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토에선 별 볼일 없는 브랜드가 한국에선 고급으로 통하고
글로벌 기준과 '코리안 글로벌 짜가 스탠다드'는 완전히 달라
세상물정 모르는 국민을 지배층이 소몰듯 하기 참 좋은 나라


한국에서 쫌 웃기는 일 중 하나는 미국과 비교하면 여러 가지가 좀 차이가 난다는 것, 솔직히 말하면 '뒤틀어졌다'는 것이다. 


오늘 기사를 보니 GM대우 자동차에서 '시보레' 브랜드를 내놓으려 한다고 한다. GM대우에서 만든 차에 한국 소비자들이 시보레 로고를 붙이고 다니니 나온 아이디어 같다.

"시보레를 그렇게 선호한다면 시보레를 아예 붙여서 내 주마"라는 것 같다. 


그런데 미국서 살다 온 사람들이면 다 알겠지만, 시보레 브랜드라는 게 미국에서는 고급 이미지는 커녕, 한국 사람들 중 시브레 승용차를 사는 사람은 손으로 꼽을 정도로 인기가 없는 차종이다.

그리고 말 나온 김에 교열 좀 하나 하자. Chevrolet의 발음은 "셰브롤릿"이다. 왜 있지도 않은 프랑스 발음으로 이걸 "시보레"라고 발음하나? 언론까지.

이런 건 또 있다. 미국의 화학기업 Dupont도 현지 발음은 "듀판트"인데 왜 한국만 '뒤퐁'이라고 프랑스 식으로 읽나? 물론 프랑스에 뒤퐁이라는 지명이 있지만, 그렇다고 미국 회사이고 현지에서 읽는 발음이 분명히 있는데 이걸 프랑스 식으로 번역을 해 뒤퐁으로 읽어야 하나? 

미국 텍사스에 Paris라는 도시가 있다. 똑 같은 도시가 프랑스에 있으면 현지 발음대로 "빠히"지만, 미국에 있으면 "패리스, 텍사스(Paris, Texas)"다. 쫌 어문 공부 좀 하자.

일반인이 이래도 언론이 고쳐 줘야 할 텐데, 한국은 언론이 앞서서 이런 말들을 써대니 도대체, 한국 신문의 수준이란 게 완전히 '지하'다.


외국 차에 대해서도 본토 실정과는 상관없는 '코리언 스탠다드' 따로 있어


미국에서 10년이나 살면서 몰고 다닌 차들은 혼다, 현대, BMW, 인피니티처럼 모두 독-일-한 차였지, 애석하게도 미국 차는 한 대도 없었다.

가끔 "외국인이 외국 차만 타고 미국 차는 안 탄다고 혼을 나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까"라며 겁을 먹기도 했지만, 미국 차에는 도대체 손길이 가지 않았다.
 
그리고 그 결정적인 이유는 고장이 너무 많이 난다는 것이었다. 미국에서는 '컨슈머 리포트' '카 리포트' 같은 소비자 매체들이 있어 '2008년 출고 차의 고장률' 데이터가 책으로, 인터넷으로 나온다.

그리고 이런 데이터들은 고장이 많은 차종은 빨강색으로 표시해 경계하도록 안내한다.

미국 차를 사고 싶어도 이 자료들을 보면 도대체가 온통 '빨강색'이니 살 수가 없었다.


독일 차도 한국에서는 명성이 대단하지만...

독일 차도 마찬가지였다. 일본 차 중에서도 토요타+혼다에만 빨강색이 거의 없다. 한국 차는 빨강색이 절반 정도 됐고.

참고로 독일 차라면 무조건 비싸고 최고급인 줄 알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폭스바겐 차들은 새 차는 단가가 비싸지만 중고차 시장에서는 그렇지도 않았다. 중고차 딜러에 가면 제일 많은 차 중에 하나가 폭스바겐이다.

그런데 이 차의 고장 데이터는 미국 차 뺨칠 정도로 대단했다. 중고차 시장에 물건이 많이 쌓여 있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알 사람은 알 것이다. 

혼다 어코드 같은 초인기 차종은 아무리 덜덜 거려도 굴러가기만 하면 사람들이 득달 같이 사는데, 중고차 시장에서 값을 뚝 떨어뜨려 놨는데도 사는 사람이 없다는 의미를.  


GM을 도산 일보 직전까지 몰고간 주인공이 누구더라?

그래서 미국에 사는 한국 사람들은 거의 100% 일본 차(토요타+혼다)를 타며, 최근 현대 이미지가 좋아지면서 한국 차를 사는 사람들이 더러 있을 정도다. 

나도 마지막 차로 아제라(Azera, 그랜저의 미국 출시 브랜드명)를 탔었는데, 자동차 전문지 등에서 워낙 평이 좋았고, 싼값(소나타 고급형을 사는 것에 3천불 정도 더 얹은 가격으로)에 샀고 품질도 만족스러웠다. 

다시 원론으로 들어가서, 미국에서 브랜드 이미지가 워낙 떨어져 GM을 도산 위기로 몰아넣었던 주인공인 시보레 브랜드가 한국에 '고급 이미지'로 상륙한다니 좀 코믹하다 싶어 좀 자동차에 대해 아는 척을 해 봤다. 

예전에 한국에는 포드의 토러스(Taurus)가 '고급차'로 수입된 적이 있었다. 한국에서 고급차로 통했던 그 차가, 미국에 가서 보니 완전히 'X차'로 취급되고 있는 풍경을 본 느낌은 황당했다.

물론 토러스는 처음 나올 때는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대단한 차였다고 하지만 쭉쭉 앞서 나가는 일본 차를 뒤에서 멍청히 구경만 하다가 자동차 전문지 등이 '구세대 차가 왜 현재 팔리고 있냐?'는 악평을 2000년대 중반까지 듣다 결국 단종된 차다.


꽉 막혀 '진짜 섬나라'가 돼버린 한심한 21세기 코리아의 모습 

한국에서 고급차로 통하는 일부 수입차들을 보면서, 세계 자동차의 각축장인 미국에서의 그들의 명성과 한국에서의 명성을 비교해 보면, 

한국이라는 나라가 얼마나 갖힌 사회인지, 얼마나 윗사람들이 국민들을 양떼처럼 마음대로 이러저리 몰 수 있는 나라인지를 한번 더 느끼게 된다.

자동차의 본 고장에서는 똥차 취급을 받는 차가 버젓이 고급차 반열에 오르는가 하면,

별 것 아닌 브랜드가 고급 브랜드가 되고,

고장 잘 나는 차가 명품 차로 둔갑하고 등등.

한국인들이 해외 여행을 많이 간다고는 하지만 대개 겉훑기 식으로 관광을 다니니 현지 사정을 제대로 알기 힘들고,

또 외국에서 오래 살다온 사람도 한국에 오면 한국적 정서에 적응하지 않으면 살 수가 없고,

또 실제로 외국에 오래 사는 사람도 현지 정서에 동화되기 보다는 한국만 쳐다 보는 경우가 흔하니,

한국은 이래저래 물리적으로는 대륙 국가지만,

현실로는 일본 못지 않은 섬나라가 된 느낌이다. 일본 사람 섬나라 근성 욕할 것 없다. 그 사람들은 원래 섬 사람들이기나 하지... 우리는 대륙 사람이면서도 섬 사람처럼 사는 바보들인데...


파리까지 차 몰고 갈 수 있게, 기차 타고 갈 수 있게 하라!

'섬 아닌 섬'이 돼 버린 나라에 사는 한국 사람들이 국제 감각을 체득하는 유일한 길은 딴지총재 김어준 씨 말대로 '서울에서 파리로 갈 수 있는 대륙간 철도'가 뚫리기 전에는 힘들 거 같다.

우리가 배나 비행기를 타지 않고 아프리카 끝까지, 스웨덴 끝까지 차를 몰고, 기차를 타고 갈 수 있는 '대륙의 나라'라는 사실을 국민들이 몸으로 느끼기 전까지는

'고급 차 브랜드 시보레' 같은 코미디가 한국에서 계속될 거 같고,

이렇게 세상물정 모르는 국민들은 이명박을 비롯한 한나라당 보수 꼴통들은 흐믓하게 바라보고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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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타이틀로 모든 걸 판단하는 한국 사회
내용도 모르면서 '정말정말 대단한 사람'으로 취급했다가
조사하면 다 나오니 차 버리려 하고

한심해서, 고통스러워서 한숨만 나오는
한심한 학벌 사회, 언제나 개혁되려나


청와대-한나라당의 걸작으로 야권을 휘청거리게 만든 것 같던 '정운찬 카드'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예상과 달리 크게 흔들리는 것 같습니다.

 

정운찬 카드를 보면서 생각하게 되는 것은 이 사회의 학벌주의입니다. 정운찬이라는 사람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도, 그가 도대체 무얼 주장한 경제학자였는지, 서울대총장을 하면서 뭘 했는지도 모르면서도,

 

위에서 보여 준 것 같은 '타이틀' 때문에 한국 사람들은 쫍니다.

 

그런데 청문회 같은 걸 하면서 털면 다 나오죠. "그 사람도 그저 그런 사람이고, 크게 다를 바도 없구나" 하는 게.

 

저도 개인적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온 친구를 두 사람이나 알고 있고, 고려대 경제학과 나온 친구도 있고, 연세대 경영학과 나온 친구도 있지만,

 

이 사람들, 그저 사람입니다. 뭐 대단한 천재들 아니에요. , 이런 건 있죠. 꾸준히 노력하면 빛을 보게 되고, 결국 중요한 것은 학벌이 아니라 개인의 노력이라는 걸 저는 알죠.

 

학벌이 좋을수록, 주변 사람들이 공부 잘한다고 격려하고, 본인 스스로, 또 주위 사람들이 "너는 반드시 해낼 거야"라고 합창을 하니 더 열심히 노력은 하죠.

그래서 참 학벌 때문에, "그래도 내가 어딜 나왔는데" 이러면서 피 튀기게 노력하는 사람도 많이 봤습니다.

 

이렇게 노력의 성과로 서로들 성공하면 좋으련만, 한국 사회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우선 그 사람의 타이틀로 거의 99%를 판단하고, 나머지 1%만을 개인적 면담이나, 후보 청문회 등에서 확인하려고 하죠.

 

한국에 대학도 많지만 정 후보가 다른 대학 출신이라면 이렇게들 큰 기대를(그 사람의 진짜 사람됨에 대해서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면서) 걸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 이런 면에서 한심한 사횝니다.

 

스카이가 다 말아 먹으니 스카이만 나오면 다 해결되는 거 같죠? 천만에 말씀입니다. 물론 스카이 나오면 많은 기회가 주어집니다. 타이틀로 먹고 들어가니까.

 

한국이 한심한 사회라는 건 스카이 같은 명문대를 나오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아예 출발선 자체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죠.

 


학벌 내세우는 직원들 혼쭐낸 '국졸' 왕회장
 

스카이 얘기를 하다 보면 돌아가신 왕회장 생각이 납니다. 현대 정주영 왕회장은 잘 아시다시피 '국졸'이죠.

 

그래도 서울대는커녕, 하버드 박사도 왕회장은 부려 먹는다고 현대그룹 회장실 사람이 말해 줍디다. 그의 지배술은 이렇답니다. 연대나 고대 나온 친구가 까불면 호통을 친답니다.

 

"니가 뭘 안다고 까불어! 저기 서울대 나온 친구에게 가서 물어보고 배워!"

 

깨갱 소리 나오겠죠.

 

그럼 그 서울대 출신이 콧대가 높아지겠죠. 그럼 왕 회장은 다시

 

"너 국내 대학 나와서 세계 물정 알아? 까불지 말고 하버드 나온 누구에게 가서 물어보고 배워!"

 

또 깨갱 소리 나오죠.

 

하버드가 까불면

 

"너 한국에 대해 알아? 모르잖아. 저기 서울대 출신에게 가서 물어보고 배워!"

 

오마이갓 나옵니다.

 

 

이렇게 국졸 왕회장은 학벌사회를 시원하게 까부셨답니다.

이 얘기가 말해 주는 것은 이런 측면도 있습니다. 아무리 학벌로 줄 세우기를 해 봐야, 그 줄서기에 서 있는 사람들은 전원이 피로감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줄 서 있는 사람들을 놀릴 방법은 얼마든지 있거든요.

 

이 얘기를 이렇게 들을 수도 있죠. 재벌 회장인데, 그깟 명문대 출신 직원 맘대로 못하겠냐고. 물론 그런 측면도 있죠. 그러나 학벌을 이 정도로 까부술 수 있는 배짱이 있었기에 왕회장이 됐다고 볼 수도 있죠.

 


크게 다를 것도 없는 다 사람들인데, 왜 기회도 안 주려 하나

 

학벌 좋은 사람들, 겉으로 대단해 보이지만 별것 없어요, 진짜.

오히려 외형 타이틀 때문에 마음 고생 많고 진짜
"서울대 법대 나왔기 때문에 성공 못하는"(쓸데없는 자부심 때문에 할 일을 못하는) 케이스를 저는 최소한 두 명은 봤습니다.

 

학벌이 뭡니까? 그저 문제 잘 맞춘 거잖아요? 시험지 문제 맞추는 것 갖고 세상만사를 "니들 맘대로 다 해라"고 내준다는 게 말이 됩니까? 그런데 한국은 지금 그렇게 하고 있죠.

 

예전에 프랑스가 한국 같았다죠. 대학들이 학벌을 이루면서 자리를 지들끼리 나눠먹고 등등.

 

그래서 19685월 혁명 때 파리 대학들을 모아 "지금부터 제비뽑기를 한다, 실시!" 해서,

 

그전에 있던 쟁쟁한 대학 이름을 없애고, 파리 1대학, 2대학 등으로 '숫자 이름'을 갖게 됐다죠.

여기서 1, 2, 3, 4는 좋은 대학 순서가 아닙니다. 그저 제비뽑기한 번호일 뿐입니다.

 

우리 사회도 그런 모습 한 번 봤으면 정말 시원하겠습니다. 학벌 없고, 과외 없어서, 누구나 자기가 하고 싶은 일 열심히 하면 인정받으면서 재미있게 살고,

 

젊은이들은 활달해서 젊은이답게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일을 하고,,,,  등등.

 


한국 공기 뒤덮은 젊은이의 한숨, 도대체 어쩔건데?
 

좋은 타이틀은 다 갖고 계신 정운찬 후보의 자초지종을 보면서

한번 우리 사회의 썩은 환부
, 학벌 문제를 생각해 봤습니다.

 

무서운 건, 사회가 평등해 기회가 골고루 주어질수록

 

학벌이라는 선발 시스템이 공평해질 텐데,

 

우리 사회는 '있는 자식만이 공부를 할 수 있는' 사회를 향해 달려가고 있어 학벌주의를 완전히 망치고 있고,

 

그래서 지금도 심각한 '명문 대학 못 간 젊은이의 한숨' + '명문대를 갔기 때문에 성공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하는 한숨'의 총량이

 

점점 더 커져 가는 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 한국 사회는 정말 한심하면서도 무서버. 


<책 읽는 북손탐의 재밌는 동영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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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개인적으로 스타를 안다면, 그 스타는 당신 멸시할 것"

사랑만 받고 살아온 연예인-스타들의 야박한 행동에 놀라지 말아야

데이빗 베컴이 미국 메이저리그 축구 경기 중 상대방 목을 조르고, 서리나 윌리엄스가 US오픈 테니스대회에서 심판 목구녕으로 공을 집어넣겠다는 폭언을 쏟아내 물의를 빚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반응이 "아니, 뭐 하나 모자랄 것 없는 세계적 스타들이 왜?"라는 것이다. 평소 이들이 보여 줬던 품위높은 행동, 스포츠맨쉽을 돌이켜 본다면 놀랄 만도 하다. 

그러나 사실 따지고 보면 스포츠 스타들의 이런 망발은 하루 이틀 된 게 아니다. 그래서 미국에는 "당신이 열광하는 프로 스포츠 선수들을 너무 좋아하지 말라. 그가 당신을 개인적으로 안다면 당신은 그로부터 멸시를 당할 테니까"라는 말도 있다. 

인기 스타들이 가끔 보여 주는 망발에 대한 대중들의 경악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대중의 마음에는 스타들이 TV 등에 나와 보여 준 '고상한' 또는 '표면적인' 행동들만이 뇌리에 박혀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는 연예인은 편집-가공된 인물들

가령 내가 '길태희'라는 가공의 연예인을 TV든, 영화든, 라디오든을 통해 40시간을 접했다면 그 모두는 '가공된 길태희'를 만난 셈이다. 

어떤 사람을 개인적으로 40시간을 만나면 그의 미묘한 변화까지를 대부분 다 눈치챌 수 있다. 

그러나 스타들이 우리에게 보여지는 모습은 철저히 가공되고 편집된 결과물이다. 하나의 이미지, 영상으로 만들어져 우리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그래서 스타의 이미지는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져 입력된 이미지가 마음 속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스타를 길에서 우연히 만나면 자기도 모르게 반가워진다. 그 사람은 나를 몰라도 나는 그 사람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이미 40시간이나 만났는데... 라고 생각하는 것도 당연하다. 


'한국인의 자랑' 메이저리거의 한국인 멸시

많지는 않지만 그간 이런저런 경로로 만나본 이른바 유명인들은 어떤 면에서 정말 '놀라운' 사람들이다. 이기심 덩어리라고나 할까. 평생 사랑만 받고 살았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대개는 상대방을 배려할 줄 모른다. 그저 받으려고만 한다. 이런 특징은 스타뿐 아니라 정치인들도 마찬가지다.

미국에 살 때 취재를 하러 만났던 한국 출신 메이저리거의 한국 기자들에 대한 안하무인적 태도는 정말 놀라운 것이었다. 똑 같은 질문 내용이라도 영어로 물어보면 공손히 영어로 대답하지만, 한국 기자가 한국말로 물어보면 (똑 같은 질문인데도!) 그냥 한마디로 '개무시'다. 

"대답하기 싫다"는 게 대답의 전부다. 아니, 아까 미국 기자에게는 그렇게 잘 답변해 주시더니만. 

그를 몇 년간 계속 취재하며 쫓아다닌 한 야구 전문 기자는 귓속말로 "원래 그래. 한국 같으면 죽사발을 만들겠지만, 한국에서 워낙 영웅으로 보니 우리 기자들도 어떻게 할 수 없어"라고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았다.
 

TV에선 털털남, 현실에선 까칠남

한국에서 만난 또 다른 중년 남자 연예인. 털털한 성격으로 TV에 나오는 그를 만나고 나서 마음에 남는 말은 딱 하나였다. '야박'.

연예인, 스타는 사랑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지만, 그 사랑이라는 게 아주 야박하기 짝이 없다. 대중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으며, 중요한 경기에서 자그만 실수라도 하면 대번에 '죽일 놈'을 만들어 버리는 게 대중이기 때문이다.

야박할지언정 사랑은 사랑이고, 이렇게 사랑을 과잉으로 받다보니 대개의 스타들은 '이기심 덩어리'가 됐다는 게 그간 많지는 않지만 연예인을 몇몇 만나본 소감이다.

그러니, 앞에서 말한 미국의 격언이 틀린 소리가 아니다. 연예인, 스타는 멀리서 또는 TV 속에서나 만나야지 반가운 사람이지, 현실에서 그 사람을 그 사람으로 착각하면 혼줄이 나기 쉽다. 

스타는 '환상 속의 그대'로 놔두는 것이 안전하다는 사실을 좀 스타 애호가들도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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