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와 달리 시간 지날수록 "잘 싸웠다" 생각
집착 정도에 따라 자기도 모르게 기억내용 달라져
연인 중에는 “이 사람이 없으면 안 돼”라며 상대방에 집착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그와는 반대로 “사랑은 하지만 나는 나고, 너는 너”라며 좀더 독립적인 관계를 원하는 경우도 있다.
상대방에 집착하는 정도는 큰 말다툼을 한 뒤 태도가 변하는 양상을 보면 어느 정도 알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네소타대학, 텍사스 A&대학, 캘리포이나 스테이트 대학의 공동 연구진은 젊은 커플을 여럿 모아 이들 커플끼리 중요한 문제로 논쟁을 시킨 뒤 그 논쟁의 기억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측정했다.
연구진은 우선 커플들을 모아 두 사람 사이에 가장 긴장도가 높은 문제점 두 가지를 뽑아낸 뒤 이 두 가지 문제를 놓고 말다툼을 하도록 했다.
말다툼을 하는 과정을 제3자의 공정한 판정자가 지켜보면서 논쟁 중에 상대를 얼마나 배려하는지, 얼마나 냉담한 태도를 보이는지를 측정했다.
그리고 논쟁이 끝난 직후에 각 연인에게 자신의 논쟁 중 태도에 대해 말해 달라고 했다. 이어 연구진은 1주일 뒤에 다시 이들을 불러내 “1주일 전의 말다툼에 대해 지금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다시 말해 달라”고 했다.
그러자 묘한 결과가 나타났다. 논쟁이 끝난 직후에 “난 이랬다”고 한 대답과, 1주일 뒤에 “난 논쟁 당시 이랬다”고 대답한 내용이 약간씩 달라져 있었던 것이었다.
"이 사람 아니면 안돼" 집착할수록 싸움의 기억을 더 많이 바꿔
상대방에 대한 집착이 강한 연인은 불과 1주일 전 일인데도 불구하고 그새 논쟁 중 자신의 태도에 대해 말다툼 직후에 했던 대답보다 1주일 뒤에 논쟁 중 자신이 상대방을 더욱 배려했었으며, 논쟁을 함으로써 두 사람 사이가 더 가까워졌다고 대답했다.
반면 독립성을 중요시하는 연인은 더 차갑게 변한 편이었다. 그들은 논쟁 직후 했던 답변에 비해 1주일 시간이 흐른 뒤 한 답변에서 논쟁 중 상대방을 더 차갑게 대했다고, 그리고 상대방과의 거리감도 더 멀어진 것처럼 느끼는 것으로 대답했다.
즉, 상대방에 집착하는 연인은 일주일 사이에 “싸움 때문에 두 사람 사이가 더 가까워졌다”고 여긴 반면, 독립성을 중요시하는 연인은 논쟁 당시를 더욱 더 차가운 시선으로 보게 된다는 결과였다.
이런 결과에 대해 연구진은 “사람들은 평소의 자기 소망에 따라 인간은 과거의 일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해석하면서 기억 내용을 왜곡시킨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심리 과학(Psychological Science)’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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