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악당은 착한척하고, 착한듯한 사람이 못된짓 할까?

좋은 사람으로 알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못된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지요. 예컨대 평소엔 너무나 예의 바르던 사람이었는데 운전대만 잡으면 난폭 운전을 하는 경우입니다.

 

종교인들도 이런 짓을 잘하죠. 너무 경건한 말씀만 하시던 분이 테이블 아래로 돈다발을 센다거나, ‘이상한 짓을 하다가 들켜 여관 창문으로 뛰어내리는 것 같은 행동입니다.

 

이럴 때 우리는 그럴 사람이 아닌데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지, 즉 그럴 사람이 아닌데 왜 그런 짓을 하는지를 심리학적으로 밝힌 연구가 미국에서 나왔습니다. 미국의 명문 노스웨스턴 대학에서입니다.

 

스스로를 선의 화신이라 생각하면

 

연구진은 가설을 세웠습니다. 나쁜 놈이 착한 일을 하고, 착한 놈은 나쁜 일을 할 것이라고. 즉 스스로를 아주 아주 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갑자기 나쁜 짓을 할 때가 있고, 반대로 스스로를 악당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어쩌다 한 번은 관대한 행동을 하지 않고는 못 배길 것이란 가설이었습니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 46명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필체 연구소에서 조사를 한다고 속이고는 글을 쓰게 했습니다. 단 조건이 있었죠. 한 그룹에게는 친절하다, 돌봐주다, 관대하다, 정직하다 같은 착한 말을 반드시 넣어 쓰도록 했고, 다른 그룹에는 이기적이다, 잔인하다, 속인다 같은 나쁜 말을 넣도록 했습니다. 비교를 위해서 세 번째 그룹에게는 책, , 집처럼 선악 판단과는 아무 상관 없는 말을 넣도록 시켰습니다.

 

글짓기를 시키면서 연구진은 또 다른 주문도 했습니다. “글을 쓴 뒤 최고 한도 10달러 이내에서 기부를 하실 수 있으니 기부하고픈 액수를 써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아주 재미있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부정적인 단어를 쓰며 글을 쓴 사람들의 기부액 평균이 5달러로 가장 높았습니다. 중성적 단어로 글을 쓴 사람은 평균 3달러를 기부했고, 착한 단어만 쓴 사람들은 단 1달러만 기부했습니다.

 

자신에 대해 부정적 감정 가진 사람이 기부는 더 많이

 

즉 착한 단어만 골라 쓰면서 스스로 착한 사람이 됐다고 느낀 사람은 막상 기부해야 할 순간이 오자 나는 착한 사람인데 뭐라면서 기부액이 짜진 것이고, 나쁜 단어를 쓰면서 스스로에게 부정적 감정을 느낀 사람들은 그래, 쓸 땐 써야지라는 기분이 들면서 최고액 기부를 하게 됐다는 결론입니다.

 

연구진은 약간 조건을 달리 한 실험도 추가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참가자들에게 당신들은 어느 공단의 공장장들이다. 아주 돈이 많이 드는 공해 방지 필터가 있는데 당신들 공장장들은 비용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필터 가동을 60%만 하기로 약속했다고 상황을 부여했습니다. 그리고는 앞 실험에서처럼 각자가 스스로에 대해서 긍정적 또는 부정적으로 생각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스스로 착하다고 생각하면 거침없이 나쁜 짓

 

그리고 당신은 그 비싼 공해방지 필터를 얼마나 돌릴 것인가?”라고 물었답니다. 그러자 역시 마찬가지로 부정적 기분에 있는 사람이 손해를 보더라도 73%까지 돌리겠다고 크게 마음을 쓴 반면, 자신을 도덕적이라고 생각하도록 유도된 사람들은 “55%만 필터를 돌리겠다고 말했다는 군요. 스스로를 가장 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공해방지 노력에서는 못된 짓을 당당하게 한다는 결론입니다.

 

이 실험에 대해 연구진은 이런 결론을 내렸습니다. “착해지는 것은 힘들고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한 분야에서 자신이 아주 양심적이고 좋은 일을 많이 했다고 스스로 자신하는 사람들은 다른 분야에 가서는 좀 악한 일을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연구진은 이런 비유도 했습니다. “비행기가 너무 높이 올라가면 비행기 운전하기가 힘들어진다. 이럴 때 해결책은 아래로 내려가는 것 말고는 없다. 반대로 비행기가 너무 낮게 내려가도 사고가 난다. 유일한 해결책은 어떻게든 올라가는 것이다.”

 

인간의 가슴 속에는 대개 이런 도덕심의 절대 기준이 있기 때문에 악한 짓을 많이 한 사람은 착한 짓을 하고 싶어지고, 착한 짓을 스스로 많이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악한 짓을 좀 해도 문제가 없다고 느낀다는 해석이지요..

 

-----토 나쁜 짓, 일요일 두 손 모아 기도

 

이런 착한 짓, 나쁜 짓 얘기를 하다 보면 요즘 한국 사회를 시끄럽게 만드는 이상한 사람들 생각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못된 짓만 하면서 스스로는 국민에게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이상한 사람들입니다.

  

이 실험을 보면 차라리 마음 속으로 나는 좀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오히려 행동에서는 선한 행동을 할 가능성도 있는 것 같습니다. 스스로를 도덕의 화신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못된 짓을 태연하게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입니다만, 재미 한인의 거의 대부분이 교회를 다니는데, 교회 안 다니는 극소수 또는 소수의 불교도 중에서는 극악무도한 파렴치범이 잘 안 나오는 반면, 교포 사회에서 날고 기는 사기꾼들은 대개 일요일마다 열심히 교회에 다니는 분들입디다.

그들의 드높은 사기 심리, 즉 월-----토요일에는 사기를 치고 일요일에는 경건하게 두 손 모아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이마에 땀방울이 많이 맺혔었습니다만, 이 논문을 읽어 보니 왜 그랬는지 이해도 가는군요.

 

나쁜 놈이 착한 척 하고, 착한 놈은 못된 짓을 태연하게 한다는 사실은 해방 이후 한국의 대통령들 면면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나요? 이제 우리도 좀 제대로 알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 착한 사람입니다라고 나서는 사람을 조심해야 한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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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욕의 대상으로 볼 뿐, 사람이 사람 볼 때의 뇌작용 안 일어나

벗는 계절이 돌아왔네요. 여름이 되니 여자들의 복장이 시원시원해져서 좋습니다.

이제 수영장이나 해수욕장에 가면 손바닥만한 천으로 중요 부위 세 군데만 가린 ‘비키니 여체’를 보게 됩니다.

벗은 여자의 몸, 보기 좋습니다. 겨울에는 느낄 수 없는 여름의 맛이죠. 그러나 올 여름 비키니를 입을 작정인 여성들은 남자가 비키니 입은 여자를 볼 때 우선 느끼는 감정에 대해 알면 더 좋겠죠.

지난 2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 과학진흥협회(American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 학술대회에선 한겨울에 때 아니게 비키니 관련 논문이 발표됐답니다. 발표자는 명문 프린스턴대학의 심리학과 교수 수전 피스키(Susan Fiske)였습니다.

 

사람을 물건으로 보는 희귀한 현상 발견

그녀는 이성애 남자 12명에게 비키니를 입은 여자 또는 제대로 옷을 차려 입은 여자의 사진 여러 장을 0.2초라는 짧은 시간 동안 보여 주면서 뇌 활동을 관찰했답니다.

놀라운 것은 이 남자들이 비키니 입은 여자 사진을 볼 때는 뇌에서 ‘사람이 사람을 볼 때’ 일어나는 반응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바라볼 때는 소위 말하는 ‘마음의 이론(theory of mind)'이라는 작용에 따라 뇌의 특정 부위가 활성화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저 사람은 지금 나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할까”처럼 상대방의 마음을 생각하는 작용입니다.

이런 작용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비키니 입은 여성을 사람이 아닌 ‘물체’로 본다는 것이지요. 남자들은 비키니 입은 여자가 성적으로 놀아달라고 초대한다고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었으며, 그러면서도 상대를 사람이라기보다는 성욕을 풀 물체로 생각한다는, 즉 상대방의 마음을 생각하는 뇌의 기능을 잠시 정지시킨다는 것이지요.

사람이 사람 사진을 보면서도 상대를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는 뇌 반응이 관찰된 것은 이것 말고 딱 한번 있었다고 하네요. 마약 중독자 또는 길거리에서 자는 더러운 홈리스의 혐오스러운 사진을 보여 줬을 때뿐이랍니다.

 

비키니 보면 남자는 뭔가 하고 싶어진다

피스키 교수가 발견한 또 하나 중요한 사항은, 비키니 입은 여자 사진을 볼 때 남자들은 ‘나는 잡는다, 나는 밀어댄다, 나는 조정한다’처럼 ’나는~‘으로 시작하는 문장들을 연상한다는 것입니다. 비키니 사진을 보는 순간 뭔가 동작을 하길 원한다고 해석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피스키 교수가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자 학술대회장에서는 “여자는 남자의 몸에도 관심이 있지만, 남자의 사회적 지위나 능력에 더 관심이 많으니까 자기 차 문을 열고 서 있는 남자 사진을 보여 주면서 여자에게도 동일한 반응이 나오는지, 즉 여자도 남자를 물건으로 보는지 실험해 보면 어떠냐”는 제안도 나왔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그녀는 “그런 실험을 해볼 필요도 없다”고 잘라 말했답니다.

그녀 대답 왈 “여자는 항상 저 남자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또는 나의 어떤 부분에 관심을 갖고 있을까 생각하면서 남자에 맞춰 주려고 하기 때문”이랍니다. 명답입니다.

비키니 입고 몸매 자랑하는 여자분들, 자신감 넘쳐 보기 좋습니다. 단, ‘늑대’들의 첫 반응은 ‘따끈따끈한 육고기가 어서 드셔 달라고 나왔군’이라는 것이니 유념할 만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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