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수화물-고단백 식단의 체중감량 효과, 미국에서 증명
저지방 식사 한 10대보다 고기 주로 먹은 10대 살 더 잘 빠져

한국인의 비만도가 날로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살을 빼려면 역시 빵과 밥 같은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또 나왔다. 이번 연구는 고도 비만인 10대 청소년을 상대로 한 것이었다.

미국 콜로라도대학 소아과 낸시 크렙스 교수 팀은 정상 체중보다 1.75배나 더 나가는 심가한 비만 청소년(평균 연령 14세) 46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13주 동안 한 그룹(24명)에는 고단백질에 탄수화물은 적은 식단을, 다른 그룹(22명)에게는 저지방 식단을 섭취하도록 했다.

그 결과, 고단백-저탄수화물 그룹 청소년들은 평균 13kg을 감량했지만 저지방 식단 그룹은 7kg 감량에 그쳤다.


청소년에 고단백 식단 줘도 부정적 효과는 없어

그간 영양학 전문가들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고단백-저탄수화물 다이어트를 적용하는 데 소극적이었다. 왜냐하면 고기를 위주로 하는 고단백 식단은 고지방 식단이 되기 쉽기 때문이었다.

의학자들은 고단백 식단을 섭취하느라 섭취한 지방이 청소년들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골밀도를 낮추고 성장을 방해할 것을 우려했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 고단백 식사를 해도 이런 부정적 효과는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단백 식사 그룹에서 키 성장, 골밀도, 콜레스테롤 등 여러 신진대사 측면에서 나쁜 영향은 관찰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두 그룹 모두에서 나쁜 저밀도(LDL) 콜레스테롤은 줄어들고 심혈관 건강에 좋은 고밀도(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높아지는 좋은 영향이 관찰됐다.


식단 적용 뒤 9개월 동안 다시 살찌지 않아

이번 연구는 고단백 식사를 할 경우 자연스레 함께 섭취하게 되는 동물성 지방이 생각보다 그리 나쁜 효과는 끼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일부 증명한 셈이다.

이런 결과를 토대로 연구진은 “의료진의 감시 아래 고도비만 청소년이 고단백 다이어트를 하면 좋은 건강 상태를 유지하면서 살을 빨리 빼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실험에 참가한 청소년들의 줄어든 체중은 식사 조절 뒤 9개월이 지나도록 계속 유지돼 요요 현상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단백 식단은 인체의 근육을 유지-성장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 몸에 근육이 많을수록 기초대사량(가만히 있어도 소비되는 칼로리의 양)이 높아져 다이어트에 더 유리한 것으로 그간의 실험을 통해 밝혀져 있다.


고단백 식단은 배고픔에 시달리지 않아도 돼

그간 '고단백 식사'를 추천해온 전문가들은 "고단백 식사를 하면서 운동을 곁들이면 몸무게는 그대로라도 몸의 구성 성분이 지방질에서 단백질로 바뀌면서 더욱 건강해지고 기초대사량을 높일 수 있어 장기적으로 다이어트 효과를 지속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는데, 이런 사실 역시 이번 연구에서 증명된 셈이다. 

고단백 식단이 좋은 점은 식사량을 크게 줄이지 않고 단백질을 위주로 섭취하므로, 기아감(배고픔)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는 측면도 있다.    

이번 연구를 보면 쌀밥, 국수, 과자, 빵 등의 탄수화물 섭취량이 서구인보다 많은 한국인에게도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소아과 저널(Journal of Pediatrics)’ 최신호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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