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포스팅
남자 스타는 성중독자 되기 쉽다? - 타이거 우즈로 보는 스타와 성중독
한국에도 성중독자 치료 모임(SAA) 처음 생겨나


“자기통합하고 분노 떠나보내야 성중독 치유”


여자만 골라 연쇄 살인한 강호순,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조두순, 각종 단체·직장·대중교통수단 등에서 일어나는 성추행들…한국 사회에서 성과 관련된 문제는 끊이지 않지만, ‘성중독’이라는 개념은 낯설다.

문제가 있어도 이를 꺼내놓고 해결책을 찾는 게 아니라 무조건 감춰놓고 보는, 그래서 곪아 터질 때까지 기다린 뒤에야 부산을 떠는 한국 사회 특유의 ‘공적 문제 해결은 느리게, 느리게’ 현상의 한 단면이다.

이런 가운데, 한 중독 치료 전문가가 한국 최초의 성중독 갱생자 모임(SAA, Sex Addicts Anonymous)를 운영하고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서울중독심리연구소 김형근 소장(왼쪽 사진). 그는 현재 15명 정도의 성중독자가 참여하는 SAA 모임을 운영하고 있으며, 자체 웹사이트(www.sri.or.kr)을 오픈해 더욱 많은 사람이 참여하도록 모임을 개방하고 있다.

그가 이끄는 치유 모임은 미국 알코올중독자 갱생 모임이 개발한 12단계 치유법을 성중독자에게 원용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성중독 증상과 경험을 회원들 앞에서 고백하고 회원들은 고백자를 격려하는 방식으로 중독 증상을 치유해 나간다.

알코올중독자 치유법을 성중독 치료에 활용

알코올중독자 치유 방식을 성중독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김 소장은 “모든 중독 증상은 기본적으로 같은 메커니즘으로 일어나며, 알코올중독·마약중독은 쉽게 성중독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약·알코올·도박·성 등이 따로 분리되는 게 아니라 서로 밀접히 연결되면서 여러 중독 증상이 일어난다는 설명이다. 

목회자이기도 한 김 소장이 이끄는 성중독 치유 모임은 매주 일요일에 모여 나눔의 시간(고백) → 침묵의 기도 → 교제 및 다과 시간을 갖는다. 모임에 걸리는 시간은 3시간 정도. 만나서 자신의 경험을 고백하고 친교를 나누는 정말로 단순한 모임이다.

‘이런 단순한 과정으로 어떻게 치유 효과가 발생하느냐’는 질문에 김 소장은 “비밀은 바로 ‘고백’에 있다”고 대답했다.

중독자들은 대개 극히 낮은 자아의식을 갖고 있다. 이성적으로는 빠져나오려 하고, 자극적인 성적 행위에 빠져들어갔다 나오면서 “다시는 이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이미 다음 번 행동을 준비하는 자신을 보면서 중독자들은 스스로를 저주하는 상태, “나는 벌레 같은 인간”이라는 수치심에 빠져들기 쉽다는 것이다.

이런 중독자에게 먼저 필요한 것은 ‘당신도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 ‘당신이 말해도 나는 비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려주면서 고백할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단계다.

이런 분위기가 조성되면 중독자는 “고백할까 말까” 하는 치열한 내적 고민을 반복하다가 “그래, 고백하자”고 결심하게 된다.

이렇게 결심하는 순간마다 ‘의지의 힘’이 생겨나게 된다. 의지의 힘이 하나씩 생겨날 때마다 마음은 강해지며, 치유를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갈 수 있다.

수치스런 고백을 해도 회원들이 받아들여 감싸주는 ‘신뢰의 경험’을 하면서 중독자는 또 하나를 더 고백할 의지의 힘을 갖게 된다. ‘고백 자체가 곧 치유가 되는’ 과정이다.


고백 감싸주면 중독 이길 의지의 힘 생겨

물론 이런 과정에는 김 소장처럼 전문적인 자격과 경험을 가진 사람의 지도가 중요하다. 알코올중독자들이 모여 술을 끊겠다고 하다가 자칫 ‘술꾼들의 모임’으로 순식간에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험과 능력이 있는 조정자가 제대로 활동한다면 고백을 통한 치유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사실은 미국 알코올중독자 갱생회(AA)의 75년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그가 이끄는 SAA 모임은 교회 같은 헌금 방식으로 운영된다. 치료비 부담 없이 누구나 참여하여, 낼 수 있는 만큼의 헌금을 내면서 활동하는 방식이다.

김 소장은 성중독증을 치료하는 궁극적인 방법은 “가정·학교·사회가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첫 걸음은 가정에서다. 부모가 사랑으로 자녀를 존중해주며 가르쳐야 어린이는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그러나 실제로는 많은 부모가 이런 사랑법을 자녀에게 가르쳐주지 못하고 있다.

가정에서 못 하면 다음 단계는 학교에서다. 이성을 ‘섹스 수단’이 아니라 인격체로서 사랑하도록 교육하는 방식이다. 학교에서도 못 하면, 그 다음 단계는 법을 통한 처벌이 뒤따르는 사회적 교정의 단계로 들어서게 된다.

<책 읽는 북손탐의 재밌는 동영상>


Posted by
,
관련 포스팅
남자 스타는 성중독자 되기 쉽다? - 타이거 우즈로 보는 스타와 성중독
국내 최초 성중독 치유모임 만든 김형근 소장 인터뷰



성중독증 치료방법, 알코올중독 치료와 비슷하다
문제 드러나 자신 통합한 뒤, '슬픔' 떠나보내야

지난 1월 24일 한자리에 모여 성중독 치유 모임을 갖고 있는 회원들. 참가비는 따로 없고, 교회식 헌금으로 운영된다. (CNB뉴스에서 인용)

한 명문대 공대생의 신입 여학생 여러 명 성추행, 그리고 세계 최고의 스포츠 스타 타이거 우즈(미국 프로 골퍼)의 여성 편력과 그에 따른 섹스중독 치료소 입소 등 성과 관련된 사고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미국에는 타이거 우즈가 6주 합숙 치료에 거금 6만5000달러(한화 7500만 원)를 내고 입소했다는 섹스중독 치료소처럼 여러 가지 형태의 섹스중독 치료 시설들이 운영되고 있다. 그만큼 섹스중독자가 많다는 반증이다.

반면, 한국에는 섹스중독이란 개념도 생소하고, 따라서 치료 모임이나 치료 기관도 거의 없는 상태다. 한국에는 섹스중독자가 없기 때문인가? 아니다. 섹스중독은 분명히 존재하고 문제가 되고 있지만, 사회적 조명을 받지 못할 뿐이다.

섹스중독이란 도대체 어떤 증상을 말하는 것인지, 치료는 가능한지, 우즈 같은 스타에게 섹스중독은 불가피한 것인지 등을 점검해본다.

섹스중독(sexual addiction)이란 개념에 대해서는 전문가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정신장애의 일종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문화적 부산물일 뿐 정신장애로 볼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학계 공식 합의 없지만 정신장애의 하나로 분류되는 추세
정신병 판단에 대한 세계적인 기준은 미국 정신의학회(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가 펴내는 ‘정신 장애에 대한 진단 및 통계 매뉴얼’(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줄여서 DSM)이다.
가장 최신판인 DSM-IV-TR 판에도 ‘섹스중독증’ 항목은 포함되지 않았다. 아직 학계에서는 공식적으로 섹스중독증을 정신병에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러나 정식 항목으로 섹스중독증을 포함시키지는 않았지만, 이 매뉴얼은 섹스중독증에 대해 언급하고 있기는 하다. ‘달리 정의되지 않은 성적장애’라는 이름으로, ‘성적 상대를 사람이 아니라 대상(thing)으로만 인식하면서 연속적으로 성적 관계를 맺는 정신적 장애’라고 규정하고 있다.

사람을 섹스의 대상으로만 인식하면서 연속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상태로 규정해놓은 것이다.
반면, 세계보건기구(WHO)가 펴내는 ‘국제질병기준’(ICD)은 가장 최근 판인 10판에서 ‘과도한 성적 충동’이란 병명 아래 남자의 음란증(satyriasis)여성의 색정증(nymphomania)을 등재시켜 놓았다.
앞에서 말했듯 섹스중독증에 대한 학계 공통의 정의는 아직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주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마약·알코올 중독 같은 중독 증상의 한 가지로 섹스중독증을 보는 견해이며, 다른 하나는 억압·충동 증상의 한 가지로 보는 의견이다.


인생 망가지는데도 성적 행위 계속 추구
타이거 우즈가 입원한 파인 그로브 행동센터(미시시피 주 소재)의 섹스중독 치료 프로그램인 ‘젠틀 패스(Gentle Path)’의 프로그램 관리자 패트릭 칸스 박사는 중독의 입장에서 섹스중독을 보는 대표적인 학자다.

그는 섹스중독의 특징으로 ▲아주 외설적인 섹스 행위에 빠지고픈 충동을 절제하지 못하는 행동을 반복하고 ▲자신의 의도보다 더 오랫동안, 더 광범위하게, 자주 성행위에 빠져들며 ▲이런 행동을 스스로 저지하려고 시도하지만 번번이 실패하며 ▲일·공부·가사·사회적 의무를 해야 할 시간에 폭력적인 섹스 행위에 몰두한다는 등의 특징을 꼽았다.

억압·충동 모델로 섹스중독증을 설명하는 제니퍼 슈나이더 박사는 섹스중독의 특징을 ▲충동성: 성적 행동을 계속할지 멈출지를 조절하는 능력이 없다 ▲문제가 생기는데도 계속 성적 행동을 추구: 섹스 추구 때문에 가정에서 멀어지고 자녀를 돌보지 않으며 배우자가 떠나가는 등 문제가 발생해도 돈·결혼·가정·직장의 상실을 무릅쓰고 계속 성적 행위에 집착한다 ▲집착: 성적인 상상을 하루 종일 하느라고 다른 일을 못 한다 등 세 가지 특징으로 정리했다.
미국에는 대도시마다 수많은 섹스중독증 치료 모임과 유료 치료시설 등이 운영되고 있다. 알코올중독증 환자들이 모여 스스로를 돕는 자조 모임인 ‘알코올중독자 갱생회’(Alcoholics Anonymous, 줄여서 AA)를 본딴 섹스중독자 갱생회(Sex Addicts Anonymous, SAA)가 대표적이다.


미국엔 도시마다 다양한 섹스중독 치료 모임 활동 중

이 밖에도, 섹스홀릭 갱생회(Sexholic Anonymous), 성적 충동 갱생회(Sexual Compulsives Anonymous), 섹스와 사랑 중독자 갱생회(Sex and Love Addicts Anonymous) 등이 인기 있는 서로 돕기 모임이다.
 
이들 모임들은 알코올중독자 갱생회가 1935년부터 개발해 완성한 12단계 치유 시스템을 원용해 서로 자신의 섹스중독증을 고백하고 상호 지원하는 방법으로 치유에 나서고 있다.

미국에서 이런 모임들이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근거는, 지난 1935년 설립돼 그간 알코올중독을 성공적으로 치유해온 AA의 12단계 치유법을 잘 원용해 사용하고 있으며, 중독증을 치료할 수 있는 전문가도 다양하게 양성돼 있기 때문이다.


섹스중독증 환자가 없는 게 아니라 단지 ‘드러나지 않았을 뿐’인 한국에서도 앞으로 이러한 치유 공동 모임 등이 활성화돼야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치유 전문가 양성이 먼저 이뤄져야 하며, 섹스중독증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높아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책 읽는 북손탐의 재밌는 동영상>


Posted by
,

관련 포스팅

한국엔 왜 스티브 잡스 없냐고? 절대 못나와 ①: 대한항공 추락의 비밀

한국엔 왜 스티브 잡스 없냐고? 절대 못나와 ②: 번역 필요한 한국 말


경직된 상하 권위주의 때문에 미국인 비행담당자를 영입했던 대한항공. 사진은 위키피디아에서 인용.

대한항공 이야기를 하는 글래드웰의 글을 읽으면서 제가 정말 절실하게 느낀 것은 “영어를 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영어로 말하면 한국어의 존대 체제를 다 번역할 도리가 없으므로 회장님에게도 더 쉽게 말할 수 있고(미국 사람처럼 “존”이라고 이름을 부르지는 못하더라도), 내 말을 상대방이 어떻게 해석할까 하는 머리굴림-번역의 과정 없이 머리에 떠오르는 대로 좀더 쉽게 말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아래위 질서를 세계 구성원리의 첫째로 치는 한국적 사고방식으로는 스티브 잡스나 애플은 나올 수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삼성은 절대로 애플의 ‘철학’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영어공용화론을 주장한 복거일 씨는 ‘경제적으로 잘 살려면 영어를 공용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지만, 저는 꼭 잘 사는 것보다는 ‘좀 가슴 펴고 살자’ ‘할 말은 하고 살자’는 차원에서 최소한 직장에서라도 영어를 썼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사장한테 한 마디라도 더 할 수 있을 것 같고, 제 아랫것들도 저에게 더 편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직장 생활 하면서 골 때리는 건, 말이 옆으로만 돈다는 것이죠. 사장 주변을 도는 말과, 간부들 사이를 도는 말과, 사원끼리 하는 말은 거의, 절대로 섞이지 않습니다. 아랫것들의 불평 불만은 곪어 썩어 문드러져서야, 문제가 터지거나, 어떤 직원이 그만 두거나 할 때 같은 사건이 터져야 드러납니다.

“아니, 부장님, 이런 문제가 우리 회사에 있다는 것 모르셨어요? 우리끼리는 얼마나 많이 얘기했는데.”

어먹을. 니들 술자리에서 나를 끼워 주든지, 아니면 어젯밤에 우리끼리 이런 얘기했다고 말해 줘야 알지, 내가 무슨 수로 지들끼리 안주거리로 씹은 얘기를 안단 말인가?

그래서 한국 직장에서는 직급별로 층층이 다른 대화를 나누기에 회사는 항상 그 모양에 그 꼴이고, 그 밥에 그 나물이 되기 쉽습니다. 공기가 안 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직장 안에서 사소한 말도 하나 제대로 못하면서, 무슨 스티브 잡스 같은 얘기를 합니까? 꿈도 꾸지 마세요. 

글래드웰은 썼습니다. 대한항공이 경직된 상하문제를 고치기 위해 영입한 미국 델타항공으로부터 영입한 데이빗 그린버그는 한국을 떠나면서 영원한 2등-3등인 부기장, 기관사를 미국으로 데려가 조종사로 일하게 했다고. 그리고 그들 한국인은 미국적 조직에서 훌륭한 조종사로 다 성공했다고.

그가 대한항공에 와서 처음 한 일도 기장-부기장이 영어를 배우도록 한 일이라고 합니다. 눈치 보지 말고 영어로 말하라! 

바꿔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외칩니다. “복거일 식의 영어 공용화는 쫌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직장에서는 영어를 허하라"고. 

"사장과 직원끼리는 영어로 대화하게 하라”고.

정부 청사나, 청와대에서도 서로 영어로 대화한다면, 지금처럼 될까요? 서로 말귀를 못 알아먹고, 각하의 말씀을 ‘알아새겨' 들어서, 발표했는데, 내용이 잘못 됐다고 모가지 친다는 사태가?

아, 영어로 말하고 시퍼라.



Posted b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