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을 창시한 찰스 다윈을 괴롭힌 문제가 몇 가지 있었죠. 그 중 하나가 눈입니다. 진화를 통해 생겨났다고 하기엔 너무 정교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창조론, 지적 설계론 따위를 주장하는 눈 먼
사람들은 눈처럼 복잡한 기관은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이 아니면 아무도 못 만들었을 게 분명하다는 뜬금없는 주장을 아직도 하고 있죠.

눈의 진화에 대해서는 많은 게 밝혀져 있지만 국립호주대학 의대의 트레버 램(Trever Lamb) 교수가 가장 오래된 과학 학술지라는 영국의 철학 회보(Philosophical Transactions) 최신호에 눈의 진화에 대한 자신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5억년 전 눈 생기기 시작해 1억5천년 전 완성

그는 논문에서 눈의 전 단계라고 할 수 있는 빛 감지 세포생긴 것은 5억 년 전이며, 현재의 인간 같은 눈이 완성된 것은 1억5천만 년 전"이라며 "3억 이 넘는 장구한 세월 동안 진화를 거쳐 사람 눈 같은 정밀 구조가 완성됐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지구상 동물의 눈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사람 눈처럼 렌즈를 갖고 있는 카메라식 눈이며, 다른 하나는 파리 눈처럼 수많은 낱눈이 모여 만들어지는 겹눈(compound eye)입니다.

사람과 같은 눈이 생기게 된 계기를 램 교수는 "5억년 전쯤 겹눈을 가진 포식자를 피해 민달팽이 같은 동물이 깊은 물 속으로 숨으면서 처음으로 렌즈식 눈이 생겼고 설명합니다. 파리 같은 눈을 가진 괴물을 피해 물 속 깊이 들어가는 과정에서 다른 형태의 눈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겹눈 괴물' 피하다 생겨난 사람 같은 렌즈식 눈

빛을 감지하는 단백질인 로돕신(rhodopsin, 視紅素)에는 c-opsin과 r-opsin이 있는데 c-opsin은 렌즈식 눈에, 그리고 r-opsin은 겹눈에 주로 쓰인다고 합니다.

겹눈의 r-opsin은 어두운 환경에 맞도록 재조정되려면 빛이 비춰 줘야 하지만, 렌즈식 눈의 c-opsin은 빛이 없어도 화학적으로 주변 밝기에 맞도록 재조정이 가능하답니다.

겹눈을 가진 괴물을 피해 깊은 물 속으로 들어간 우리의 선조 동물들은 c-opsin을 이용하는 렌즈식 눈을 진화시켰기 때문에 겹눈 괴물들을 피해 살아 남을 수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램 교수는  “어두운 물 속에서는 렌즈식 눈이 겹눈보다 우수했기 때문에 우리 선조들이 멸종하지 않고 살아남아 렌즈식 눈이 계속 진화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겹눈 괴물'을 피해 깊은 물로 도망간 주인공은 먹장어 같은 동물로 추정합니다. 먹장어는 깊고 어두운 바다에 살며 눈이 없빛을 느끼는 머리에  두 개 습니다.


5살짜리 칠성장어의 깜짝변신에서 진화 엿볼 수 있어

빛 감지 띠로 밤인지 낮인지, 계절은 뭔지 정도만 알 수 있을 뿐 눈이라고 할 수 없는 정도입니다. 그래도 먹장어는 이런 빛 정보를 토대로 짝짓기 등을 한답니다.

먹장어비슷하면서도 다른 칠성장어란 물고기가 있습니다. 칠성장어는 태어나서 다섯 살 때까지는 먹장어처럼 빛 감지 띠’밖에 없지만 다섯 살이 되면 홀연히 진짜 눈이 생겨납니다. 그야말로 장님이 눈을 뜨듯 번쩍 눈이 생기는 것이지요. 

램 교수는 칠성장어의 이런 변화가 진화의 순간을 재현하는 것으로 봅니다.


"창조론-지적설계론, 눈 갖고 장난 그만 좀 쳐라"

처음엔 그저 빛을 감지하는 띠 정도에서 렌즈, 각막, 렌즈 조정 근육, 시신경 등을 갖춘 완전한 눈으로 진화하는 데 3억년이 걸려 지금으로부터 1억5천만 년 전쯤에는 렌즈식 눈이 일단 완성됐으며, 워낙 잘 진화된 눈이기 때문에 지난 1억5천만 동안 큰 변화 없이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눈은 썩어 없어지므로 화석으로 남을 수 없죠. 뼈 같이 화석이 남는 부위는 진화의 증거가 있지만 눈처럼 화석이 남지 않는 부위는 항상 논란이 있기 쉽습니다. 창조론자들이 눈을 예로 들어가며 신이 만들어냈다는 이론도 아닌 그저 주장을 하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램 교수의 연구처럼 유전학, 분자생물학 등을 이용한 연구은 눈의 진화사를 척척 밝혀내고 있습니다.

램 교수는 사람 눈이 3억 년에 걸쳐 진화한 증거를 찾을 수 있다이제 더 이상 창조론자들이 눈을 갖고 장난을 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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