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몸무게가 여자의 1.2배 나가는 이유는
한 수컷이 여러 암컷 차지했기 때문

본성은 일부다처제지만
문화-법률로 일부일처제 강요했기 때문에
현대인은 취약한 일부일처제로 사는 것


가나자와 사토시가 '솔직하게 말하는 인간 본성'의 두 번째는 '인간은 원래 일부다처제로 살게 돼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원래 일부다처제로 살았다는 것은 남자와 여자의 몸집 차이만 봐도 알 수 있다고 그는 말합니다. 잘 알려진 얘기지만 일부다체 종일수록 수컷의 몸집이 크죠,

무리의 모든 암컷을 독차지하는 바다사자 수컷(몸무게 1톤 이상)은 암컷(몸무게 270kg 정도)보다 3배 이상 더 크고, (오른쪽 사진)

사람과 가까운 동물 중에는 역시 수컷 한 마리가 여러 암컷을 거느리는 하렘을 이루면서 사는 고릴라 수컷의 몸집은 암컷의 2배나 됩니다.

우두머리 수컷이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 암컷을 독차지하는 침팬지에서는 수컷의 몸집이 암컷의 1.3배 정도 되고,

사람은 남자가 여자보다 키는 1.1배 정도, 그리고 몸무게는 1.2배 정도 됩니다. 침팬지보다 조금 떨어지는 일부다처제로 우리 선조들이 살아 왔음을 알게 하는 증거죠.

일부다처일수록 수컷의 몸집이 커지는 이유는 독차지하려면 경쟁해서 이겨야 하며, 몸집이 큰 놈이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로 철저히 일부일처제를 지키는 동물에서는 암컷과 수컷 사이에 몸집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일부일처제 유지되는 게 신기한 제도

이렇게 사람의 몸은 우리에게 '너희들은 일부다처제로 살아온 종'이라고 가르쳐 주고 있지만

우리가 현대 사회에서 살아가는 방식은, 특히 세상을 지배하는 산업 사회들은 다 일부일처제입니다. 

그래서 일부 학자들은 "사람이 일부일처제로 살아가고, 이런 체제가 유지되는 게 신기하다"고까지 말합니다. 본성에 안 맞는 일부일처제를 인간 남녀가 살아가고 있다는 지적이죠. 

일부일처제가 문화-법률적으로 강제된 과정을 로버트 라이트(Robert Wright)는 자신의 저서 '도덕덕 동물(The Moral Animal)'에서

"엘리트 남자들이 볼 때 어느 정도 정치권력을 가졌으면서 성욕에 굶주리고 자식 없는 남자들의 떼거리들처럼 불안한 존재도 없기 때문"이라고 해석합니다.

일부일처제는 지배층 남자가 만든 사회안정화 제도

지배층 남자들이 사회의 안정을 위해 '한 남자에 한 여자를 나눠 주는' 일부일처제를 만들어냈다는 것입니다.

여러 여자를 거느릴 수 있는 부자들의 혜택을 일부 손해 봐 가면서까지 이렇게 일부일처제를 지배층 남자들이 정착시킬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은 외형으로만 일부일처제를 유지하고, 속으로는 여러 여자를 차지하는 실속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지워-권력-재력이 있는 남자에게는 정부, 하녀 같은 여분의 여자가 계속 공급되기 때문이죠.

여러 여자를 상대하고, 여자를 계속 갈아치우고 싶어하는 남자의 본능은 미국 등지에 자리잡은 이른바 '연쇄적 일부일처제(serial monogamy)'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이는 결→이혼→재혼을 반복함으로써 겉으로는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되 내용으로는 상대를 계속 갈아치우는 방법입니다.


<책 읽는 북손탐의 재밌는 동영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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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조연으로 나오는 영화가 많죠. ‘배트맨 카’가 그렇고 트랜스포머가 그렇습니다. 차는 사람이 이용하는 많은 기계 중 하나일 뿐인데, 차 말고는 ‘기계’가 조연쯤으로 영화에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냉장고나 세탁기가 사람처럼 나오는 영화가 있었던가요?

차가 사람에게 특이한 존재라는 증거를 미국의 인류학자 에드 리보우는 이렇게 표현했답니다.

차를 기계로만 생각할 수 없는 인간들

“우리는 차 속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차가 우리를 A에서 B지점으로 옮겨주는 데 우리는 의존한다. 더구나 차 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경험을 한다. 관계가 싹 트고 뜨거워지고…. 라디오를 들으며 웃고 눈물을 흘리고…. 한 마디로 차는 그냥 물건, 기계가 아니다. 차는 우리 삶에서 의미 있는 한 자리를 차지하며, 대량으로 찍어내는 기계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차를 마치 개체처럼, 즉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존재처럼 대한다”고.

너무 감상적인 말인가요? 하지만 제 개인 경험을 돌아봐도 상당히 말이 되는 얘기인 것 같습니다. 처음 아들이 태어났을 때 차 뒷좌석에 싣고 다니면서 여기저기를 다니다 아들이 뒷머리카락을 잡아당겨 사고가 날 뻔 하기도 했고, 뒷좌석에서 오줌 싸고 토하던 모습하며…. 아득했던 그 옛날의 애들이 더럽혀 놓았던 그 지저분했던 뒷좌석이 지금도 삼삼하게 생각이 납니다.

“이 놈의 차, TV, 라디오”를 때리는 이유는?

차 속에서 생긴 수많은 추억들 때문에 우리는 자기도 모르게 차를 마치 사람 대하듯 한다는 것입니다. 차가 말을 안 들으면 차를 때리기도 하는데 사실 사람이 기계를 때린다는 것은 이처럼 기계를 마치 사람처럼, 최소한 사람 말귀를 알아들을 줄 아는 존재로 여긴다는 증거겠죠. 사람에게 잘 얻어맞는 차나 TV, 라디오 따위는 모두 그만큼 사람과 가깝기 때문에 잘 얻어맞을 겁니다.

차를 꾸미고 이른바 튜닝하기 좋아하는 것도 자기 차를 개체로 여기기 때문일 겁니다.

사람이 이렇게 사물을 ‘인간화’하는 것은 사람에게만 있는 독특한 감정적 친화력 때문에 그렇답니다. 노자(老子)가 “자연은 무심하고 무자비하다”고 했듯 동물들은 무심합니다.

어느 동물학자가 동물 세계를 ‘아침 출근길의 직장인들처럼 서로에 대해서 완전히 무심하다’고 표현했는데 맞는 말 같습니다. 동물들은 심지어 같은 종이라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대개 무심한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우리가 흔히 ‘짐승 같은 놈’이라고 할 때는 바로 이런 무심한 동물의 특징을 말하는 것이죠.

무심한 동물과 무심하지 못한 인간

그러나 사람은 그렇지 않습니다. 직장에 새로운 사람이 나타나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말꽃이 핍니다. 낯선 자에 대한 이런 관심은 사람과 가까운 침팬지에서도 나타난다죠.

침팬지 암컷은 자기 무리의 수컷들보다는 외부에서 온 수컷을 더 좋아하고 그 ‘외간 수컷’을 쫓아 무리를 떠나 ‘시집’을 간다고 합니다. 침팬지 연구의 대가 제인 구달 박사의 얘기입니다.

아프리카 고릴라를 현지에서 연구한 호주의 여성 동물학자 다이앤 포시도 고릴라 암컷이 이처럼 외간 수컷을 따라 시집가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들려줍니다.

사람이나 침팬지, 고릴라 같은 고등동물은 이처럼 낯선 존재에 잘 마음을 쏟는데, 그 중 제일은 역시 사람이겠죠. 사람은 낯선 사람에게 마음을 붙이는 단계를 지나 기계에까지 마음을 붙이는 특징을 갖고 있다는 소립니다.

기계에까지도 ‘사랑의 호르몬’을 흩뿌리는 인간

사람과 동물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호르몬으로 ‘옥시토신’이 있습니다. 흔히 ‘사랑의 호르몬’ 또는 ‘유대의 호르몬’이라 부르죠. 여자가 성행위를 할 때 오르가슴을 느끼면 이 옥시토신 호르몬이 뇌에서 나와 그 남자에 유대감을 느끼게 된답니다. 남녀 사이에 성행위가 만족스럽지 못하면 이 옥시토신 호르몬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점점 더 서먹서먹하게 느껴지면서 사이가 벌어진다는 것입니다.

동물은 아무 때나, 아무 대상에게나 옥시토신이 나오지 않지만 사람은 여러 대상에 대해 이 옥시토신을 발산하는 특징을 가졌다고 합니다.

이런 연구를 처음 시작한 미국 클레어몬트 대학원대학의 폴 잭 교수는 사람의 이런 특징에 대해 “유대감을 느끼는 대상을 고르는 데 도대체 가리는 게 없다”고 표현했습니다.

잭 교수의 실험에 따르면 사람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 신뢰감을 표시하기만 하면 바로 이 옥시토신 호르몬 수치가 올라간답니다. 금세 믿는 것이죠.

이렇게 잘 믿는 마음은 상대방에 꼭 옆에 있을 필요도 없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글월만 주고받으면서도 어느덧 친근감을 지나 사랑까지도 느끼는 게 사람입니다.

사람 닮은 로봇 나오면 반드시 사랑에 빠진다

이런 특징을 잭 교수는 ‘상대를 가리지 않는 호르몬의 난혼(hormonal promiscuity)’라고 표현했습니다.

이런 특징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외모나 행동이 사람과 비슷한 로봇이 나온다면 사람은 반드시 그 로봇과 사랑에 빠지고 결혼까지 하게 될 거라고 그는 예언했습니다.

인간이 만든 기계 중 인간이 그 안에 들어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기계. 그래서 ‘옥시토신의 난혼’을 즐기는 인간이 사랑하게 된 기계가 바로 차입니다. 많고 많은 사물 중에 하필이면 트랜스포머의 로봇들이 차 속에 둥지를 틀게 된 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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