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학자 “개는 양자강 남쪽에서 처음 가축화,
쓰레기 먹으러 온 늑대를 사람들이 키워서 먹은 듯”
개의 발상지는 지금으로부터 1만6천 년 전쯤 양자강 남쪽 딱 한 군데이며, 당시 중국 사람들이 쓰레기를 주워 먹으러 사람 근처로 다가온 늑대를 유인해 개로 가축화시켰으며, 가축화시킨 목적은 개를 잡아먹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의 페터 사볼라이넨 박사는 중국 연구진과 함께 개 유전자를 분석해 늑대가 개로 가축화된 것은 양자강 남쪽이며, 한 마리가 아니라 대량으로 가축화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학술지 ‘분자생물학과 진화(Molecular Biology and Evolution)’ 최근호에 밝혔습니다.
그는 지난 2002년에도 “개의 원산지는 중국”이란 논문을 발표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더욱 자료를 보강해 더욱 정확한 데이터를 내놓았다고 합니다.
그는 이번 논문에서 “개의 원산지는 양자강 남쪽 딱 한 곳으로 보이지만 한 마리가 아니라 최소한 수백 마리가 거의 비슷한 시기에 개로 길들여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여러 자료를 인용해 “중국에서 처음부터 사람이 먹기 위해 늑대를 개로 가축화된시킨 것 같다”는 가설을 내놓습니다.
늑대가 식물성 먹이도 먹기 시작하면서 개로 사육돼
우선 중국에서는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개고기를 계속 먹어 왔다는 사실이 밝혀져 있습니다.
또한 원래 늑대는 100% 육식동물이지만 먹이 공급이 힘들어지면 식물 음식도 먹는 것으로 드러나 있다는 군요.
1995년 늑대가 식물성 먹이도 먹을 수 있다는 논문이 발표됐고, 이탈리아 늑대의 경우 개발로 서식지가 좁아지자 인가로 내려와 버려진 스파게티 등으로 전체 먹이의 60~70%까지를 충당한다는 사실도 밝혀져 있답니다.
이런 사실을 근거로 사볼라이넨 박사는 “먹을 것이 없어진 늑대가 인가로 내려와 쓰레기를 뒤지기 시작했으며, 이 과정에서 사람을 보고도 도망가지 않은 순한 늑대를 사람들이 개로 가축화시킨 것 같다”고 추정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궁금해 하는 것은 늑대를 개로 바꿀 때 사람들이 뭐를 노렸을까 하는 것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만6천년 전이라면 사람들이 수렵-채집 생활을 접고 농사를 짓기 시작할 때입니다.
고기를 먹기 위한 것 이외에 무슨 목적이 있었을까?
나중에 유럽에서는 개가 소나 양 떼를 모는 몰이꾼 노릇을 했지만 당시 중국에서는 개의 이런 역할이 필요 없었을 것이라는 거죠.
그러면 남는 것은 “늑대를 개로 바꿔 먹다 남은 음식을 주면서 기른 뒤 고기를 먹기 위해서였지 않겠느냐”는 가능성이라는 것입니다.
늑대가 고기만 먹을 때는 ‘고기를 먹으려 고기를 먹이는’ 방식에 의미가 없지만, 늑대가 식물성 먹이를 먹기 시작하면 육용 동물로서의 가치가 생기게 된다는 주장입니다.
물론 사볼라이넨 박사는 어디까지나 가설로 “개는 처음부터 육용이었다”는 의견을 내놓습니다. 이를 증명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개의 원산지는 중국이고, 중국 사람도, 그리고 한국 사람도 ‘첫 개’부터 먹어 왔다는 소리를 듣고 보니 어째 으스스하군요.
개의 출발이 식용이었다면 현재 한국이나 중국에서 개를 먹는다고 전세계인들이 난리를 치는 게 과연 합당한 것인지, 또는 반대로 먹어 왔다고 계속 먹는 게 과연 잘 하는 일인지 등등의 궁금증이 생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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