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남' 채동욱, 올때나 갈때나 한결 “국민이 원하는 검찰”




궁금한 마음에 채동욱 검찰총장이 취임한 지난 4월 4일자 기사들을 들춰봤습니다.
 
나오더군요, 당시 그의 별명이. ‘파도남’이라고.
 
뜻은 “파면 팔수록 미담만 나오더라”였습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한 말입니다.
 
당시 검찰개혁이 전 국민적 화두가 돼 있었고, 대선 당시에도 박근혜-문재인 양 진영이 모두 검찰개혁을 약속한 만큼, ‘적 진영의 초대 검찰총장’에 대해 민주당 쪽에서 얼마나 파들어 갔겠습니까. ‘위험한 검찰총장’이 들어서면 민주당 사람들의 목덜미가 서늘해진다는 위기감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민주당 법사위 소속의 박범계 의원이 한 말이니, 파들어 갈 때마다 나오는 미담에 놀랐다는 반증이 되겠습니다.
 
‘파도남’은 이번에 제대로 파였습니다. 그 자신의 표현에 따르면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영문도 모르는 혼외아들”에 대해서였습니다.
 
사실, 조선일보의 ‘혼외아들’ 보도가 나온 뒤 그의 첫 반응은 “잘 모르겠는데요”였습니다. 아니, 당신의 혼외아들이 문제됐는데 잘 모르겠다니? 정말로 그런 일이 없다면 반응이 “절대 아니다”가 돼야 할 텐데, “잘 모른다”니?
 
그의 이런 첫 반응은 의혹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발뺌 소리로 들렸기 때문이죠.
 
그러나, 그 뒤 그의 발언은 점점 더 당당해졌습니다. “절대 아니다. 유전자 검사를 받겠다” 등으로….
 
국회 법사위 소속의 서영교 의원(민주당)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채 총장은 정말로 처음에는 뭔 소리인지 몰라 모르겠다고 했다고 하더라’는 요지의 사정을 전했습니다.
 
여기서 한 번 생각해봅니다. 입장을 바꿔 나에게 숨겨놓은 아들이 있고, 그게 국내 최대 일간지의 1면 톱기사로 들통이 났다면, 나의 첫 반응이 “이게 뭔 소리지?”가 될 수 있을지를….

 
“언제까지 일하게 될지 모르겠지만…”이라며 취임했던 파도남
 
취임사에서 그는 ‘국민이 원하는 검찰'이 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뉴시스의 4월 4일자 기사가 전하는군요.
 
13일의 금요일 그가 검찰을 떠나면서 남긴 말에도 똑같은 말이 나옵니다. “사랑하는 검찰 가족 여러분, 국민이 원하는 검찰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로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소중한 직분을 수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예수가 처형되기 전에는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인간들
 
철학자 스피노자의 최대 고민 중 하나는 이런 거였다지요. ‘그 자신이 신이라는 예수는 신이라는 사실을 굳이 인간들에게 증명하지 않았다. 인간들이 알아듣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지금 내 옆에 또 예수가 나타나도 아마 나를 포함한 인간들은 그를 신으로 인지하지 못할 것이고, 반드시 또 이상한 사람이라며 쳐죽일 것이다’라는 고민이었답니다.
 
결국 스피노자의 고민은 ‘인간은 항상 일이 끝나야, 뒤돌아보고서야 그 의미를 알게 된다’는 점이었다는 소리지요.
 
채 총장이 취임할 때 했던 ‘국민이 원하는 검찰’을 그냥 공치사로 들었던 우리 국민은 이제 검은 파도가 지나간 다음에야 그 말의 의미를 비로소 알게 됩니다.
 

13일의 금요일에 웃은 사람들, 피멍든 ‘궁민’들
 
‘국민을 위해, 국민만 바라보고 일하겠다’던 파도남 총장은 그간 국정원 대선개입, 전두환 추징금 환수, 대통령 인척(5촌 조카)-후원자(근혜봉사단 전 회장) 구속 같은 굵직한 일들을 벌여 놓고 떠나갔습니다.
 
서영교 의원은 채 총장이 취임 때 “언제까지 일하게 될지 모르지만…”이라는 단서를 붙였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을 위해 일하면 반드시 검정 파도가 덮치리라는 걸 알고 있었다고나 할까요?
 
채 검찰총장을 날려버린 13일의 금요일, 황교안 법무부장관은 미소를 띠며 퇴근했지만, 국민(요즘엔 ‘궁민’으로도 많이 쓰이더군요) 가슴엔 피멍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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