아하니까 웃게 된다는(즉, 마음에 드는 남자에게는 그 남자가 입만 움찔해도 여자가 배시시 웃게 된다는) 설 등입니다.


이 세 가지 설 중에 뭐가 맞든 어쨌든 남자가 유머를, 그것도 허를 찌르는 기발한 농담을 타이밍 맞게 구사할 수 있다면 상대방의 정신을 잠시 빼앗을 수 있다니 여러 모로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자학 조크' 할 줄 아는 그 날까지

연애는 그렇다고 치고, 우리 정치인들은 도대체 언제나 이런 아이스 브레이킹 기술을 배우려나?


이명박 대통령도 허구헌날 “본인은 이렇게 생각합니다”라며 끝을 내리는 우울한 멘트 좀 그만 하고 자기 자신에 대한 조크(자기 별명도 언급하면서 “제가 그렇게 보입니까”라든지)도 써 가면서 좀 아이스 브레이킹 좀 하시면 안 될까요?



<책 읽는 북손탐의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재밌는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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