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장은 좋은 장내 박테리아 보관했다가 유사시 공급하는 곳

꼬리뼈는 근육-인대 연결되는 주요 부위

 

위생상태 개선으로 맹장이 할일 없어져 맹장염 생기는 것

 

맹장을 아직도 퇴화기관(옛날에는 쓸모가 있었지만 지금은 쓸모가 없어진 몸의 기관)으로 생각하시는 분이 많으시죠? 저도 그렇게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과학 소식을 보니 맹장은 절대로 퇴화기관이 아니라는 겁니다. 분명 쓸모는 있는데 사정상지금 개점휴업중인 게 맹장이라는 소식이었습니다.

 

농구 명문으로 유명한 미국 듀크대학의 외과의사 윌리엄 파커 교수는 진화 생물학(Evolutionary Biology)’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내가 2년 전 이미 맹장은 쓸모가 있는 기관이라고 밝혔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의학 교과서가 맹장을 쓸모 없는 기관으로 적어 놓고 있다고 한탄하고 있네요.


예전엔 바빴던 맹장, 요즘은...

 

그가 밝힌 맹장의 기능은 좋은 장내 박테리아 모아 두는 곳이랍니다. 음식물이 항상 지나가는 소장과 대장의 터널에서 비켜난 자리, 은신처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맹장은 이렇게 좋은 박테리아를 모셔 놓고 있다가 심한 배탈, 설사 등이 나 장내 좋은 박테리아가 휩쓸려 나갔을 때 이를 보충해 주는 역할을 했다고 그는 주장합니다.

 

그가 이런 주장을 하는 이유가 다 있죠. 사람을 포함한 영장류, 그리고 쥐 종류의 70%가 맹장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분명한 용도가 있기 전에야 이렇게 많은 동물 종이 맹장을 가지고 있을 리 없다는 것이죠.

 

그리고 이들 동물에서 맹장은 중요한 역할을 한답니다.

 

할일 없어지면서 맹장염 같은 문제 생기기 시작

문제는 왜 사람에게만 맹장염이 주로 생기냐는 것입니다. 동물들은 맹장이 있어도 맹장염이 잘 안 걸리는데 왜?

 

파커 교수를 이를 설명하는 방식이 또한 걸작입니다. 그는 맹장이 고유의 기능을 갖고 있지만 더 이상 힘을 쓸 필요가 없게 됐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산업화로 더럽고 세균이 많이 묻은 음식을 먹는 일이 거의 없어졌고, 수돗물을 마시고 하수도 시스템이 정비되면서 배탈 날 일이 거의 없어졌으니 맹장이 기껏 좋은 박테리아들을 모시고 있어 봐야 쓸 일이 없어졌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할 일이 없어진 맹장 속의 박테리아들이 심통을 부리는 통에 맹장염이라는 현대인의 질병이 생겼다는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서양에서 처음 맹장염이 학계에 보고된 것이 1886년이라고 Wikipedia.org의 맹장염 항목이 전하고 있으니 사정을 알 만 하죠.


자가면역 질환, 알레르기도 면역체계 '할일없어' 생긴 병

 

파커 교수의 설명을 듣고 보니 제가 항상 품어 왔던 한 가지 의문도 풀리네요. 봄마다 궁금해지는 것은 아니, 나무도 별로 없는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꽃가루가 날린다고 알레르기에 걸리면, 그럼 숲 속에 파묻혀 살았던 원시인들, 아니 그리 멀리 갈 것도 없이 시골 사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봄만 되면 알레르기에 혼쭐이 나야 할 텐데 전혀 그렇지 않지 않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저 스스로 가끔 훌쩍거리면서도 알레르기 질환은 현대인의 엄살이라고 생각해 왔던 것이지요.

 

그러나 파커 교수는 현대인에게만 있는 알레르기, 자가면역 질환(인체의 면역세포가 자기 몸의 한 부분을 외부의 적이라고 생각해 공격하면서 일어나는 질병. 류머티스성 관절염이 대표적) 등이 모두 이렇게 할 일이 없어진 인체 기능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인체의 면역 기능이나 맹장은 산업화 이전 시대에는 끊임없이 쳐들어 오는 외부의 세균 적들 때문에 잠시도 쉴 틈 없이 일을 했었는데, 이제는 개점 휴업 중인 경우가 엄청 늘면서 제 몸을 자기가 공격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죠.


억지로라도 인체 면역기능 활동하도록 해 줘야 문제 없는데...

 

현대인의 비만, 운동부족도 모두 마찬가지죠. 옛날 교통수단이 없을 때는 수십 리를 걸어야 했기에 다리가 튼튼하고 운동부족, 성인병이 있기 힘들었지만 산업화 때문에 사람의 몸은 편해졌지만 속으로는 망가지는 측면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파커 교수는 한 가지 제안을 합니다. “강제로라도 인체의 면역시스템을 일시키는 방법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죠.

면역체계나 맹장처럼 진화적으로 활발히 일해 왔던 인체 기능들을 일부러라도 일을 하게 해 줘야 지금과 같은 자가면역질환, 알레르기 등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구석기인처럼 먹고, 그들처럼 움직이자는 구석기 다이어트법도 있지만, 산업화와 함께 점점 몸을 놀리면서 병에 빠져들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좋은 지적인 것 같습니다.


맹장 처음 생긴 것은 8천만 년 전

 

파커 교수는 자신의 논문에서 맹장에 대한 유전자를 분석해 보니 맹장이 처음 생긴 것은 8천만 년 전이며, 큰 진화를 두 번 거쳤다고 밝혔습니다.

사람을 포함하는 영장류, 쥐 종류에서 한번, 그리고 캥거루 같은 유대류(배 주머니로 새끼를 키우는 동물들)에서 한번 큰 진화가 이루어졌다는 것이죠.

 

맹장과 더불어 대표적인 퇴화기관으로 여겨졌던 꼬리뼈도 최근에는 그 용도가 밝혀지고 있죠. 꼬리뼈에는 여러 근육과 인대(힘줄)이 붙는 장소이기 때문에 꼬리뼈가 없으면 문제가 생기기 쉽다는 겁니다.

 

맹장과 꼬리뼈의 복권과정을 보면, 잘 모르면서 함부로 쓸모없는 놈이라고 멸시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책 읽는 북손탐의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재밌는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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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의 의미, 표정 지은 뒤 어떤 행동 할지 척척 맞춰

사람 감정은 문화-종교가 만든 게 아니라 수백만년 전부터 있어온 것

 

독일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에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네요. 침팬지, 보노보, 고릴라, 오랑우탄이 사람의 얼굴 표정과 마음을 기가 막히게 읽어 낸다는 것입니다.

 

이들이 한 실험에 여러분도 한번 참가해 보십시오. 연구진은 긴 테이블 가운데를 투명한 플라스틱 판으로 막은 뒤 이쪽에는 연구진이, 플라스틱 판 저쪽에는 침팬지(17마리), 보노보(5마리), 오랑우탄(5마리), 고릴라(5마리) 등이 있게 했답니다.


컵 속을 보고 사람이 웃은 뒤 뭘 씹고 있다면 그 의미는?

 

테이블 위에는 엎어진 컵이 2개 있습니다. 한 사람이 컵 속의 내용물을 이들에게 보여 주지 않은 채 첫 번째 컵 아래를 들어올려 보고는 미소를 띄우고, 두 번째 컵을 올려보고는 찡그리는 표정을 짓습니다.

그리고 잠시 커튼으로 이들의 시야를 가린 채 사람은 손을 뻗어 두 컵 중 하나에서 뭔가를 꺼내 입에 넣고 씹어 먹습니다.

 

이어 칸막이를 치우고 두 컵 중 하나를 고르라고 유인원들에게 시킵니다. 그들은 어떤 컵을 고를까요? 당신이라면 어떤 컵을 먼저 여시겠습니까? 아까 그 사람이 들쳐 보고 웃었던 컵입니까, 아니면 찡그렸던 컵이니까?

 

대부분 유인원들은 찡그리게 만든 컵을 골랐답니다. 이상한가요? 사람을 찡그리게 만들었다면 분명 맛없는 게 들어 있을 텐데


이유 있는 선택

 

그런데 바로 이렇게 찡그리게 만드는 컵을 고르는 데 유인원들의 똑똑함이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람이 들여다보고 행복한 미소를 지은 컵 속에는 벌써 그 사람이 꺼내 먹어 아무 것도 없을 테니까 아직 내용물이 남아 있을 찡그리게 하는 컵을 먼저 들쳐봐야 하나라도 먹을 걸 건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게다가 사람과 유인원은 입맛이 서로 다른데 사람이 징그러워 하는 것이라고 유인원들이 못 먹을 이유도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 실험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침팬지 같은 유인원이 사람 얼굴표정의 내용(웃으면 좋은 것이고, 찡그리면 나쁜 것이라는)을 알뿐 아니라 그러한 표정에 따른 행동(좋은 것을 먼저 먹을 것이라는)까지도 예측함을 보여 준다고 연구진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저 사람은 지금 기분이 이럴 것이니, 이렇게 할 것이다"라고 넘겨집을 수 있다는 것이죠. 감정이입이 된다는 것입니다. 

 

침팬지, 보노보, 고릴라, 오랑우탄이 사람으로부터 갈라져 나간 것은 최소한 600만년 이전이죠. 사람과 이들 유인원의 공통 조상이 있었고, 진화를 거듭하면서 사람과 이들 유인원이 갈라졌다는 것이지요.


사람과 유인원 공통조상 때부터 감정-표정 있었다

 

그런데 사람의 얼굴 표정을 이들이 읽을 줄 안다는 것은 곧 공통 조상이 다양한 얼굴표정을 지을 수 있었다는 소리가 되죠.

공통의 유산이 있기 때문에 수백만 년 동안 각기 다르게 진화했어도 표정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우리는 흔히 사람만 웃고 울고 미소 짓는다고 생각하지만 유인원 연구자들은 침팬지가 웃는다” “보노보가 미소 짓는다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옆에서 지켜 보면 이들이 웃고 울고 미소 짓는 게 보인다는 것이죠.

 

그리고 이러한 유인원들의 표정 중에서 제일 재밌는 것은 미소 짓는, 즉 입술을 들어 올려 이빨을 드러내 보이는 표정이죠. 사람이 이를 드러내는 것은 물겠다는 의사를 드러낼 때, 즉 화가 났을 때이기도 하지만 웃을 때도 이를 드러내죠.

 

침팬지가 입술을 말아 올려 이빨을 보이는 행동은 복종의 표시, 또는 자기보다 힘센 놈 앞에서 곤란할 때 짓는 표정이라고 하죠.

미국 에모리 대학의 영장류 학자 프란스 드 발은 자신의 책에서 강한 놈 앞에서 난처할 때 짓는 침팬지의 미소(이 드러내기)와 사람의 미소는 분명히 연관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침팬지도 썩소를 짓는다!

 

사람의 미소 중에는 썩소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난처할 때 일부러 짓는 미소. 침팬지가 입술을 말아 올릴 때와 사람이 썩소를 지을 때는 둘 다 이빨을 드러내면서 비슷한 감정을 나타낸다는 것이지요.

 

여기다 침팬지와 사람의 표정에는 유사점이 많답니다. 새끼가 어미에게 뭔가를 달라고 할 때 입술을 내미는 것도 침팬지와 사람이 똑 같다고 하죠.

도움을 청할 때는 팔을 상대방에게로 내미는 것도 침팬지, 보노보와 사람이 같답니다.

 

그리고 이번 실험에서 드러난 또 한 가지 사실은 나이가 들수록 더 잘 맞췄다는 것입니다. 이들도 학습을 한다는 것을,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더 영리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인류와 유인원의 공통 조상이 웃을 줄 알고 찡그릴 줄 알았다면 이런 감정이 문화 때문에 생긴 게 아니라 생물학적으로, 즉 인간에게 기본적으로 갖춰져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종교는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지 말아라

 

이렇게 따진다면 인간의 양심, 도덕심, 서로 돕는 마음 등도 모두 생물학적 토대를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죠.

기껏해야 2천년 전에 생긴 종교가 하나님의 마음 그대로인간의 마음에 양심, 도덕심을 심어 준 게 아니란 소리입니다.

 

인간과 유인원이 나눠 갖는 감정의 역사가 최소한 600만 년 전인데 기껏해야 2(기독교)~4천년(이집트 종교) 밖에 안 되는 종교들이 도덕적 문제는 우리가 결정합네라고 도덕적 문제에 대한 권위를 잡는 것은 그야말로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는 격이죠. 

 

이번 연구를 통해 유인원의 마음을 함부로 볼 게 아니라는 것, 그리고 사람의 감정이 깊은 생물학적 뿌리를 갖는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따박따박 읽어내는 북손탐의 재밌는 동영상들>


건나블리 같은 언어 천재 만들고 싶다면?


 



고흐가 미쳤다고? 이렇게 맨정신인데? 

고흐는 열정만의 화가라고? 책을 이렇게나 많이 읽은 지식인인데? 

우리가 잘못 배운 빈센트의 진면모!


메시와 호날두 중에 누가 좋냐고? 

난 단연코 호날두!! 

왜냐고? 인간적이잖아!! 

동양인 비하하느라고 눈찢는 메시가 좋으니? 

호날두는 저런 천박한 짓 말라고 메시 같은 것들한테 아래위로 찢어주잖아.   

"아래위로 눈 찢어진 야만인들아!"라면서.


돈에 구애받지 않고 사는 법이 있다고라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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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토리스가 페니스처럼 커져 암수구별 힘들어
좁은 클리토리스로 새끼 낳다 어미 10% 사망


하이에나 음핵에 대한 내용을 쓴다 약속해 놓고는 이렇게 늦었습니다. 이유는 제가 이런 저런 책을 읽으면서 점박이하이에나 암컷의 기묘한 생식기 구조 등에 대해 정리해 놓은 파일이 있었는데 노트북이 맛이 가 윈도우를 다시 까는 과정에서 파일이 날라가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자료를 다시 찾아 정리한 내용을 올려 봅니다.

 

우선 하이에나의 음핵(클리토리스)에 대해 언급한 것은 미국 인터넷 관련 잡지 와이어드(Wired)’최악의 진화 디자인 10가지를 뽑으면서 하이에나의 클리토리스를 언급했기 때문입니다.

 

관련 포스팅:

최악의 진화 디자인 10가지 - Part 1

최악의 진화 10가지 - Part 2 " 좋은데 그래?"

 

우선 제가 하이에나에 대한 묘한 언급을 처음 본 것은 악마 같은 남성(Demonic Males, 리처드 랭엄 지음)’이란 책에서였습니다. 침팬지 수컷의 악마적인 본성(물론 인간 남자에게도 그대로 이어지죠)을 밝힌 이 책은 암컷과 수컷 이야기를 하면서 하나의 예외로서 점박이하이에나 이야기를 합니다.


생식기 비슷하게 생겨 암수 구별 힘들어
 

점박이 하이에나는 멀리서 보면 암수를 구별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이유는 암컷도 수컷처럼거시기를 달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 거시기는 암컷의 클리토리스(음핵)가 커진 것이며 발기도 된답니다.

 

이 부분은 그래서 가짜 음경(pseudo-penis), 반쪽짜리 음경(demi-penis) 등으로 불린답니다.

 

더군다나 점박이 하이에나 암컷은 음순이 들러붙으면서 합쳐져 주머니처럼 생겨 있답니다. 음낭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멀리서 보면 암컷이라도 음경과 음낭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니 암수 구별이 힘들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관찰자들은 젖꼭지가 있냐 없냐를 관찰해 암수를 구별한답니다.

 

초산 암컷의 10%가 출산 중 사망

더욱 놀라운 것은 아기를 낳을 때 이 클리토리스를 통해 낳는다는 것입니다
. (위 그림은 미국 과학진흥협회가 운영하는 웹사이트에 eurekalert.org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최악의 진화 디자인 10가지기사가 지적한 것도 바로 점박이 하이에나 암컷이 새끼를 이 클리토리스를 통해 낳으며, 그 과정에서 좁은 클리토리스를 빠져 나오다 새끼들이 많이 죽는다는 점이었죠.

 

실제로 야생에서의 관찰 결과, 첫 새끼를 낳는 암컷의 무려 10%가 출산 과정에서 죽는다니 보통 일이 아니긴 합니다. 그리고 동물원에서 기르는 점박이 하이에나가 출산을 하는 과정에서도 클리토리스를 빠져나오다 새끼가 사산되는 경우가 많답니다.

 

하이에나의 새끼의 크기는 어미의 덩치와 비교할 때 육식 포유동물 중에서는 가장 크다고 하니 비율 면에서 가장 큰 새끼를 가장 작은 구멍으로 낳는 격이라 하지 않을 수 없지요.


송곳니 달고 태어나 형제 물어죽여
 

점박이하이에나가 특이한 점은 또 하나 있습니다. 육식 포유동물 중에서는 거의 유래가 없게 어미 뱃속의 새끼에서 이빨이 자란다는 것입니다. 새끼는 길이 6~7mm의 송곳니, 그리고 4mm 정도의 앞니를 갖춘 채 태어나는데 태어나자마자 이 이빨로 형제를 공격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점박이 하이에나 새끼의 사망률 중 25%는 이런 형제의 이빨 공격으로 숨진답니다.

 

암컷이 수컷 지배먼저 드시는 암컷 몸집 더 커져


이 동물의 기이한 점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포유 동물 중에서는 드물게 암컷이 수컷을 지배하기 때문입니다. 점박이하이에나 암수는 비슷한 몸무게로 태어나지만 다 자란 놈들의 몸무게를 재보면 암컷이 몸무게가 더 나간답니다.

 

먹이를 잡으면 암컷이 더 많이 먹기 때문에 암컷 지배 사회에서 암컷의 몸집이 더 실팍하다는 것이지요.

이를 리처드 랭엄은
암컷이 더 비대하고 위가 항상 차 있는 경향이 있다. 암컷이 우세한 것은 크기 때문이 아니라 우세하기 때문에 더 커졌다고 표현했습니다.

 

하이에나가 쓰레기 청소부라고? 잘 모르고 하는 소리 

 

흔히 하이에나는 쓰레기 청소부로 알려져 있죠. 사자가 먹지 않고 버린 쓰레기를 청소해 먹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이에나는 비열하고 더러운 사람을 빗대는 말로도 잘 사용되죠.

 

윤다훈이 출연한 드라마 하이에나는 정말 재미있게 봤는데, 이 드라마에서 하이에나의 의미는 여자를 잡아 먹는 게 일인 늑대들을 비하한 표현이겠죠.

 

하이에나가 이런 불명예를 얻은 것은 사실은 그들의 강한 턱 때문입니다. 사자는 사슴을 잡아 살만 발라내 먹지만 하이에나는 강한 턱으로 뼈를 박살내 뼈 속까지 먹기 때문에 하이에나가 나타나면 사슴 시체가 뼈도 못 추리는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며, 그래서 썩은 고기를 먹는 청소부라는 잘못된 이미지가 생겨난 것이지요.

 

인류의 조상도 돌 등을 이용해 뼈 속의 골수를 빼 먹으면서 뇌가 쑥쑥 자랐다는 것 아닙니까? 골수를 뽑아먹는 재주를 사람의 조상이나 하이에나나 다 갖고 있는데 그 중 하이에나만 쓰레기 청소부로 불릴 이유는 없는 거죠.


사자가 잡은 먹이도 빼앗는 밀림의 센놈
 

그리고 하이에나는 결코 비겁한 동물이 아닙니다. 가끔 사자가 하이에나를 물어 죽이기도 하지만 사자가 잡은 먹이를 하이에나 무리에게 빼앗길 때도 있습니다. 이때 하이에나들은 사자 한 마리를 앞뒤로 둘러싸고 사자가 이쪽으로 돌아서면 저쪽의 하이에나 무리가 사자의 뒷다리를 공격하고, 사자가 저쪽으로 몸을 돌리면 다시 이쪽 무리가 뒷다리를 공격하는 방식으로 꼼짝 못하게 만들고 결국 사자가 기껏 잡은 먹이를 포기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영국 BBC 방송이 하이에나의 협동 사냥 작전을 공중 촬영한 내용을 방송한 적이 있는데, 대단한 스펙터클이었습니다. 이들은 사냥을 나가면서 2-3마리씩 짝을 지어 몇 조로 흩어집니다. 그러면 몰이 조가 사슴을 몰고 매복 조가 잠복해 있다가 정신을 잃고 달아나는 사슴을 측면에서 습격해 목을 물어 사냥을 하는 대단히 영리한 협동작전을 구사합니다.

 

한 마디로 하이에나는 몸은 사자보다 작게 태어났으나 협동작전으로 사자를 물리치는대단한 동물입니다. 그리고 쓰레기 청소부도 아닙니다. 이렇게 뛰어난 동물이지만 클리토리스를 통한 출산만큼은 좀 신기하기 하죠. 왜 그런 방식을 택했고 그런 방식의 이점은 무엇인지 앞으로 동물학자들이 밝혀내겠죠



<책 읽는 북손탐의 재밌는 동영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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