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보니 가수 김범수 씨가 밤길에 여자 뒤를 쫓아가며 발소리를 일부러 빨리 해 앞서가는 여자가 비명을 지르게 하는 장난질을 예전에 했다고 밝혀,
 
"시절도 수상한데 분별없는 소리를 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군요.

기사 원문:
심야 길가던 여성을… 김범수, 성폭력성 발언 ‘시끌’


이런 얘기를 들으니 예전에 미국에서 봤던 섬뜩한 독자투고 한 구절이 생각나는군요. 잊을 수 없는 한 구절입니다.

지난 2002년 미국 워싱턴 DC 인근에서 왜 백주 대낮에 차 트렁크에 숨어 사람들을 저격했던 '스나이퍼' 묻지마 연쇄 살인사건이 있었잖습니까? 그때 정말로 워싱턴 인근에서는 난리가 아니었다고 하더군요. 제 친척도 하나 워싱턴 인근에 살았었는데...

그리고 그때 워싱턴포스트인가 하는 신문에 한 여성의 독자 투고가 실렸는데, 테러의 공포에 벌벌 떠는 남성들에게 이렇게 일갈한 내용이었습니다.

"일상 속의 테러가 얼마나 무서운지 이제야 남자들은 아는 것 같다. 여자들은 평생을 이런 공포 속에, 즉 언제 어디서 테러를 당할지 모른다는 공포 속에서 산다"는 짧은 글이었습니다. 

여자들이 무서움 잘 탄다고 깔보시는 남자 분들, 

워싱턴에서처럼, 그저 아무나, 무차별로 쏴 죽이는 테러를 당하면 사람은 거의 미칩니다. 

그런데, 여자들은 일상적으로 이런 경험에 노출되잖아요? 그래서 이 독자투고 여성은 '여성에 대한 상시 테러리즘이 얼마나 무서운지 이제 남자들도 알테니 제발 해결 좀 해 봐라"고 따끔하게 한 마디 한 것입니다. 


힘좋고 능력있는 남자 여러분들. 상대 여자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사랑할 생각이 아니라면, 그저 놀래킬 목적으로 장난치지 맙시다. 


어둑한 골목길에서 마주치면 장난치지 말고 일찌기 남자가 길을 비켜 줘
여자가 조금이라도 마음 편히 지나가도록 배려해 줘 봅시다. 엘리베이터에서도 여자랑 둘이 타면 그저 잠깐 멀리 쳐다봐 주면 여자가 좀 더 편안해 합니다.


민주화니 인권이니가 별거 아니잖아요? 너도 나도 다 같은 인간이란 생각으로, 조금 떨어지는 사람도, 약한 사람도 살 권리를 보장해 주면서, 다 같이 살자는 게 민주주의-인권 아니겠습니까?   




추가:   아래 '흐음'님이 왜 여성 우대가 민주화인지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셔 나름 댓글로 답변을 하긴 했으나,

다른 사람이 쓴 글도 참고하셨으면 해서 여기다 링크 달아 놓습니다.
지난 3월8일 캐슬린 스티븐슨 주한미대사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중앙일보에 쓴

'여성 지위는 국가 건전성 척도'  

라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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