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자면 잠 설쳐 건강 해치고

상대방 잠버릇에 시달리면서 애정도 나빠지기 쉬워

 

며칠 전 박명수의 '두데' 고민상담 코너에 나온 얘기를 어느새 영국 연구진이 받아 연구 결과를 발표했네요.

 

그때 고민상담 코너에서 신혼 4개월째라는 한 처자는 오빠를 사랑하지만 오빠의 잠버릇 때문에 새벽 4-5시만 되면 꼭 깨서 잠을 설쳐요라고 호소했죠.

 

그래서 청취자들이 짧게 사랑하고 따로 자라” “이층 침대를 사라” “운동을 하고 잠에 골아 떨어져 남편이 뭘 하든 깨지 않으면 된다등 여러 아이디어를 냈었죠.

박명수도 난 처음부터 침대를 두 개 붙여 놓고 편안하게 잔다고 자랑하기도 하고
.


 

두 사람 동침하면 어린이 침대에 몸 구겨 넣고 자는 격


남편의 잠버릇 때문에 잠을 설친다는 이 신혼 색시의 고민은 많은 사람을 웃겼지만, 영국 노포크 앤 노위치 대학병원은 이 처자처럼 사랑하기에 동침하기’ 때문에 잠을 설치는 사람이 많으며, 건강까지 해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진은 20~49세 커플 40명의 손목에 측정기를 달아 잠자는 동안 얼마나 뒤척거리는지를 측정했답니다. 그 결과, 혼자 잘 때 뒤척이는 횟수보다 파트너와 함께 잘 때 뒤척이는 횟수가 두 배나 많았다고 합니다.

 

옆 사람의 코골이, 이갈이, 그리고 옆 사람이 화장실 갈 때 저절로 잠이 깨기 때문이란 것이죠.

 

더군다나 아무리 더블 침대라고 해도 두 사람이 자기에는 좁은 공간이랍니다.

 

연구진은 더블 침대의 폭은 1.4m 정도로 두 사람이 누우면 두 사람 사이에 남는 공간은 기껏해야 23cm 정도밖에 안 된다이 정도 공간은 어린이용 싱글침대에 어른이 누워 자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밝혔습니다.

 

사랑의 징표로 커플이 한 침대에서 자지만 사실은 두 사람이 모두 좁은 어린이용 침대에서 자면서 잠을 설치고 있었다는 것이죠.


 

수면부족으로 심장병-우울증 생기고 상대방도 미워져


이렇게 좁은 더블 침대에서 둘이 자는 것은 잠만 설치게 할 뿐 아니라 수면부족으로 심장병, 우울증 같은 병이 생기게 할 수 있어 더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잠을 제대로 충분히 못 자면 몸에 여러 이상이 생기면서 병이 생기기 쉽고, 게다가 잠이 부족하면 살이 푹푹 찌게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죠.

 

또 상대방의 코골이, 자다 일어나 부시럭거리기 등에 시달리면서 서로의 애정에도 금이 갈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지적입니다.

 

"따로 자는 것에 대해 미안해 할 필요없다"


결국 부부 또는 커플이기 때문에 한 침대에서 꼭 껴안고 자는 것은 잠들 때는 좋을지 몰라도 전체적으로 수면과 건강, 애정까지 망치기 쉽다는 것이죠.

 

이 연구를 진행한 교수는 부부가 침대를 따로 쓰는 것은 부부 사이가 나쁜 징표처럼 인식되고 있지만 사실 건강에 가장 좋은 것은 자기 침대에서 혼자 자는 것이라며 파트너가 기분 상하지 않도록 침대 사용 방법에 대해 진지하게 의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침대 두 개를 붙여 놓고 쓰는 하찮은 방법이 국제인증을 획득하는 순간입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에서 열리는 과학 페스티벌(British Science Festival)에서 발표됐답니다. 과학 축제에서 이런 게 발표되니 역시 과학은 우리 몸에 좋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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