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구진 "신진대사 빨라지고, 포만감 호르몬 더 많이 나와"


한라산(해발 1,950m)이나 지리산(1,915m)처럼 높은 산 위에서 생활하면 살이 저절로 빠진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독일 뮌헨대학의 플로리안 리플 교수 팀은 평균 체중 105kg의 비만 남자 20명을 모아 해발 2650m의 산악 지대에서 2주를 보내도록 했다.

산에 올라가기 전에 연구진은 이들이 식사를 얼마나 하는지, 운동은 얼마나 하는지를 미리 측정했으며, 산 위에 올라가서도 생활 태도를 절대로 바꾸지 말고 평지에서 하듯 생활하도록 했다.

2주간 평소 똑 같이 생활했는데도 1.5kg씩 빠져

이들이 2주 동안 머문 시설은 냉방이 된 연구시설로, 연구진은 실험 참여자들이 등산을 하거나 해서 평지에서 더 많은 칼로리를 소비하지 못하도록 했다.

실험 결과는 놀라웠다. 그저 평소처럼 먹고 걷고 행동했을 뿐인데도 체중이 평균 1.5kg 정도씩 줄어들었다. 이 같은 체중 감량의 원인을 연구진은 두 가지로 해석했다.

하나는 고산지대에서는 산소 농도가 낮기 때문에 신진대사가 더 왕성해지므로 평지에서와 똑같이 움직여도 더 많은 칼로리가 자동적으로 소비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원인은 포만감을 느끼도록 하는 렙틴(leptin) 호르몬의 양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실험 참여자들의 몸에서 렙틴 호르몬 양을 측정했는데, 고산지대에서 렙틴 호르몬의 양은 늘어났다. 렙틴 호르몬이 많으면 포만감을 느껴 배고픔을 덜 느끼게 된다.

이런 호르몬의 영향 탓인지, 산 위에서 실험 참가자들은 섭취 칼로리가 하루 평균 734칼로리 줄어들었다.

고산지대의 영향으로 신진대사는 더 빨라지고 식욕을 덜 느끼니 저절로 살이 빠지는 현상이다.

이전에도 산악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비만도가 낮다는 연구는 있었지만 그런 연구들은 등산 또는 산악자전거처럼 격한 신체활동을 동반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특별한 신체활동을 추가로 못하도록 금지한 이번 연구와는 다르다.


평지 내려온 뒤에도 4주간 다이어트 효과 지속

연구진은 하산 한 뒤 4주간 이들의 몸 변화 상태를 추적했는데, 고산지대에서의 유익한 체중감량 효과가 평지에서도 4주간 어느 정도는 지속되는 것으로 관찰됐다.

평지로 돌아오면 바로 원래 상태로 돌아갈 것이라는 연구진의 예측과는 달리, ‘고산 다이어트 효과’가 지속되는 현상이었다. 

이 연구의 한계라면 참가자가 20명으로 너무 적다는 점이다. 그러나 리플 교수는 “희박한 산소, 렙틴의 증가가 체중감소 효과를 올렸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진짜 의미는 다이어트를 위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리플 교수는 “현재 말할 수 있는 것은, 살을 빼고 싶다면 휴가를 바닷가로 가지 말고 산으로 가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비만(Obesity)’ 2월4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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