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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PM의 리더 재범의 한국 비하 발언에 대해 여러 사람이 분노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유명 연예인이 돼 많은 돈을 벌면서 '한국은 엿 같다'고 한 데 대해 많은 사람들이 배신감을 느끼는 것도 당연하죠. 

그러나 입장을 바꿔서 한 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입만 열면 "엿 같은 미국" 말하는 LA의 후배


미국에서 미국 사람 상대로 달러 벌어 한국으로 돈 보내고 투자하는 재미 교포들, 입만 열면 "엿 같은 나라" 하는 적 많거든요. 

특히 치안 문제 얘기할 때 "엿같다"는 소리 많이 나옵니다.

LA에서 사업을 하는 제 후배는 "이해할 수 없는 나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강도를 당해 신고해도 경찰은 잡는지 안 잡는지 알 수 없고, 오히려 잘못 신고하면 신고한 사람만 다치고, 또 강도를 붙잡아도 가게 밖에서 잡으면 강도를 잡은 가게 주인이 오히려 문제시될 수 있는 등 참 한국적 시각으로는 말도 안 되는 사태가 벌어지기 때문이죠.


"미국 엿 같다"고 했다고 "한국으로 꺼지라"고 하나요?

한인 타운처럼 백인 구역이 아닌 지역의 치안 문제에 관한 한 미국 경찰은 "니들이 알아서 해라"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기 때문에 제 후배는 개점 시간에도 철제 문을 닫아 놓고 아는 사람이 올 때만 열어 줍니다. 

이렇게 한인이 "엿 같은 미국"이라고 하는 소리를 미국 사람이 들었다고 "한국으로 돌아가라"고 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엿 같은 거는 엿 같다고 얘기해야지 뭐 다른 도리가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연예인은 공공의 장소에서 돈을 벌 뿐, 공인-공복은 아닙니다

재범이 연예인이라 특히 더 욕을 먹을 수도 있겠죠. 한국인의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이 어떻게 한국을 엿 같다고 욕하냐는 거죠.

그러나 연예인은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살 뿐이지, 이른바 '공복(servant)', 즉 공공의 심부름꾼, 공공에 봉사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그들이 일하는 분야가 공공연한 분야일 뿐이지 연예인들이 공무원처럼 "이 나라에 충성을 바치겠다"고 선서하고 일하는 것 아니니까요.

회사에서 일하면서 "엿 같은 회사" 같은 소리, 우리도 많이 하잖아요? 이 소리를 회사 사장이 듣는다면 "너, 나가, 자식아"라고 할 수 있겠지만 

동료들끼리야, 얼마든지 할 수 있고, 또 술안주에 회사 욕, 상사 욕 만큼 재미있는 것도 없지 않습니까? 

또 미국에서 돈 버는 한국인, 한인 중에 "빨리 돈 벌어 한국 가야지" 하는 사람들 많습니다. 그런 생각 자체가 몹쓸 생각은 아니잖습니까?

재범의 욕 섞인 저질 영어를 그 사람의 특징을 아는 참고 자료로 쓸 수는 있겠지만, 

그의 그런 발언을 '한국에 와서 돈 벌고 있는 모든 재미동포의 한국 비하'로 일반화시켜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마치 '엿 같은 미국' 욕하는 제 후배를 '미국 와서 돈 버는 한국 놈들은 모두 미국이 싫단다'고 일반화해서는 안 되는 것과 마찬가지죠. 


맞는 비하면 고치면 되고, 틀린 비하면 "이상한 사람이네" 하면 되고

이런 소리 나올 때마다 "한국을 뭘로 보고..."라면서 흥분할 필요 없습니다. 정말 맞는 지적이라면 고쳐야 하는 거고, 비하하는 사람이 옮지 않은 비판을 하면 "그 사람, 이상하네"라고 생각하면 그만입니다. 

한국인이 미국 가서 "아 좋은 나라"라고 할 수도 있고 "엿 같은 나라"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는 데는 개인차가 많이 작용합니다. 

미국에서 자란 재범이 한국을 '엿 같은 사회'라고 얼마든지 비판할 수 있습니다. 돈을 벌어가는 나라든 그렇지 않든, 그건 서로 상관되지 않습니다. 

돈 벌어가는 나라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나라"라고 칭찬할 필요는 없거든요. 돈벌이는 돈벌이고 생각은 생각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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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행복도는 바깥 사람이 더 잘 안다? 웃기지도 않는 소리

언제부터 대기업이 국민 훈도하는 선도부 됐나?


요즘
TV만 켜면 나오는 현대자동차의 공익성 광고는 정말 왕짜증입니다.


이문세 목소리로 나오는 멘트, ‘세계가 아는 대한민국은 우리가 아는 대한민국보다 훨씬 잘 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 IMF 경제 위기를 2년 만에 극복하고 … 대한민국은 훨씬 잘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아, 역겨워. 그리고 이런 역겨움은 이 멘트가 거짓말이기 때문에, 리얼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니, 우리나라가 잘 나가는지 잘 안 나가는지는 '안에 있는 사람'이 제일 잘 아는 거 아닙니까?

고통이나 행복을 안에 있는 사람보다 바깥에 있는 사람이 더 잘 느낄 수 있습니까? 물리적으로 외부자가 느낄 수가 있기나 한 건가요? 


나라 전체의 성적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외국인이 칭송을 해도, 그 안에 사는 국민이 '돌아가실 지경'이라고 한다면 죽을 지경인 거지, 어떻게 미국이나 유럽인이 "너희 나라 참 대단하다"고 하는 순간 국민들은 입이 찢어질 정도로 웃어야 한다는 겁니까?


국민 수준을 도대체 어떻게 알고 이런 '선도부 광고'를?

이런
사대-매판 자본가 같은 소리도 듣기 싫지만 이 광고가 더욱 괴씸한 것은 국민의 수준을 도대체 뭘로 알고 이 따위 소리를 하냐는 것이죠.

국민들을 반편이, 반쪽이, 제대로 생각 못하는 바보, 천치로 알지 않는다면

"행복한 줄이나 알어, 이것들아~"

같은 말은 쉽게 하기 힘들죠.


반편이 국민이기에 황금시간대에 수십 번씩 "이 머리 나쁜 것들아"라면서 반복 주입식 교육을 해야 한단 말입니까?

저는 해외에서 오래 살다 왔지만 이렇게 노골적으로 국민의 얼굴에 대고 욕하는 광고는 본 적이 없습니다.

이런 광고가 바로 한겨레신문 에세이스트 김현진 씨가 말하는 "속을 후벼 파기 위해 만든 광고"이겠죠.   


공적 문제를 개인 차원으로 바꿔 버리는 광고

그리고 이런 광고가 괘씸한 것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 하게 만들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이 광고가 전하려는 메시지가 뭡니까?

바로 "객관적으로 아무 문제 없는데 너희들 생각이 이상해서, 눈이 삐어서 그렇다"는 것 아닙니까?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문제, 공적 문제를 없는 것으로 쓱쓱 지우면서 모든 문제를 개인 차원으로 바꾸는 것이죠. 즉 "니들 시각만 고치면 아무 문제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요술방망이처럼 우리가 정신만 차리면 한국은 지상낙원이 된다는 소리지요.

이렇게 문제를 짓뭉개봐야 문제는 계속 썩어들어가게 됩니다.


국민 가슴 후벼파기 위해 만드는 광고는 이제 그만 좀 합시다

국내 1-2-3등인 초대형 기업이 하는 이미지 광고는 그냥 편하게 하면 됩니다. 어차피 이미지 광고인데 왜 엄한 메시지를 전하면서 국민을 훈도-선도 하려 듭니까? 언제부터 현대자동차가 국민 선도부를 맡았습니까?

대기업 이미지 광고의 대표 선수라면 코카콜라 광고가 있을 것입니다.

신제품이 나오지 않는 한 그저 "우리 코카콜라, 없어지지 않고 여기 있어요~"라는 메시지만 주는 게 대기업의 이미지 광고입니다. 

그래서 코카콜라 광고는 재미있고, 즐거운 이미지 광고를 합니다.

미국 대기업들의 이미지 광고는 그저 피식 웃고 지나가게 만드는 광고지, 광고에 '국민 혼내는 메시지'를 넣는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입니다. 

대기업 공익 광고가 더 나은 우리 사회를 만들기 위해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국민들의 참여를 촉구하지 못한다면, 그럴 생각이 없다면, 그냥 조용히, 티나지 않게, 기분 상하지 않게, 피식 웃고 넘어갈 수 있는 광고나 보여 주세요.


국민들 욕보이고, 국민 속을 뒤짚어 놓는 이상한 헷소리 좀 그만 하시고.

관련 포스팅: ‘재춘이네 조개구이’ 광고가 기분좋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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윽박지르는 "편안한 줄 알아, 이것들아" 광고는 이제 그만


요즘 TV를 보면 SK그룹의 광고 ‘당신이 행복입니다’ 어머니 편과 아버지 편이 나옵니다.


어머니 편 광고는
재춘이네,
갑수네,
병섭이네,
상규네,
병호네 같이
자식이 이름을 가게 이름으로 쓰는 소박한 사람들의 얘기를 보여 줍니다.


광고 멘트는 이어집니다.


‘조개구이 집을 낼 때 생각이 모자라서,
그보다 멋진 이름이 없어서
그냥 재춘이네라는 간판을 단 게 아니다.

… 자식의 이름으로 사는 게 그게 엄마 행복인 게다 …’


이 광고가 편안한 건,
자기 이름으로 불리지 못하고
아들 이름에 ‘네’자 하나 더 붙여 불리는 우리 어머니들의 삶을
‘자식에 대한 사랑’으로 미화시켰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화면에 나오는 시골 가게들도 너무 전원풍이고 소박해서 좋습니다.



현실과 맞지 않는 억지 주장 하지 않아야 편해

이 광고 시리즈가 기분 좋은 것은 억지 주장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봐 왔고 잘 아는 얘기를 그저 좋은 화면과 좋은 멘트로 보여 주는 데 그치기 때문이죠.

어차피 한국에는 사회안전망이 거의 없는 사회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믿을 것은 이 몸뚱이 또는 내 손 안의 돈-아파트, 또는 가족의 지원밖에 없는 나라입니다.

그런 나라에서 가족이 소중하다고 말하는 것은 사실과 잘 맞죠. 


이렇게 메시지가 사실과 부합돼야, 즉 그럴 듯 해야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벙찌지 않게 됩니다.

관련 포스팅: 왕짜증, 현대자동차 공익(?) 광고



<따박따박 책 읽어내는 북손탐의 재밌는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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