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욕의 대상으로 볼 뿐, 사람이 사람 볼 때의 뇌작용 안 일어나
벗는 계절이 돌아왔네요. 여름이 되니 여자들의 복장이 시원시원해져서 좋습니다.
이제 수영장이나 해수욕장에 가면 손바닥만한 천으로 중요 부위 세 군데만 가린 ‘비키니 여체’를 보게 됩니다.
벗은 여자의 몸, 보기 좋습니다. 겨울에는 느낄 수 없는 여름의 맛이죠. 그러나 올 여름 비키니를 입을 작정인 여성들은 남자가 비키니 입은 여자를 볼 때 우선 느끼는 감정에 대해 알면 더 좋겠죠.
지난 2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 과학진흥협회(American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 학술대회에선 한겨울에 때 아니게 비키니 관련 논문이 발표됐답니다. 발표자는 명문 프린스턴대학의 심리학과 교수 수전 피스키(Susan Fiske)였습니다.
사람을 물건으로 보는 희귀한 현상 발견
그녀는 이성애 남자 12명에게 비키니를 입은 여자 또는 제대로 옷을 차려 입은 여자의 사진 여러 장을 0.2초라는 짧은 시간 동안 보여 주면서 뇌 활동을 관찰했답니다.
놀라운 것은 이 남자들이 비키니 입은 여자 사진을 볼 때는 뇌에서 ‘사람이 사람을 볼 때’ 일어나는 반응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바라볼 때는 소위 말하는 ‘마음의 이론(theory of mind)'이라는 작용에 따라 뇌의 특정 부위가 활성화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저 사람은 지금 나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할까”처럼 상대방의 마음을 생각하는 작용입니다.
이런 작용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비키니 입은 여성을 사람이 아닌 ‘물체’로 본다는 것이지요. 남자들은 비키니 입은 여자가 성적으로 놀아달라고 초대한다고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었으며, 그러면서도 상대를 사람이라기보다는 성욕을 풀 물체로 생각한다는, 즉 상대방의 마음을 생각하는 뇌의 기능을 잠시 정지시킨다는 것이지요.
사람이 사람 사진을 보면서도 상대를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는 뇌 반응이 관찰된 것은 이것 말고 딱 한번 있었다고 하네요. 마약 중독자 또는 길거리에서 자는 더러운 홈리스의 혐오스러운 사진을 보여 줬을 때뿐이랍니다.
비키니 보면 남자는 뭔가 하고 싶어진다
피스키 교수가 발견한 또 하나 중요한 사항은, 비키니 입은 여자 사진을 볼 때 남자들은 ‘나는 잡는다, 나는 밀어댄다, 나는 조정한다’처럼 ’나는~‘으로 시작하는 문장들을 연상한다는 것입니다. 비키니 사진을 보는 순간 뭔가 동작을 하길 원한다고 해석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피스키 교수가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자 학술대회장에서는 “여자는 남자의 몸에도 관심이 있지만, 남자의 사회적 지위나 능력에 더 관심이 많으니까 자기 차 문을 열고 서 있는 남자 사진을 보여 주면서 여자에게도 동일한 반응이 나오는지, 즉 여자도 남자를 물건으로 보는지 실험해 보면 어떠냐”는 제안도 나왔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그녀는 “그런 실험을 해볼 필요도 없다”고 잘라 말했답니다.
그녀 대답 왈 “여자는 항상 저 남자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또는 나의 어떤 부분에 관심을 갖고 있을까 생각하면서 남자에 맞춰 주려고 하기 때문”이랍니다. 명답입니다.
비키니 입고 몸매 자랑하는 여자분들, 자신감 넘쳐 보기 좋습니다. 단, ‘늑대’들의 첫 반응은 ‘따끈따끈한 육고기가 어서 드셔 달라고 나왔군’이라는 것이니 유념할 만 하겠네요.
<책 읽는 북손탐의 재밌는 동영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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