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는 갈등 초래' 답변, 20년 전보다 30% 늘어나

"잘못된 정치가 종교 이탈을 부추겨"


한국 기독교의 ‘고향’은 미국이죠. 미국발 기독교가 선교사를 통해 한국 땅에 뿌리내렸기 때문입니다. 

지구상에서 종교가 부흥하고 신자가 늘어나는 나라는 이슬람 국가를 빼놓고는 ‘종교 대국’ 한국과 미국이 유일한 것으로 아는 경우가 많지만 미국에서도 드디어 종교 인구가 줄고 있다는 따끈한 뉴스가 10일 날아 왔네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미국 사회학 대회에서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캠퍼스 사회학과의 마이클 하우트, 클로드 피셔 두 교수가 “종교를 믿는 미국인 숫자가 줄고 있다”고 10일 발표한 것이죠.

미국만 쳐다보면 뭐든지 해결되는 걸로 아는, 종미(미국에 종속되고자 하는) 보수주의 기독교인에게는 좀 뜨악한 결과겠지만, 어쨌든 이 두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확실히 줄고 있답니다.

종교의 해악, 이제 겨우 눈치채기 시작했나?

우선 미국인들은 2008년 조사에서 종교에 대한 강한 반감을 보여 줬다고 합니다. 10년 전인 1998년 조사 때만도 조사 대상의 3분의 1만이 “종교는 평화보다 갈등을 불러온다”고 대답했지만, 2008년 조사에서는 그 숫자가 3분의2로 크게 늘었답니다.

종교가 입으로는 평화를 외치지만 결국 종교 때문에 역사적으로나 현재나 엄청난 인간들이 죽고 있다는 사실을 미국인들도 드디어 눈치 채게 됐나 봅니다.

두 교수는 이처럼 종교를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이 늘어난 이유를 “정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의 지지를 업고, 미국의 이른바 빨간 주들(해안 지방을 제외한 미국의 중앙부 주들. 대개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해안 도시들에 뒤져 있으며, 보수적인 경향이 강함. 대개 공화당 지지이기 때문에 공화당의 당 색깔을 따라 ‘빨강색 주’로 불림)의 열화 같은 성원 아래 집권한 '불싯 부시'(Bull Shit Bush)가 이라크 전쟁을 일으키면서 미국 경제를 완전히 결딴 낸 효과가 크겠지요.

한국도 정치탓 기독교 쇠퇴할 가능성 높아

현재 양상대로만 간다면 우리 한국도 ‘정치의 영향으로 기독교가 가라앉을’ 가능성이 매우 높겠죠?

이렇게 종교의 해악을 눈치 챈 사람이 늘었다고는 해도 미국은 아직도 종교적 색채가 강한 나라라는 사실은 이번 연구에서 또 드러났습니다.

“신이 있다고 믿는다”고 답한 비율이 20년 전인 1988년이나 2008년이나 똑 같이 93%로 높게 나온 것이죠.

그러나 분명한 차이도 관찰되고 있답니다. 신의 존재는 믿지만 그렇다고 특정 교회에 소속되기를 거부하는 ‘비종파적 종교인’의 숫자가 늘고 있다는 것이죠.

신 믿어도 교회 안 나가는 미국인 증가 추세

두 교수는 “종교에는 두 가지 특징이 있는데 하나는 신을 믿는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교회에 나간다는 것”이라며 “신을 믿기는 하지만 교회는 나가지 않는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이런 추세가 90년대 이전부터 시작됐으면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부모들이 ‘무교회’ 또는 ‘비종파’를 견지하는 부모 밑에서 자라는 자녀들이 늘고 있어 탈종교화는 계속 될 것이란 전망이지요.

유럽에 이어 이제 미국에서도 탈종교가 늘어나면 이제 기독교를 지키는 유일한 '신의 땅'은 한국만 남으려나 모르겠네요. 그때까지 한국의 맹렬 기독교인들이 '나라를 들어 하늘에 바치는' 짓이나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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