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말의 화약 발명가 최무선(탄생 연도 불명확~1395)이 각종 포를 제작해 왜구를 물리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고 하지만, 옛날 대포를 보면 궁금해지는 사항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포탄의 정체죠. 요즘 폭탄은 목표물에 닿는 순간 무섭게 터지면서 살상력을 발휘하지만 옛날 포탄이라야 그저 철 덩어리인데, 폭발하지도 않는 이 철 덩어리가 얼마나 피해를 끼쳤을지 궁금하기 때문이죠.

 

예컨대 이순신 장군이 철 포탄을 쏴 적함을 맞춰도 퍽 구멍이나 뚫리고 마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아예 구멍도 뚫리지 않고 튕겨 나올지 등등이 궁금한 것이지요.

 

그런데 마침내 이런 의문이 풀렸다는 외신이 15일 따끈하게 날라 왔습니다.

이스라엘 하이파대학 연구진이 한 대포 실험 업체의 자금 지원을 받아 옛날 배와 똑 같은 나무 구조물을 만들고
, 옛날 식 철덩어리 포탄을, 옛날 대포가 내는 속도에 맞춰 발사해 봤더니 영락없이 배 옆면이 뽀개지면서 심대한 타격을 받더라는 것입니다.


 

철포탄 속도 느릴수록 더 큰 충격 안겨

 

실험진은 정확한 실험을 위해 아주 면밀한 계산을 했다고 합니다.

실험진은 1966년 이스라엘의 아크레 항 앞에서 발견된 침몰선(18세기 말 침몰한 것으로 추정됨) 유해를 토대로 동일하게 두꺼운 나무 구조물 5개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침몰선의 유해 부근에는 철 포탄도 함께 발견돼 포탄에 맞고 침몰한 것 아니냐는 추정을 받아 왔답니다.


위 사진이 이 배의 잔해이며, 아래 사진은 이 배에서 발견된 옛날 포탄 두개 입니다. (사진 출처: 하이파대학)

 

연구진은 현장에서 발견된 포탄과 똑 같은 재질과 무게로 포탄을 만들었습니다.

문제는 어느 정도 속도로 이 철 포탄을 날려야
18세기말 상황을 재현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죠. 그래서 연구를 통해 당시 대포는 철탄을 초속 100~500m 속도로 날렸다고 계산한 뒤 이 범위 안에서 포탄을 날려 봤답니다.

 

재미있는 것은 철탄의 속도가 느릴수록 더 대미지가 크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철탄의 속도가 느릴수록 배의 나무는 더 큰 에너지를 흡수하면서 더 산산조각 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배 옆면이 산산조각이 나면 승무원들은 타격을 받고 배는 가라앉게 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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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개는 사람 이용해 먹고 사는기생 동물'?"이란 글이 Daum View에 실려 논란을 빚은 적이 있습니다. 사람이 개를 기르는 게 아니라 개가 사람을 이용해 놀고 먹는다는 글이었습니다. '기생동물'이라고 표현한 이유지요.

 

개는 동물 중 유일하게 사람의 심리를 읽을 줄 알아 사람이 알아서 먹이를 갖다 바치도록 만든다는 글이었습니다. 당시 이 글에 대해서는 "개를 괴롭히는 것은 사람인데 무슨 소리냐" “그런 부림은 얼마든지 받겠다라는 댓글이 여럿 달렸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고양이가 사람을 부려 먹는 데 천재라는 논문이 나왔네요.

 

영국 서섹스대학의 카렌 매컴(Karen McComb) 교수는 '현대 생물학(Current Biology)' 714일자에 발표한 논문에서 '고양이가 평소의 조용한 그르랑거리는 소리에 사람의 신경을 자극하는 외침 소리를 교묘하게 섞어 놓음으로써 자신이 원하는 먹이를 주인이 가져다 주도록 시킨다'고 했습니다.

 


'부모의 본능'을 이끌어내는 고양이의 소리

매컴 교수는 포유류의 소리 커뮤니케이션이 전공 과목이라는데 어느 날 자기 고양이가 내는 소리에 자신이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먹이를 가져다 주는 걸 발견하고는 놀랐답니다
. 그래서 자기 고양이가 내는 소리를 자세히 들어봤더니 먹이를 갖다 달라고 시킬 때 내는 소리가 아주 독특하더랍니다.

 

고양이가 내는 소리는 크게 두 가지랍니다. 하나는 기분 좋을 때 내는 낮은 그르랑 소리, 다른 하나는 날카롭게 외치는 소리랍니다. 그런데 이 두 소리 중 하나만 내면 사람이 잘 안 움직인답니다. 특히 날카롭게 외치는 소리를 계속 내면 주인이 침대에서 쫓아내 버리죠. 시끄럽다고.

 

그런데 기분 좋은 듯 그르랑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그 중간중간에 살짝살짝 외치는 소리를 섞어 넣으면, 주인은 고양이가 기분 좋다고 생각했다가 바로 긴장하게 되고 고양이에게 신경을 쓰게 된다는 게 매컴 교수의 발견입니다.

 

그리고 고양이의 이런 소리는 아기가 엄마에게 뭔가를 해 달랄 때 내는 소리와 아주 흡사하답니다. 새끼가 불편하다는 소리를 내면 뭔가를 해 주지 않고는 못 배기는 사람의 본능을 고양이가 이용한다는 것이지요.

 


주인과 단 둘이 사는 고양이가 주인 잘 부려먹어

매컴 교수는 다른 고양이 소유자들도 이런 경험이 있는지 물어봤더니 다 그렇다고 말하더라는 겁니다. 그래서 교수 팀은 기술진을 데리고 녹음에 나섰는데 실패했답니다. 주인하고 둘만 있을 때는 그르랑+외침소리를 내던 고양이들이 낯선 사람이 나타나니까 모두 입을 닥치더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매컴 교수는 할 수 없이 각 고양이 주인에게 소리를 녹음해 달라고 시켰답니다. 그리고 그 녹음 소리를 여러 실험 대상자에게 들려 주면서 어떤 기분이 드냐고 물어봤답니다. 그랬더니 대부분 사람들이 그 그르랑+외침소리가 가장 기분 나쁘면서 긴박하게 들린다고 대답했답니다.

 

연구진이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그르랑+외침소리에서 외침부분을 빼내 들려 줬더니 이런 반응, 기분 나쁘게 긴박하게 들린다는 반응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매컴 교수는 특히 주인과 둘이 사는 고양이들이 이 소리를 잘 낸다가족과 함께 사는 고양이는 그르랑+외침 소리의 효과가 가족 중 어떤 사람에게는 통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통하지 않기 때문에 잘 쓰지 않고 그냥 야옹거리기만 한다고 말했습니다.

 

고양이가 야옹 소리로 사람을 홀려 일을 시킨다니 왠지 오싹한 기분이 드네요.

 


남자는 개, 여자는 고양이 좋아하는 이유

고양이와 개는 애완동물계의 투 톱이죠. 대개 남자들은 개를 좋아하고 여자들이 고양이를 좋아한다죠. 왜 그런지 아십니까? ‘털 없는 원숭이(The Naked Ape)’란 국제적 베스트셀러를 쓴 영국 옥스포드대학의 데스몬드 모리스 교수는 개, 고양이, 말 등에 대한 여러 책들을 썼는데, 그 중 개와 고양이에 대한 책을 보면 분석이 잘 돼 있더군요.

 

남자가 개를 좋아하는 것은 개나 남자나 다 조직의 세계에 살기 때문이랍니다. 상명하복, 의리로 뭉친다, 집단행동 등이 인간의 수컷과 개에게 공통되는 점이죠.

 

반면 여자가 고양이를 좋아하는 이유는 고양이의 독립성 때문이라는군요. 고양이는 가끔 사람에게 등을 비비는 등 친근한 행동을 하지만 철저하게 혼자서, 독립적으로 사는 동물입니다. 주인이 뭐라 하건 말건 자기 하고 싶은 대로 사는 동물이라는 것이죠. 많은 사회적 제약 속에 사는 여자들은 고양이의 이러한 독립 정신에 끌린다는 겁니다.

 

서양에서는 남자들 중에서도 예술가처럼 독창적인 사람들이 고양이를 좋아한다고 모리스는 밝혔습니다.

 

가끔 고양이들이 밤새 우는 소리를 들으면 , 애기가 우는 것처럼 잘도 운다싶어서 머리가 쭈삣 서기도 하는데, 바로 그런 소리를 교묘하게 이용해 고양이가 주인을 마음대로 조종한다니,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 저는 괜히 역시~”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고양이를 키우시는 분들은 매컴 교수의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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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거리는 금속 근육사용

 

잠자리, 모기, 거미, 파리. 적진에 몰래 침투해 도청하고 촬영하면서 임무를 완수한다는 이른바 곤충 로봇모델이 만들어진 곤충들이다.

 

미국의 CIA와 유럽의 첩보 기관들은 이런 로봇곤충 개발 작업을 1970년대부터 계속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이번에는 로봇 박쥐가 등장할 차례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농구로 유명한 University of North Carolina와는 다른 대학) 연구진은 무게 6그램에 손에 쏙 들어갈만한 초소형 로봇 박쥐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개발하고 있는 것은 이른바 MAV(micro-aerial vehicle: 초소형 비행체) 프로젝트의 하나로, 박쥐가 선택된 것은 날아다니는 동물 중 박쥐의 비행이 최고의 민첩성, 유연성, 경제성을 보이기 때문이란다.

 


현존 동물 중 최고 비행 실력 보유자는 박쥐

 

박쥐는 날개를 아래위로 휘저으면서 비행한다. 빛이 하나도 없는 좁은 공간에 여러 장애물을 설치해 놔도 박쥐는 용케 그 장애물을 모두 요리조리 피하며 날아다닌다. 따라서 박쥐의 이런 비행 방식은 자연에 존재하는 비행 방식 중 최고로 꼽힌다는 것이다.

 

큰 박쥐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나는 박쥐의 비행방식은 날개를 빠른 속도로 팔락거리며 나는 곤충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 동안 시도됐던 곤충형 초소형 로봇에서 문제가 됐던 것은 바로 곤충의 비행 방식을 로봇에 적용하려면 너무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것이었다.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로봇 박쥐는 무게 6그램으로 깃털 정도 무게밖에 안 된다. 이렇게 무게가 가벼울 수 있는 것은 첨단 재료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바로 원위치로 돌아오는 진짜 박쥐 같은 뼈와 관절

 

우선 로봇 박쥐의 뼈대와 관절은 모두 첨단 형상기억 합금으로 만들어진다. 이 합금은 박쥐 몸에서 연골, 인대, 작은 뼈가 작동하는 방식 그대로 움직인다. 즉 모양이 바뀌었다가 바로 원래 모양으로 되돌아오는 성질을 가진 것이다.

 

이런 형상기억 뼈대는 에너지 효율이 좋다. 예컨대 뼈대를 폈다가 접을 때 펴는 동작과 접는 동작에 각각 에너지를 공급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펼 때만 에너지를 공급하면 접는 동작은 형상기억 합금이 알아서하기 때문이다.

 

이런 첩보 벌레로봇 개발에서는 곤충의 관절-근육의 정밀한 움직임을 모방하기 힘들다는 것이 문제가 돼 왔는데, 이런 특수합금 관절이 이런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로봇 박쥐의 몸을 둘러쌀 근육도 화제거리다.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이 금속 근육은 전기가 공급되면 실제 사람 근육이 수축되듯 금속 자체가 수축되면서 움직인다. 말 그대로 꿈틀거리는 금속이 근육으로 채택되는 것이다.

 


진짜 박쥐가 날듯이 날 수 있다

 

더구나 이 금속 근육은 전기자극을 받으면 수축하면서 동시에 전기를 통과시키는 성질도 일부 바뀐다고 한다. 센서는 이 금속 근육이 이처럼 수축하면서 전기 전도성도 바뀌는 두 가지 변화를 받아들임으로써 외부의 급격한 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한다.

 

즉 로봇 박쥐가 비행 중에 갑자기 강한 바람이 불면 로봇의 센서가 금속 근육의 움직임을 통해 이런 변화를 바로 탐지해 대응하므로 문제없이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비행 방식은 박쥐가 실제로 날 때 대응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이 박쥐 로봇은 첩보 로봇으로서 쓰이는 것은 물론 박쥐가 나는 방식을 공기역학적으로 연구하는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온갖 환경을 만들어 로봇 박쥐가 날게 함으로써 지상 최고라는 박쥐의 비행능력을 완전히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위 사진은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 연구진이 개발하고 있는 로봇 박쥐의 뼈대 모델이다. 제작자는 이 대학의 연구자 조지 번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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