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의 의미, 표정 지은 뒤 어떤 행동 할지 척척 맞춰
“사람 감정은 문화-종교가 만든 게 아니라 수백만년 전부터 있어온 것”
이들이 한 실험에 여러분도 한번 참가해 보십시오. 연구진은 긴 테이블 가운데를 투명한 플라스틱 판으로 막은 뒤 이쪽에는 연구진이, 플라스틱 판 저쪽에는 침팬지(17마리), 보노보(5마리), 오랑우탄(5마리), 고릴라(5마리) 등이 있게 했답니다.
컵 속을 보고 사람이 웃은 뒤 뭘 씹고 있다면 그 의미는?
테이블 위에는 엎어진 컵이 2개 있습니다. 한 사람이 컵 속의 내용물을 이들에게 보여 주지 않은 채 첫 번째 컵 아래를 들어올려 보고는 미소를 띄우고, 두 번째 컵을 올려보고는 찡그리는 표정을 짓습니다.
그리고 잠시 커튼으로 이들의 시야를 가린 채 사람은 손을 뻗어 두 컵 중 하나에서 뭔가를 꺼내 입에 넣고 씹어 먹습니다.
이어 칸막이를 치우고 두 컵 중 하나를 고르라고 유인원들에게 시킵니다. 그들은 어떤 컵을 고를까요? 당신이라면 어떤 컵을 먼저 여시겠습니까? 아까 그 사람이 들쳐 보고 웃었던 컵입니까, 아니면 찡그렸던 컵이니까?
대부분 유인원들은 ‘찡그리게 만든 컵’을 골랐답니다. 이상한가요? 사람을 찡그리게 만들었다면 분명 맛없는 게 들어 있을 텐데?
이유 있는 선택
왜냐하면 사람이 들여다보고 행복한 미소를 지은 컵 속에는 벌써 그 사람이 꺼내 먹어 아무 것도 없을 테니까 아직 내용물이 남아 있을 ‘찡그리게 하는 컵’을 먼저 들쳐봐야 하나라도 먹을 걸 건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게다가 사람과 유인원은 입맛이 서로 다른데 사람이 징그러워 하는 것이라고 유인원들이 못 먹을 이유도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 실험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침팬지 같은 유인원이 ∇사람 얼굴표정의 내용(웃으면 좋은 것이고, 찡그리면 나쁜 것이라는)을 알뿐 아니라 ∇그러한 표정에 따른 행동(좋은 것을 먼저 먹을 것이라는)까지도 예측함을 보여 준다고 연구진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저 사람은 지금 기분이 이럴 것이니, 이렇게 할 것이다"라고 넘겨집을 수 있다는 것이죠. 감정이입이 된다는 것입니다.
침팬지, 보노보, 고릴라, 오랑우탄이 사람으로부터 갈라져 나간 것은 최소한 600만년 이전이죠. 사람과 이들 유인원의 ‘공통 조상’이 있었고, 진화를 거듭하면서 사람과 이들 유인원이 갈라졌다는 것이지요.
사람과 유인원 공통조상 때부터 감정-표정 있었다
그런데 사람의 얼굴 표정을 이들이 읽을 줄 안다는 것은 곧 ‘공통 조상’이 다양한 얼굴표정을 지을 수 있었다는 소리가 되죠.
공통의 유산이 있기 때문에 수백만 년 동안 각기 다르게 진화했어도 표정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우리는 흔히 사람만 웃고 울고 미소 짓는다고 생각하지만 유인원 연구자들은 “침팬지가 웃는다” “보노보가 미소 짓는다”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옆에서 지켜 보면 이들이 웃고 울고 미소 짓는 게 보인다는 것이죠.
그리고 이러한 유인원들의 표정 중에서 제일 재밌는 것은 미소 짓는, 즉 입술을 들어 올려 이빨을 드러내 보이는 표정이죠. 사람이 이를 드러내는 것은 ‘물겠다’는 의사를 드러낼 때, 즉 화가 났을 때이기도 하지만 웃을 때도 이를 드러내죠.
침팬지가 입술을 말아 올려 이빨을 보이는 행동은 복종의 표시, 또는 자기보다 힘센 놈 앞에서 곤란할 때 짓는 표정이라고 하죠.
미국 에모리 대학의 영장류 학자 프란스 드 발은 자신의 책에서 “강한 놈 앞에서 난처할 때 짓는 침팬지의 미소(이 드러내기)와 사람의 미소는 분명히 연관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침팬지도 썩소를 짓는다!
사람의 미소 중에는 ‘썩소’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난처할 때 일부러 짓는 미소. 침팬지가 입술을 말아 올릴 때와 사람이 썩소를 지을 때는 둘 다 이빨을 드러내면서 비슷한 감정을 나타낸다는 것이지요.
여기다 침팬지와 사람의 표정에는 유사점이 많답니다. 새끼가 어미에게 뭔가를 달라고 할 때 입술을 내미는 것도 침팬지와 사람이 똑 같다고 하죠.
도움을 청할 때는 팔을 상대방에게로 내미는 것도 침팬지, 보노보와 사람이 같답니다.
인류와 유인원의 공통 조상이 웃을 줄 알고 찡그릴 줄 알았다면 이런 감정이 문화 때문에 생긴 게 아니라 생물학적으로, 즉 인간에게 기본적으로 갖춰져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종교는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지 말아라
이렇게 따진다면 인간의 양심, 도덕심, 서로 돕는 마음 등도 모두 생물학적 토대를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죠.
기껏해야 2천년 전에 생긴 종교가 ‘하나님의 마음 그대로’ 인간의 마음에 양심, 도덕심을 심어 준 게 아니란 소리입니다.
인간과 유인원이 나눠 갖는 감정의 역사가 ‘최소한 600만 년 전’인데 기껏해야 2천(기독교)~4천년(이집트 종교) 밖에 안 되는 종교들이 “도덕적 문제는 우리가 결정합네”라고 도덕적 문제에 대한 권위를 잡는 것은 그야말로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는 격이죠.
이번 연구를 통해 유인원의 마음을 함부로 볼 게 아니라는 것, 그리고 사람의 감정이 깊은 생물학적 뿌리를 갖는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따박따박 읽어내는 북손탐의 재밌는 동영상들>
건나블리 같은 언어 천재 만들고 싶다면?
고흐가 미쳤다고? 이렇게 맨정신인데?
고흐는 열정만의 화가라고? 책을 이렇게나 많이 읽은 지식인인데?
우리가 잘못 배운 빈센트의 진면모!
메시와 호날두 중에 누가 좋냐고?
난 단연코 호날두!!
왜냐고? 인간적이잖아!!
동양인 비하하느라고 눈찢는 메시가 좋으니?
호날두는 저런 천박한 짓 말라고 메시 같은 것들한테 아래위로 찢어주잖아.
"아래위로 눈 찢어진 야만인들아!"라면서.
돈에 구애받지 않고 사는 법이 있다고라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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